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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그렇게 스스로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주변만 쳐다보며 거기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친다면, 돌아오는 것은 같은 반응일 수밖에 없다. 아무 권능도 없고, 재미도 없고, 활력도 없을 것이다. 기껏해야 성공과 실패, 행복과 절망 사이에서 시소 타기만 계속하게 될 것이다. 주위 환경이 도무지 바뀌지 않을 때가 있다. 지지부진한 상태로 요지부동일 때가 있다 당신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그 일, 당신을 더 행복하고 더 잘 살고 더 자신 있게 만들어줄 거라 확신하는 그 일이 혹시라도 일어나지 않으면? 그때는 어쩔 텐가? 심지어 '언젠가' 그 일이 일어난다손 치더라도, 그날이 오기 전까지 오늘부터 당신의 인생은? (24)

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다.

 

이 책은 밖에서 답을 구하지 말고, 안에서 답을 구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당신더러 답을 찾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당신이 곧 답이다. 나를 찾아오는 의뢰인들에게 내가 수없이 들려주듯이 사람들은 기사가 당도하기만을 기다리며 평생을 보낸다. 자신이 그 기사인 줄도 모르고 말이다. 여러분의 인생은 여러분이 등장하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26)

 

다니는 직장이 싫은가? 사귀는 사람과 잘 안 맞는가? 건강에 문제가 있는가? 그래, 좋다. 새 직장을 구해라. 그 사람과 헤어져라. 식단을 바꾸든가, 운동을 하든가, 아니면 필요한 도움을 받아라. 간단해 보이지 않는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나 계약의 무산처럼 내게 아무런 결정권이 없어 보이는 일조차, 그 사건 '이후에'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해서는 스스로에게 광범위한 결정권이 주어져 있다.
그 상황을 바꾸기 위한 의지가 없다면, 다시 말해 지금의 상황을 기꺼이 참고 견디겠다면, 좋든 싫든 그게 바로 당신이 선택한 삶이다. (37)

ㅇㅇ 맞는 말. 뼈때리는 이분 너무 좋다.

 

운을 그만 탓하라.
남을 그만 탓하라.
외부의 영향이나 환경을 들먹이는 것도 그만둬라.
어린 시절이나 이웃을 그만 탓하라. (39)

나의 신념이기도 한. 정말 이런 말을 달고 사는 사람은 지긋지긋하다. 그리고 가까이 하기 싫어진다.. 흑 너무 힘들엉.

 

간단히 말해서 지금 살고 있는 삶을 그만두고 원하는 삶을 살 의지가 있는가? 이 모든 것은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의지는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면서 삶을 피어나게 했다가 시들게 했다가 한다. 의지는 이미 당신 안에 있다. 스위치만 '틱'하고 켜주면 된다.
종종 우리는 자신이 꾸물대거나 게으르거나 동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냥 그러고 싶은 의지가 없을 뿐이다. 우리가 뭔가를 미루거나 회피하는 이유는 그 일을 하고 싶지 않거나 할 수 없다고 이미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43)

 

그래서 정말로 그걸 원한다면, 가서 얻어내라. 오늘부터 당장 전략을 짜고, 현실을 상대하고, 필요한 행동을 해서 더 많이 쟁취하라.
그렇지만 단지 혼다가 아니라 BMW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으로 일주일에 10시간에서 20시간을 더 운전해 출근할 의지가 있는 게 아니라면, BMW에 대한 동경은 그만 머릿속에서 접어라. 그런 건 완전히 생각 낭비다. 아닌 척 하는 것도 그만둬라. 당신한테는 그 일을 이루는 데 필요한 행동을 할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그동안 스스로에게 허튼소리를 해왔음을 인정하라. (52)

개리 비숍.. 당신은 사이다..

 

당신이 인생에서 지고 있다고 생각할 때조차 실제로는 이기고 있다면? 일어나는 모든 일이 실제로는 승리의 결과라면? (63)

띵 했던 부분.  아마 이 책에서 가장 충격적인 내용이기도 했다.

 

이런 시나리오가 있다고 한번 상상해보라. 평생 동안 당신을 사랑을 찾아다녔다. 당신의 삶을 공유할 특별한 단 한 사람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여태 그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당신은 사람도 여럿 만나고 사귀기도 했지만 그들 모두가 '영원히 함께'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했다. 특별한 그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당신의 꿈은 실현되지 못했다. 동화는 언제나 끝나게 마련이고, 그 끝이라는 것은 종종 아주 익숙한 결말이 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당신은 희망을 잃기 시작한다. 내가 꿈꾸는 그 사람을 만날 수 있기는 한 걸까? 어쩌면 나는 그냥 연애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인가?

과연 나를 사랑해줄 사람이 있기는 있을까?
내가 사랑 받을 자격이 있을까?
나는 왜 만날 같은 유형의 사람에게 끌리는 것 같을까?

당신은 지난 날을 되돌아본다. 매번 사람이 달라졌따는 것 말고는 비슷하게 전개되었던 과거의 연애사들을 줄줄이 떠올릴 수도 있다. 너무나 절망적이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를 만난다. 몇 번 데이트를 해보니 두 사람은 함께 있는 시간이 정말 즐겁다는 사실을 아렉 된다. 그게 몇 주가 되고 몇 달이 되었는데도 모든 게 순조롭다.

그리고 결국 그 날이 온다. 두 사람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사랑한다'라는 말을 처음으로 나눈다.

당신은 사랑에 빠졌을 뿐만 아니라 '이 사람이 혹시 그 사람인가?'라는 생각까지 든다. 혹시 이번일까? 와아아아아아!!! 행복과 흥분,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생생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의심이라는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한다. 별 것 아닌 것처럼 시작되어 서서히 커지더니 갑자기 비바람이 되어 몰아치기 시작한다. 사랑에 빠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두 사람은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아닌 일이 싸움으로 번진다. 불꽃이 튀던 화학적 반응은 서서히 사라져버리고 둘 사이의 관계는 황량하고 메마르고 시큰둥해진다. 결국 둘 사이에는 그저 함께 하기 위한 아주 기본적인 것들만이 남는다. 아, 설마 또.

그러다 어느 시점이 되면 더 이상 이건 아니라는 걸 두 사람 모두 알게 된다. 아마도 헤어질 수밖에 없는 지점에 도달할테고 늘 겪던 그런 고약한 이별을 맞게 된다. 아니면 서서히 죽어가는 관계를 보다가 마침내 플러그를 뽑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되었든 결국 둘은 각자의 길을 간다. 당신은 상처 받았고 무참히 깨졌지만 결국에는 다 잘 될 거라고 마음을 다잡는다. 언젠가는.

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잘 된 것이다. 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느낄 수도 있지만, 실제로 이것은 널리 알려야 할 영광스러운 승리다. 하늘이 내려준 대승이다. 만세!

사실은 당신의 지금의 삶에서 이기고 있다.

하지만 만약 내가 원하는 삶이 이런 삶이 아니라면? 그래, 좋다. 하지만 당신이 지금 이기고 있는 삶은 그런 삶이다.

나는 왜 실패한 연애를 승리라고 부르는 걸까?

그 실패한 연애에서 당신이 승리한 이유는 애초에 당신이 성취하려고 했던 바로 그것을 이뤘기 때문이다. 처음 "안녕하세요?"라고 말한 순간부터 당신이 성취하려고 했던 것. "그렇지만, 그렇지만 상대가 따라오질 못했다고요! 상대가 망쳐놨어요!" 무슨 말인지 안다. 하지만 처음부터 당신이 무의식적으로 그런 사람을 고른 거라면? 당신 인생에서 똑같은 에피소드를 만들고 또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었다면?

실제로 당신은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증명하는 일에 몰두해 있다면? 안 좋은 이별에 대한 무의식적 반응으로 그런 생각이 이미 심어져 있는 거라면? 이 패턴이 당신의 무의식 깊숙이 박혀 있기 때문에 당신 자신이 적극적이고 계획적으로 연애의 성공을 방해한 것이라면? 

당신은 아무 문제도 없었던 부분에 대해 예민해졌다. 꼬투리를 잡기 시작했고, 거슬리기 시작했고, 정말 별것도 아닌 일에 폭발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당신은 당신 생각을 증명했고, 당신의 연애는 당연히 뻔한 결말에 도달했다. 그렇다, 당신이 바로 이렇게 이기게 되어 있었다면?

당신은 자신이 사랑스런 연애를 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래서 꼼꼼하게 그걸 증명할 계획을 세웠고 실제로 성공했다. 축하한다. (64)

대동소이하게 나의 이야기. 소오름.. .. ......
결국 나는 내가 이긴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니. 무섭기도 하고 아주 정확한 통찰.

 

당신이 그냥 바쁘기만 한 게 아니라 생산성이 높은지 어떤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다른 영역에 발을 들일 수 있느냐 자체가 관건인 경우도 있다. 대체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영역에 입성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발견하고 깨달아야 할 것은 당신이 스스로에게 한계를 그어왔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당연시하는 것들'을 밝혀내고 깨달아야 한다. 당신이 자신과 남들, 인생에 대해 내려놓은 결론들을 알아내야 한다. 그 결론들이 당신의 잠재력을 제한하고 있다. 그 결론들을 깨버리고 지금 당신이 있는 곳을 벗어난 삶을 경험할 때에만 이 현상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이해할 수 있다. (72)

 

이 모든 일의 진짜 이유가 무엇인가? 모든 게 끝났을 때 당신이 옳았다는 게 밝혀지는 그 단언은 무엇인가?

앞서 연애를 예로 들었던 것처럼 우리는 나 자신이나 인생에 대한 어떤 믿음을 갖고 있다. 우리는 매일의 행동을 통해 그 믿음이 옳다는 것을 계속해서 증명하려 든다. 그 믿음은 우리의 현실 속에서 무시무시할 만큼 정확한 것으로 밝혀진다. 쳇바퀴를 돌리는 중인가? 대체 뭘 증명하려고 거기서 그러고 있는가? (74)

 

당신은 자신이 정말로 무능하고 게으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자기 자신과 남들에게 증명하는 중이다. 우리는 왜 이런 일을 벌일까? 우리는 생존 기계다. 다가올 삶에서 살아남는 방법 중에 과거의 삶을 다시 사는 것보다 더 안정적인 방법이 있을까? 아무리 나쁘고 부정적이었다고 한들, 어쨌든 그 길은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주지 않았던가? 덕분에 나는 살아남았으니까.
(중략)
당신이 이기고 있는 영역이 무엇이든, 한 가지는 깨닫게 될 것이다. 그 영역에서 이기는 데 당신이 '정말로 능하다'는 사실 말이다. (78)

 

하지만 우리가 생각을 조금만 바꾼다면 정복할 수 없는 마음의 본성을 이용해 온갖 긍정적인 목표와 꿈들을 추구하게 만들 수도 있다. 우리는 이기게 되어 있다. 우리는 그저 옳은 방향을 가리키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의식적으로 선택한 일에서도 이길 수 있다. (80)

현명해지는 법.

 

거기서 멈추지 마라. 더 날씬해지기 위한 당신의 여정 도중에, 그리고 그 이후에 마음가짐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생각해보라. 당신은 목표를 부단히 추구해야 한다. 특히 머릿속에서 자동적으로 흘러나오는 과거의 익숙한 목소리가 커질 때는 더욱더 조심해야 한다.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면 당신 자신에 대한 느낌이 어떻게 달라질까? 당신이 되고 싶었던 날씬하고 건강한 사람이 되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어떻게 달라질까? 그런 삶은 어떻게 보일까? 자신이 갑자기 근사해질 거라고 생각한다면 미리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의 미래는 당신의 현재에 대한 답이 아니다. (82)

20살에 내가 알았었더라면 참 좋았었을텐데.

 

당신 인생의 목표라고 천명할 내용을 정확히 세우고 그것을 이루이 위한 행동을 부단히 실천한다면 남은 것은 오직 시간 문제일 뿐이다.

우리는 이기도록 되어 있다. 당신은 이기도록 되어 있다. 당신의 게임이 무엇인지 정의하라. 도전을 받아들여라. 더 의미 있는 방식으로 더 깊이 자신을 이해하도록 노력하라. (84)

 

문제는 우리가 겪는 부정적 경험이 그 하나로 그치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부정적 경험은 전염된다. 마치 독성물질처럼 우리 삶의 모든 면면에 스며든다. (90)

 

이제 잠시, 배꼽에 앉은 먼지는 그만 만지작거리고 당신 주의를 한번 둘러보라. 촉촉이 감성에 젖은 자기 위안을 멈추고 당신의 현실, 실제 삶에 접속하라. (95)

 

그리고 당신이 직면했던 모든 문제를 결국에는 극복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중 많은 기억이 지금 겪고 있는 일과 아주 비슷할지도 모른다.
그때도 당신은 똑같은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이 사람을 절대 잊지 못할 거라고, 더 좋은 직장을 다시 못 찾을 거라고, 이렇게 창피한 일은 견디지 못할 거라고.
하지만 당신은 잊었고, 찾아냈고, 견뎠다. 당신은 성장했고, 다시 시작했다. 지금 돌아보면 어떤 일은 그냥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고등학교 때 수학에서 '양'을 받고 얼마나 속상해했는지 지금은 믿어지는가? 좋아했던 그 여자 혹은 그 남자와 한 번 만나고 차였을 때 얼마나 비참했는지 기억나는가?
이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들도 지금 생각하면 아주 다르게 보일 것이다. 무엇보다 당신은 그 일들을 이겨냈고 결국은 그 일들이 지금의 당신을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았는가. (99)

 

하지만 당신은 그 모든 것을 이겨낼 것이다.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지나갈 것이다. 당신은 챔피언처럼 거기 서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일들은 모두 당신의 인생 스토리라는 긴 영화에서 지나가는 한 장면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연습을 해보는 이유는 상황을 더 큰 시각 속에 놓고 보기 위해서다. 당신이 경험한 모든 일과 아직 경험하지 못한 모든 일들을 살펴보며 지금 당신이 상대하고 있는 문제를 생각해보라. 지금 이 시점에 당신 앞에 놓인 모든 일은 그저 수많은 다른 일들의 바다 속에 있는 또 하나의 일일 뿐이다.
당신이 탄 배는 그렇게 쉽게 가라앉은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파도도 치고 폭풍우도 지나고 가끔 멀미도 하겠지만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저 바다를 건너는 당신의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102)

 

"기분이 안 좋을 때 일어나는 독특한 현상이 하나 있다. 사실이 아닌 얘기를 스스로에게 들려주어 비참함을 만들어내고 자신을 바보로 만드는 것."
-데이비드 D.번즈

아직도 상황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면 한 걸음 더 물러나라. 한 걸음 더. 또 한 걸음 더. (105)

 

당신은 이 상황을 감당할 수 있다. 이 상황 때문에 끝장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당신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많은 삶이 남아 있다. 많은 삶이.
'나는 할 수 있어'라는 말은 당신이 완벽한 해결책을 갖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이 말은 당신이 운전대를 잡고 있고, 결정권이 당신에게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줄곧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다. 여태 잘 해오지 않았던가.
언제나 아름답지만은 않을 것이다. 늘 즐겁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할 수 있다. 현실을 호도하거나 여러분의 기분을 잠시 좋게 해주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여러분이 지나온 기록을 보라. 당신은 정말로 잘 해내왔다. 늘 그래왔듯이 당신은 해결할 것이다. 그때도 해냈고, 이번에도 해낼 것이다.
정말로 당신이 누구인지 기억해내라. 그리고 말하라.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106)

내가 누구인지 기억하기.

 

다시 말해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은 한때는 필요한 것이었으나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똑같은 생존 본능 역시 한때는 우리를 살아 있게 만들어주었으나 지금은 그 본능 때문에 오히려 제대로 살지 못할 수도 있다. (114)

 

확실성에 대한 집착이 비생산적이고 오히려 비극을 불러올 수 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사건이 벌어질 때는 언제나 불확성이 있다. 불확실성이 있어야 기회를 향해 걸을 수 있다. 불확실성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으며,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유례없는 새로운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새로운 일이 벌어지려면 늘 불확실성이 따른다.
"안전하고 싶은 욕망은 모든 훌륭하고 고귀한 모험에 방해가 된다."
-타키투스

편안하게 느끼는 것만 고수한다면, 늘 해오던 일만 한다면 사실상 당신은 과거에 사는 셈이다. 그렇게 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지금 반복하고 있는 그 일도 당신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는 이후에 무슨 일로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위험한 일이었다. 그 이후로 그 일은 일상이 됐다.

성공은 절대로 확실하지 않다. 위험 부담 없이 성공이 오는 법은 없다. 여러분이 아무리 똑똑하고 열심히 일해도 보장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들이 성공한 것은 자신이 성공하리라고 확신해서가 아니다. 저들이 성공한 것은 불확실성 때문에 그만두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저들은 행동했다. 의심은 무시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갔다. 부단함 말고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을 때조차 저들은 부단히 정진했다. (114)

이 부분을 읽고, 한참동안 ㄵ오빠가 생각났다.
내가 아는 그 어느 사람보다도 제일 '묵묵함'을 가진 이랄까.
별 다른 것 없다. 그냥 꾸준히, 묵묵히 하는 모습 뿐이었다.
지나치게 번뜩이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그냥 매일을 우리 엄마아빠 말로 표현하자면 '무던히' 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의 성취가 자연스러웠고, 또 끄덕일 수 있었다. 심지어 그 성취를 이루기 전에도.
가끔 용기가 안 나고 두려울 때 ㄵ오빠를 생각하면 꽤 도움이 된다.
꾸준함의 힘을 보여준 사람이기 때문에.

 

이 일을 해오면서 나는 성공한 사람들을 수없이 코치했다. 그들은 삶이 재미없어졌다면서, 의욕도 없고 모든 게 시들하다며 나를 찾아왔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들 중 다수는 편안해진 상태였다. 그들은 오랫동안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가기 위해 안전지대를 넓혀왔다. 하지만 그들이 불확실성 대신 확실성을 택한 순간부터 더 이상 뭔가를 성취할 수 없었다. 그들은 벽에 부딪혔다.
왜 그렇게 됐을까? 왜냐하면 당신이 목표 하나를 이루는 순간, 당신이 부자가 되거나 성공한 순간, 자연히 미래는 조금 더 확실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런 사고방식의 변화가 궁극적으로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한다. 더 이상 돈이 불확실하지 않을 때 돈을 추구할 욕망, 심지어 필요성이 줄어든다. 더 이상 성공이 불확실하지 않을 때 우리의 야망은 무뎌지거나 말랑해진다. 우리는 확실성이라는 부풀려진 환상 속에 허우적거린다. 결국 우리는 소위 정착이라는 걸 하게 된다. 확실성을 찾아 정착한다.
이게 바로 인생에서 불확실성이 가진 힘이다. 불확실성은 우리를 다독일 수도 있고 무너뜨릴 수도 있다. 우리를 부자로 만들 수도 있고 가난뱅이로 만들 수도 있다. 성공의 열쇠가 될 수도 있고 반대 방향으로 우리를 몰아갈 수도 있다. (118)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늘 밤 잠이 들었는데 내일 아침 깨지 않을 수도 있다. 차에 올라탔는데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을 수도 있다. 확실하다는 것은 순전히 환상이다. 미신이다.
이렇게 말하면 끔찍한 생각이라 여길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이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한들 우리는 절대 인생에 무슨 일이 닥칠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우리가 세운 계획은 어느 시점에는 결국 멈칫거릴 것이다.
확실성을 찾아 불확실성으로부터 도망친다면, 환상에 불과한 것을 위해 사실상 인생에서 유일하게 보장되어 있는 것을 거절하는 셈이다. (120)

 

아마도 이미 눈치챘겠지만 안전지대 안에 머물려고 하면 정말로 편안한 느낌은 결코 가질 수 없다. '더 많은 것을 할 수도 있었는데...' 라는 찜찜한 느낌이 언제나 남는다. 지금 가진 삶보다 더 좋은 삶에 대한 열망이 언제나 남는다.
오늘 당장 편안한 상태로 지내려고 하면 할수록 내일은 더 불편해질 것이다. 목적지란 없다. 탐험과 탐험과 탐험이 있을 뿐이다. (122)

 

기억하라. 늘 꿈꿔왔던 그 모든 성공과 경험과 일은 모두 불확실성 속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이 점을 받아들이면 이전처럼 그렇게 무섭지 않다. 물론 그래도 앞으로 일어날 일이 불안하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희망과 흥분도 동시에 느낄 것이다.
알려지지 않은 것들 중에는 나쁜 일도 많이 있을 수 있지만 좋은 일도 모두 그 속에 있다. 알려지지 않은 일들은 기회와 발전으로 넘친다.
오늘 당장 밖으로 나가 결연히 당신만의 불확실성을 환영하라. 평소 같으면 하지 않을 일들을 하라. 일상의 루틴을 흔들어라. 감히 꿈을 꾸고, 감히 위험을 감수하고, 당신의 인생이 깜짝 놀라 생기가 돌게 하라. (127)

 

그렇다면 당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해보고 싶지만 불확실하기 때문에 피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그 일을 해라. 지금 당장 시작해라. 지금보다 더 나은 때는 없다. 인생에서 불확실한 것과 함께 하기 위해 필요한 근육을 키워라. 당신이 만든 한계와 평가에 구애받지 않고 인생 자체의 영광을 누리는 데 필요한 일을 하라.

거기서 멈추지 마라. 단순히 안전지대를 조금 더 늘리는 게 아니라 안전지대 자체를 날려버려라. 당신이 결코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방식으로 행동하라. 당신에게 결코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부터 해보라. 불확실성을 환영하라.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라. (128)

 

혹시나 익숙한 광경 같은가? 어쩌면 당신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업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저 기분이 어떤 것인지는 대충 알 것이다. 저항하고 있는 어떤 일을 앞에 두고 있을 때의 두려움. 코앞의 그 일만 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해야 할 일' 목록은 금세 '하기 싫은 일' 목록으로 바뀐다.
사실 우리는 누구나 종종 이런 생각을 한다. 아무리 의욕적이고, 성공했고, 현명한 사람도 이런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그 성공한 사람들이 당신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그들은 간단한 사실 하나를 이해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내가 하는 일이 반드시 일치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 말이다. (135)

 

당신은 당신의 생각이 아니다. 당신 머릿속에 있는 것이 당신을 규정하는 게 아니다. '당신이 뭘 하는가'가 당신을 규정한다. 당신의 행동 말이다. (136)

뼈에 새겨야겠다........

 

대부분의 사람은 내면의 상태가 자신이 하는 일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정말로 훌륭한 결과를 내는 사람들이 그렇게 훌륭한 이유는 그런 감정을 겪는 동안에도 그에 휘둘리지 않고 행동하는 법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그들이라고 해서 자신을 의심하지 않거나 미루고 싶은 마음, 특정한 상황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게 아니다. 그들이라고 해서 해야 할 일을 언제나 하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그냥 초점을 맞추고 덤벼든다. 기분이 어떻든, 행동을 한다. (137)

초점을 맞추고 기분이 어떻든 그냥 행동을 한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때때로 부정적인 생각이 날 것이다. 어쩌면 때때로보다 더 자주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매일 그럴 수도 있다. 하루에 수백 번 그럴 수도 있다.
이불에서 나오고 싶지 않은 날도 있을 것이다. 출근하고 싶지 않은 날도 있을 것이다. 맡은 책임을 다하고 싶지 않은 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도 할 일을 한다. 매일 우리는 정말로 하고 싶지 않은 활동들을 하면서 산다. 이 말은 곧 이미 당신은 생각과는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나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시종일관 얘기하는 것처럼 당신은 오늘이 최고의 날인 것처럼 느낄 필요는 없다. 그저 그런 것처럼 행동하면 된다.
물론 올바른 기분이나 마음가짐을 가진다고 해서 나쁠 것은 전혀 없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완벽한 기분이 되기를 기다린다면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 일을 하면서 기분이나 생각이 달라지기를 기다리며 평생을 보낸 사람들을 수천 명도 넘게 만났다. 어떤 영감이나 동기부여가 가끔씩 먹힐 때도 있지만 그런 것들은 변덕스런 친구와 같아서 당신이 원할 때 늘 나타나준다고 기대할 수는 없다.  (139)

 

행동의 이점은 이중적이다.

행동은 해야 할 일을 하게 해준다. 당연하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행동은 생각을 바꾸는 가장 빠른 길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생각이 곧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 것이다. 그런데 당신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는 게 당신의 현실이 되면, 당신의 생각도 거기에 맞춰 바뀐다. 이렇게 생각해보라. 당신의 생각(그리고 그에 따른 감정)이 늘 당신의 인생이나 건강, 재정 상태 혹은 잠재력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많은 경우에 이런 생각과 감정들은 당신을 잠재력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당신의 삶을 발전시킬 행동 대신에 의심이나 공포, 망설임, 실망 같은 것들이 하루를 지배한다.

만약 당신이 늘 아무 망설임 없이 눈앞의 과제를 공략한다면, 다음번에 뭔가 중요한 할 일이 생겼을 때 당신의 생각은 어떻게 움직일까? 시간이 지나다 보면 당신의 생각은 직관적 행동으로 바뀔 테고, 결국 당신은 계속해서 부정적 생각과는 독립적으로 행동하게 될 것이다. 자신에게 결여된 것들을 생각하는 대신에, 바로 그 순간 눈앞에 보이는 행동을 취하게 될 것이다. (142)

 

다음번에 혹시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생각을 경험하거나 느끼게 되면 즉시 다음 행동으로 옮겨가라. 그 생각과는 독립적으로 행동하라. 더 구체적으로는 자동으로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에 지배되지 말고, 당신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행동하라. 이렇게 하다 보면 매번 지난번보다는 더 쉬워질테고, 결국에는 정신이 잠에서 깨어나 깨달을 것이다. '이봐, 나 이거 할 수 있어. 나 점점 더 잘하고 있어!' (146)

 

기분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지 마라. 나 대신 일을 해줄 마법 같은 기분을 찾아 꼼짝 않고 있지 마라.

그냥 행동해라. 생각은 접어두고 움직여라.

억지로 기분을 끌어올리라는 말이 아니다. 모든 걸 딱 맞게 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냥 행동을 해라. 하면 된다.

'조금 있다가', '이 프로그램만 끝나고'가 아니라, 당장 해라.

물론 당신의 마음은 늘 행동하지 않을 이유를 찾아내려고 할 것이다. 수많은 다른 일을 해도 된다고 말할 것이다. 최근에 겪고 있는 그 모든 스트레스와 의심들을 끄집어낼 것이다.

하지만 생각에 기초해서 행동하지 말고, 눈앞에 있는 것을 기초로 행동하라.

행동을 바꿔서 인생을 바꿔라. 방법은 그것뿐이다.

아직도 더 동기부여가 필요한가? 직접 또는 이야기를 통해 당신이 아는 가장 훌륭한 사람을 한번 떠올려보라. 당신은 그 사람의 생각을 떠올릴 수 있는가? 아니면 그 사람의 행동을 기억하는 건가? (148)

 

핵심은, 긍정적 사고를 한다고 반드시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도 아니고, 부정적 사고를 한다고 반드시 실패하는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위에 말한 사람들은 모두 내면 상태와는 별개로 행동했다. 당신도 그렇게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행동이다. 나가서 행동하라. 온갖 부정적 사고가 따라다녀도 상관없다. 부정적 사고는 결코 더 좋아지지도, 쉬워지지도, 이해가 가게 되지도 않을 것이다. 바로 지금이다. 지금이 바로 당신의 삶이고, 지금보다 더 좋은 순간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151)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행동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도 없다. (153)

!!!!!!!!!!!!!!!!!!!!!!!!!!!!!!!!!!!!!!!!!!!!!!!!!!!!!!!!!!!!!!!!!!!!!!!!!!!!!!!!!!!!!!!!!!!!!!!!!!!!!!!!!!!!!!!!!!

 

당신은 대체 무슨 수로 그 일을 이루었는가?

아마 소파에 앉아서 배꼽만 만지작거리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매일 똑같이 단조로운 일상에 빠져 있지도 않았을 테고, 머릿속으로 1977년 이후 우윳값이 얼마나 많이 뛰었나 계산하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럼 뭘 어떻게 한 것인가?

당신이 정확히 뭘 어떻게 했는지는 짐작할 수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당신은 편안하지 않았을 것이다. 달리 말해 당신은 아마 당신의 안전지대 밖에서 활동하고 있었을 것이다.

커리어에서 위험을 감수할 때 느끼는 불안과 의심에서부터 러닝머신에서 5분을 더 뛸 때 경험하는 숨 가쁜 느낌과 근육의 통증까지 우리의 가장 큰 성공은 불편과 불확실, 위험에서 탄생한다.

"세상에 노력과 고통, 어려움과 아닌 것 중에 가지거나 할 가치가 있는 것은 없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실제로 당신이 경험하는 불편과 어려움의 정도가 클수록 이후에 느끼는 개인적 성취의 느낌도 더 커진다. 그게 바로 위대한 성취와 비범한 성공이 그토록 드문 이유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은 불편한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157)

 

무언가를 이루려고 노력할 때마다 당신은 물살을 거슬러야 한다. 종종 주변 사람들의 의견이 당신을 목적지로부터 멀리 끌어내기도 한다.
그들은 당신이 할 수 없다고 말할 것이다. 당신이 실수를 하고 있다고, 그건 불가능하다고, 실패할 거라고 말할 것이다. 당신이 추구하는 일이 독특하고 독창적일수록 반대도 더 거세질 것이다. 왜냐고? 왜냐하면 당신 인생의 사람들은 당신을 특정한 종류의 사람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신이 그 틀을 깨려고 할 때마다 당신은 자신의 세상만 어지럽히고 있는 게 아니라 그들의 세상까지 어지럽히고 있다고 생각한다. (159)

그래서 굳이 말할 이유도 없고, 설득할 이유도 없는 것 같다. 내가 확신이 있고, 올바른 방법만 알고 있다면.

 

여기가 어디인지, 얼마나 왔고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모를 때, 바로 그때 당신을 계속 가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뿐이다.

그게 바로 부단함이다. 부단함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계속해서 움직이고, 움직이고, 또 움직이게 해주는 계기다.

느낌이 오든, 의심과 걱정에 사로잡히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진정한 부단함은 남은 것이 부단함밖에 없을 때 나타난다. 모든 걸 잃은 것처럼 보일 때, 모든 희망과 성공의 흔적이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것처럼 보일 때, 그때 당신을 계속 정진하게 하는 동력이 바로 부단함이다. (161)

 

잘 들어보라. 결국에 가면 당신을 성공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세상이 아니다. 당신이 뭐 그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우주는 당신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도, 실패시키기 위해서도 공모하지 않는다. 당신을 멈추게 만드는 유일한 것은 무언가가 나를 멈춰 세웠다는 생각에 당신이 동조했을 때다. 그때야말로 당신은 정말로 멈춘다. (162)

와 뼈맞았다. 이거 레터링해야겠다 후. ;;;;;;;;;

 

그러나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어요!'라고 말하는 수많은 자기계발서에 속지는 마라. 당신은 그럴 자격이 없다. 그런 자격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 말들은 당신을 기다리고 바라게 만들어서 결국은 인생의 희생자로 만든다. 때로는 그냥 원하는 것을 위해 죽도록 노력하고, 내 것이라고 주장하고, 돌진해야 한다. 말 그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게 당신이 만들어야 한다. (165)

 

기가 막힌 사실은 이 부분이다. '당신은 뭐가 가능하고 불가능한지 절대로 증명할 수 없다.'

우리가 물어봐야 할 유일한 질문은 당신이 뭘 할 수 있고, 뭘 할 수 없는지에 대해 당신도 동의하느냐의 여부이다. 어느 의견이 진실이 되는 것은 당신이 그 의견을 받아들여서 더 이상 잠재력을 펼치지 않을 때뿐이다. (166)

나랑 너랑 그 누구도 아무도 모른다. 그대답을 만들자.

 

그런 상황이 되면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바로 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고 거기에 대처하는 것뿐이다. 한발, 한발 앞으로 내딛으며 매순간 나타나는 것들을 상대할 수밖에 없다.
웅장한 비전을 갖고 있었던 아놀드조차 결국 그 비전을 이뤄낸 것은 한 번에 한 걸음이었다. (171)

 

이렇게 한다면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다. 앞으로 몇 마일을 더 가야 하는지 걱정되지도 않을 것이다. 당신은 장애물을 회피하기보다는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다. 왜냐하면 당신에게 장애물은 성공하고 성장하기 위한 열쇠이기 때문이다. 그냥 한 번에 한 걸음을 떼면 된다. (173)

 

옳은 길을 가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을 때는, 너무 격하게 상처 받았을 때는 얼마든지 낙담하고 좌절해도 괜찮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멈추는 것이다.

왜냐하면 언제든지 부단함에 의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도 당신에게는 부단함이 있다. (174)

든든하고먼.. ㅎㅎ

 

체육관에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운동의 결과가 즉시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러닝머신에서 30분을 뛰었다고 딴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이 효과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당신은 발전하고 있다. 운동을 한 번 할 때마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한 번 움직일 때마다, 한 번 행동할 때마다 당신은 조금 더 좋아지고, 조금 더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다가 문득 이렇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와!'

바로 그렇기 때문에 당신은 계속 가야만 한다. 부단하게.

일어나 똑바로 앉아라. 허리를 곧게 펴라. 내 말을 따라 해라.
'나는 부단한 사람이야.' (177)

 

어떻게 된 걸까?

간단하다. 당신은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기대 때문에 우울해지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일상적 기대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 스스로에게 의식적으로 '나는 이걸 기대해', '나는 저걸 기대해'라고 말하는 그 기대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 수면 아래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대, 당신이 시간을 갖고 면밀히 살펴보아야만 파악할 수 있는 기대를 말하는 것이다. (185)

나의 나에 대한 기대. 그래서 매번 속상하고, 슬펐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이 너무 좋아져버릴까봐 두려웠고.

 

내 삶에 숨은 기대가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당신 삶에서 실망과 원망, 후회, 억압, 분노, 무기력을 경험한 곳이라면, 김빠지고 뭔가 억눌린 감정을 느낀 곳이라면, 어디든 이런 기대가 숨어 있다. 당신이 '당신 자신'이 아닌 곳, 그곳을 찬찬히 살펴보면 인생에 있어서 그 영역의 현실은 당신이 마음으로 예상한 시나리오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다. (187)

 

계획이 성공하면 축하하라. 계획이 실패하면 조정하라.

승리나 패배를 기대하지 마라. 승리를 계획하되, 패배에서는 배워라. (202)

 

당신의 임종을 한번 상상해보라. 침상 옆의 모니터에서는 빕...빕...빕... 소리가 난다. 당신은 심각한 상태이고, 이생에서의 삶이 몇 시간 남지 않았다. 심장 박동이 느려지고 힘이 빠지는 게 느껴진다.

거기 그렇게 누워서 당신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본다. 당신은 바라던 변화를 이루지 못했다. 똑같은 직장, 똑같은 관계, 똑같은 과체중의 몸에 매여 있었다. 당신이 죽는 오늘까지도.

거기 그 병실에 누워 종일 사랑하는 사람들이 오가는 가운데에서 당신은 어떤 기분이 드는가?

후회? 회한? 슬픔? 당신이 이 책을 읽던 때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210)

지금, 여기가 그립지 않게.

 

당신은 10억을 못 벌었다고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당신은 그 사업을 시작조차 해보지 못한 것을, 그 형편없는 직장을 그만두지 못한 것을 후회할 것이다. 당신은 슈퍼모델과 결혼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당신은 더 나은 길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미 끝난 관계를 붙들고 있었던 것을 후회할 것이다. 당신은 보디빌더처럼 몸매를 만들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당신은 자주 결심을 접고 퇴근길에 패스트푸드점에 들렀던 것을 후회할 것이다.

이런 일이 당신에게 닥칠 것이다. 당신은 죽을 것이다.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혼자서 조용히 이 모든 과정을 겪을 것이다.

당신이 원하는 삶, 당신이 자랑스러워할 삶을 위해, 변화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212)

으.. 정곡.....

 

이런 것들은 모두 핑계에 불과하다. 당신은 온갖 새로운 행동을 하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해놓고, 장황한 이유를 대며 미루다가, 끝내는 자신에게 허튼소리만 늘어놓은 사람이 되고 만다.

당신은 다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팔아넘길 가능성이 훨씬 크다.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과 당신의 유일한 차이점은 그들은 그런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그런 삶을 스스로 만들었고, 지금 그 삶을 살고 있다.

그 사람들이 당신보다 더 똑똑하거나, 더 용의주도하거나, 더 강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가진 것 중에서 당신이 갖지 못한 것은 하나도 없다. 유일한 차이점은 성공한 사람들은 기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신의 내면은 아무 의미도 없다. 그것은 삶의 위험 구역 밖에 머물고 싶어서 당신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변명일 뿐이다. 문제는 그 위험 구역들이 바로 삶이라는 것이다. 나머지는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일 뿐이다. (215)

 

과거의 모든 게 마음에 들지는 않겠지만, 좋든 나쁘든 그것이 지금의 당신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렇다. 당신은 많은 훌륭한 점들을 갖고 있고, 그것들이면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에 충분하다. 그 정도면 충분히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당신이 정말로 원하고, 정말로 행동한다면 그 무엇도 당신을 잡아두지 못할 것이다. (218)

 

정말로 그렇게 하라. 할 거라고 말해놓고 안 하지 마라. 잠시 흥분했다가 내일로 미루지 마라. (22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신의 훌륭함은 당신이 보여줘야 한다. 내가 대신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당신의 어머니나 배우자, 이웃이 대신해주지도 않을 것이다. 자신감만으로는 되지 않을 것이다. 미래가 갑자기 더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걱정이 한순간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새로 딴 자격증 때문에 갑자기 확신이나 신용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기억하라, 당신의 잠재력을 믿어줄 사람은 당신뿐이다. (225)

그러니 얼마나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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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도 힘든 일이나 훌륭한 일을 하면 오히려 불행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만의 덫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나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을 했어. 정말 고생했단 말이야'라고 생각하면 오만해지기 쉽습니다. 오만한 사람은 미움을 받지요. 또 인간관계가 나빠져서 운이 달아나버립니다. 힘든 일이나 훌륭한 일에는 '오만의 덫'이 존재합니다. 그러니 모처럼의 노력과 고생이 불행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18)

 

특히 중요한 한 가지는 운을 높이려면 '겸손함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19)

 

아무리 유능하고 영향력이 있어도 혼자 세상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오만해지는 것이 인간의 슬픈 특징 같습니다. '내가 해줄게'가 아니라 '제가 맡아서 하겠습니다'라는 겸손한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만약 남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하고 있어도 별로 운이 좋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면, 부디 겸손을 잊고 있는 건 아니지 확인해보세요. (21)

 

어떻게 해야 좋은 운을 가져다주는 사람과 만날 수 있을까요?
인격을 갈고 닦는 것이 그 지름길입니다. 훌륭한 인격을 갖추면 주위에도 역시 인품이 좋은 사람이 모이게 됩니다. 인간성이 좋으면 인품 좋은 친구가 늘어나기 때문에 좋은 운을 부르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좋은 인품을 갖추면 좋은 만남이 늘어나서 운도 좋아집니다. 이것은 진실입니다. (23)

 

'좋은 사람을 사귀는 것.' 이는 행운을 부르는 비결 중 하나입니다. 변호사로서 수많은 사람을 지켜보며 '좋은 사람 주변에는 좋은 사람뿐'이고 '나쁜 사람 주변에는 나쁜 사람뿐'이라는 신기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24)

 

왜냐하면 타인에게 인정을 베풀면 그 일은 돌고 돌아서 나를 위한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속담의 진짜 뜻은 '자신을 위하는 일이니 계속 타인에게 친절을 베푸세요'입니다. 즉,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운이 좋아진다는 의미지요. 제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도 이는 맞는 말입니다. (32)

 

'하늘의 법망은 크고 넓어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악인은 빠짐없이 걸러낸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말은 악행을 하면 반드시 사람의 지혜가 미치지 못하는 곳에 있는 신이 지켜보다가 벌을 내린다는 교훈을 주는 말입니다. (33)

종교가 없는 나도, 이같은 신념을 가지고 있다. 어느 누군가는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계신다는 생각이 언젠가부터 들었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이 현실에서 꼭 반영되어 볼 수 있었다.

 

변호사로 일하면서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인생을 통해 절실히 깨달은 것은 '다퉈서 좋은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툼은 운을 나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소송에서 이겨서 큰돈을 손에 넣었다고 해도, 운이 나빠지면 아무 일도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분쟁으로 손에 넣은 돈은 곧 잃게 됩니다. 변호사인 저는 그런 몰락을 지겹도록 봐왔습니다. (53)

 

싸우지 않는 것, 도덕적 과실을 깨닫는 것, 은혜에 감사하는 것, 도덕적 부채를 갚는 것. 이를 실행한다면 불운이 사라지고 행운으로 바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운이 차례로 닥쳐올 것입니다. (56)

 

"잘됐네." 저는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분명 의아한 얼굴을 하고 있었겠지요. 선생님은 그런 저를 타이르듯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자네는 속아서 분했겠지만 좋은 경험을 한 거야. 속으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잘 알았을 테니까. 자네는 결코 남을 속이는 인간은 되지 말게." (115)

나를 위한 해석을 하는 것. 또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너를 위한 해석을 해줄 수 있어야겠지.

 

저는 운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수없이 보면서 '운은 인덕으로 결정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성이 좋은 사람일수록 운이 좋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인간성이 좋으면, 한편으로 손해 보는 삶을 사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운의 도움으로 성공합니다. 인품이 좋지 않은 사람은 일시적으로 성공해도 운이 따라주지 않아서 결국에는 실패하고 맙니다. 인덕이 운을 좌우한다는 사실은 저 혼자만의 경험은 아닙니다. 예로부터 이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127)

 

100만큼 일하고 80만 요구하면 손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를 지켜보는 사람은 분명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사람에게는 반드시 행운이 찾아옵니다. 제가 장담합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100만큼 일하고 120이나 200을 취하려고 합니다.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듯합니다. 일견 득 같아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언젠가 다른 형태로 그 여분을 갚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그러니 눈앞의 득실보다도 좋은 기분으로 일하는 것 자체를 더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그러면 좋은 운을 불러들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144)

 

사람을 고르는 것보다 '사람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 (148)

와 뼈 맞았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허허허..

 

성장하는 회사는 '활력'이 있다는 점입니다. 상담 때문에 회사나 사업장을 찾아갔을 때 직원들의 목소리가 크고 활기차면 그 회사는 성장했습니다. 반대로 '이 회사 사람들은 다들 기운이 없네'하는 생각이 들면 나중에 불운한 일이 벌어지곤 했습니다.
회사의 성장 비결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자의 활력입니다. 경영자가 활력이 넘치면 직원들도 활발하게 일하기 마련입니다. 즉 경영자의 활력이 운을 부르는 것이지요. (164)

나 개인, 우리 반 교사로서의 나, 가족 일원으로서의 나, 모든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지금 네가 하고 있는 게 맞아.

 

ⓐ "안녕하세요"라는 밝은 마음
ⓑ "네"라는 솔직한 마음
ⓒ "죄송합니다"라는 반성의 마음
ⓓ "제가 하겠습니다"라는 적극적인 마음
ⓔ "감사합니다"라는 감사의 마음
ⓕ "덕분입니다"라는 겸손한 마음
이 여섯 가지 마음으로 일상생활을 하면 인덕을 갈고닦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관계가 좋아져 다툼이 사라집니다. (168)

 

인간성을 연마하려면 당연한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그 후로 저는 하루의 업무나 인사, 청소 등의 일상생활을 할 때 마음을 담아서 하게 되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연마할 수는 없습니다. 어려운 일을 하는 것보다 당연한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70)

또 그러고 보면 이것이 삶을 풍요롭게 사는 방법이기도 했던 것 같다. 지난 (고작)26년을 돌아보면. 크크크

 

격려의 말에는 사람의 마음을 밝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 힘은 오래 계속되며 때로는 몇십 년이 넘게 마음을 지탱해주며 미래를 바꾸기까지 합니다. (190)

그러니 들어주고, 기다려주고, 믿어주고, 사랑해주자 많이 많이.

 

부부라도 그렇지 않을까요? 상대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고 대답할 때 쓸데없는 말을 덧붙이니까 커뮤니케이션이 엉망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꽃놀이를 다녀왔어" 하고 부인이 말했는데 "한가해서 좋겠네"라면서 쓸데없는 내용을 덧붙이면 싸우게 됩니다. 혹은 "그게 어쨌다고? 나 피곤해"하고 딴소리를 해도 대화가 단절됩니다. 그러다보면 부부의 대화는 거의 없어지고 외로운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205)

읽다가 빵터짐 ㅋㅋㅋ 꽃놀이 다녀왔다는데 한가해서 좋겠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미쳤냐고 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팍씨

 

믿어주는 것. 이것이 상대의 운을 좋게 하는 요령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가까운 사람의 운이 좋아지면, 자신의 운도 좋아집니다. 젊은이들의 활기가 사라지고 있는 시대입니다.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좋은 운을 불러들이고 싶다면 부디 이 요령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208)

믿자!
잘 할거야. 나도 너도. 모두들 내일 조금씩 더 나아질거야 :)

 

 

금세 읽고, 오래 남는 책.
참 좋아서 라샘께 선물해드렸다. ㅎㅎ
또 어느 분께 선물로 드릴까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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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가듯 나의 걸음이 마일리지로 차곡차곡 쌓이는 것을 내 인생 최고의 흥미진진한 게임으로 여기며 걷는다.
그렇다고 내가 언제나 소풍 가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서는 건 아니다. 어느 날 아침에는 나도 하루쯤은 그대로 이불 속에 파묻혀 있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귀찮음과 게으름을 딛고 일어나 몸을 움직여 걸으면, 이내 두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멀고 막막해 보였던 세상과 나의 거리가 훅 당겨진다. (10)

 

'마침내 우리가 해냈다'는 기쁨과 에너지로 가득한 쫑파티 현장에서 나 혼자만 유령처럼 멀어지고 있었다. 뒤풀이를 하던 중 나는 점점 의기소침해졌고, 결국 그 자리에서 도망 나와 혼자 집으로 돌아갔다. (23)

술자리에서의 김현아.jpg
ㅋㅋㅋㅋㅋㅠㅠ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길 끝에서 허무함을 느낀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걷기가 주는 선물은 길 끝에서 갑자기 주어지는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내 몸과 마음에 문신처럼 새겨진 것들은 결국 서울에서 해남까지 걸어가는 길 위에 흩어져 있었다. 나는 길 위의 매 순간이 좋았고, 그 길 위에서 자주 웃었다.
사람들은 인생살이에서 어떤 기대와 꿈을 품고 살아간다. 나중에는 형편이 나아지겠지, 세월이 지나면 다 괜찮아지겠지, 지금 이 순간을 견디면 지금보다 나은 존재가 되어 있겠지... 어릴 때는 이런 희망과 꿈이 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지만, 나이들수록 그 폭은 조금씩 줄어든다. 그리고 어느 순간 다 부질없는 생각이었다고 뉘우치며 포기하는 단계까지 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길 끝에서 느낀 거대한 허무가 아니라 길 위의 나를 곱씹어보게 되었다. 그때 내가 왜 하루하루 더 즐겁게 걷지 못했을까, 다시 오지 않을 그 소중한 시간에 나는 왜 사람들과 더 웃고 떠들고 농담하며 신나게 즐기지 못 했을까. 어차피 끝에 가서는 결국 아무도 없을 텐데.
내 삶도 국토대장정처럼 길 끝에는 결국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인생의 끝이 '죽음'이라 이름 붙여진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무(無)'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루하루 좋은 사람들과 웃고 떠들며 즐겁게 보내려고 노력하는 것뿐일 테다.
그러나 농담처럼 시작된 국토대장정은 걷기에 대한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우리가 길 끝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그리 대단한 것들이 아니었다. 내 몸의 땀냄새,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꿉꿉한 체취, 왁자한 소리들, 먼지와 피로, 상처와 통증... 오히려 조금은 피곤하고 지루하고 아픈 것들일지 모른다. 그러나 별것 아닌 순간과 기억들이 결국 우리를 만든다.
말 한마디로 시작된 천릿길 대장정 끝에는 놀랍게도,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괜찮다. 나는 길 끝에서 무언가 대단한 것을 움켜쥐려고 걸은 게 아니니까. 지금도 나는 길 위의 소소한 재미와 추억들을 모으며 한 걸음 한 걸음 걷는다. 그리고 내가 알게 된 이 작지만 놀라운 비밀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28)

그러니 무서워 말자. 길 끝에 아무 것도 없는 것은 당연한거니까.

 

모든 게 '기분탓'이라는 건, 사실 내 기분에 '당하는' 사람만 안다.
기분은 무척 힘이 세서 누구나 기분에 좌지우지되기 쉽다. 순간의 기분 때문에 그릇된 판단을 내릴 때가 있고, 누군가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단지 기분 때문에, 처리해야 할 많은 일들은 손도 대지 않은 채 맥없이 하루를 날리는 경우도 있다. 나는 이런 불쾌한 기분이 결코 오래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경험상 잘 알면서도 당장의 기분에 지배당하는 삶을 산다. 사실 기분은 인생에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당장의 기분을 바꿀 수 있다면, 어쩌면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30)

 

만약 나쁜 기분에 사로잡혀서 지금 당장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태라면 그저 나가서 슬슬 걸어보자. 골백번 생각하며 고민의 무게를 늘리고 나쁜 기분의 밀도를 높이는 대신에 그냥 나가서 삼십 분이라도 걷고 들어오는 거다. 그러면 거짓말처럼 기분 모드가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는 나의 기분에 지지 않는다. 나의 기분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믿음, 나의 기분으로 인해 누군가를 힘들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 걷기는 내가 나 자신과 타인에게 하는 약속이다. (34)

 

한때 나는 열정을 잃어버린 느낌을 받았다. 나 자신을 추스르는 시간이 필요했다.
내 갈 길을 스스로 선택해서 걷는 것, 내 보폭을 알고 무리하지 않는 것, 내 숨으로 걷는 것. 걷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묘하게도 인생과 이토록 닮았다. (41)

 

하와이에 가기 전까지 나는 뭐에 그리 쫓겼는지 인생을 여유 있게 즐기는 법도, '쉼'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마음의 안식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종종 여행을 떠났지만, 여행중에도 나는 잘 쉬는 게 아니라 내가 다닌 곳의 흔적을 남기려 안달했던 것 같다. 무엇을 먹고 어디를 가봤고 웬만한 데는 전부 다 돌아다녀봤다는 확인을 받기 위해 여행한 것이다. 이러니 남들이 좋다는 곳에 가도 친구들과 술 한 잔 마시고 나면 '아이고, 잘 놀았다. 근데 얼른 집에 가고 싶네...' 하며 남몰래 허전해하는 수밖에. (49)

 

그래서 하루를 버텼다. 조금 괜찮아진 것 같았다.
다음날 다시 생각했다. 그럼 하루만 더 있어볼까. 하루를 더 견디니 나는 조금 더 나아져 있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휴식에도 노력이 필요하구나. 아프고 힘들어도 나를 일으켜서 조금씩이라도 움직여야 하는 거였구나.'
나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은 정말 치열하게 일한다. 그런데 휴일에 꼼짝도 못하고 나가떨어질 만큼 평소 일에 지나치게 매달리기 때문일까? 정작 일은 너무나 열심히 하는데 휴식 시간에는 아무런 계획도 노력도 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그대로 던져두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치고 피로한 자신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곧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방기'는 결과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누적된 피로를 잠시 방에 풀어두었다가 그대로 짊어지고 나가는 꼴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휴식을 취하는 것은 다르다. 나는 휴식을 취하는 데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배웠다. 적어도 일할 때처럼 공들여서, 내 몸과 마음을 돌봐야 하지 않을까?
일과 휴식을 어중간하게 뒤섞지 말고,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을 휴식이라고 착각하지 않는 것. 일이 바쁠 때 '나중에 몰아서 쉬어야지'같은 얼토당토않은 핑계를 대지 않는 것. (58)

아아 너무 좋은 말.
나에게 꼭 맞는 말. 정말 그냥 널부러져 있는 게 휴식이 아님을, 사실 나도 안다.
그리고 너는 그걸 어떻게 미리 알았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네 생각이 많이 났다. 너는 항상 나보다 생각이 깊었다. 우린 동갑이었는데도 나는 항상 조금 뒤에야 너의 말을 이해하게 되었고 너의 생각과 같은 생각을 갖게 되었다.
아마 너도 이 책을 분명히 읽을 것 같다. 너는 책도 좋아하고 하정우도 좋아하니까.
읽으면서 나도 네 생각이 많이 났는데, 너도 하정우가 너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걸 느끼겠지?
그러고보면, 너는 참 비범한 사람이다. 날이 갈수록 더 선명해진다.

 

뭐든 꾸준히 하려면 그것이 '특별활동'이 아니라 습관이 되어야 한다. (61)

 

오늘 우리가 고단함과 귀찮음을 툭툭 털고서 내딛는 한걸음에는 돈으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가치가 있다. 나의 오늘을 위로하고 다가올 내일엔 체력이 달리지 않도록 미리 기름 치고 돌보는 일.
나에게 걷기는 나 자신을 아끼고 관리하는 최고의 투자다. (69)

아아 너무 좋아라!!!!!!!!!!!!!!!!!!!!!!!!!!!!!!!!!!!!!!!!

 

무엇보다 숨이 가쁘고 열이 올라서 도저히 더는 걸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점(死點)이다. 말 그대로 죽을 것 같은 순간. 옷은 땀에 푹 절었고 머리칼은 만신창이다. 몸도 몸이지만 무엇보다 더이상 걷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견디는 것이 힘들었다. '난 아무래도 안 되겠는데' 포기 선언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하지만 그 고통을 문장으로 엮어서 입 밖에 내보낼 힘조차 없다. 그냥 걷는다. 무아지경 상태로 걷는다.
한 보 한 보가 너무나 힘들 뿐만 아니라 이제는 '귀찮다'라는 생각마저 든다. 고통보다 사람을 더 쉽게 무너뜨리는 건, 어쩌면 귀찮다는 생각인지도 모른다. 고통은 다 견뎌내면 의미가 있으리라는 한줌의 기대가 있지만, 귀찮다는 건 내가 하고 있는 모든 행동이 하찮게 느껴진다는 거니까. 이 모든 게 헛짓이라는 생각이 머리에 차오른다는 거니까.
아니 대체 하와이까지 와서 내가 왜 이짓을 하고 있는 거지? 뭐를 위해서 내가 이렇게 가고 있는 거지? 10만 보를 걸어서 뭐하자고? 근본적인 회의가 들기 시작한다. 걷자면 계속 걸을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대체 이게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걷는 목적을 잃어버렸다.
그 당시에는 다들 이런 고통과 회의에 푹 잠긴 상태로 계속 걸어서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흥미롭게 느껴진다. 하와이에 왔으니 10만 보 걷기에 도전해보자며 다 함께 목표를 설정한 것 아닌가? 그런데 왜 걷고 있는 도중에 갑자기 그 '의미'란 걸 찾으면서 포기하려고 했을까? 어쩌면 고통의 한복판에 서 있던 그때, 우리가 어렴풋하게 찾아헤맨 건 '이 길의 의미'가 아니라 그냥 '포기해도 되는 이유'가 아니었을까?
애초부터 모든 것이 잘못되어 있었다고, 이 길은 본래 내 것이 아니었다고, 그렇게 스스로 세운 목표를 부정하며 '포기할 만하니까 포기하는 것'이라고 합리화하고 싶었던 거다.
이것은 꼭 걷기에 관한 얘기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살면서 유난히 힘든 날이 오면 우리는 갑자기 거창한 의미를 찾아내려 애쓰고,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면 '의미 없다' '사실 처음부터 다 잘못됐던 것이다'라고 변명한다. 이런 머나먼 여정에서 길을 잃었을 때는 최초의 선택과 결심을 등대 삼아 일단 계속 가보아야 하는데, 대뜸 멈춰버리는 것이다. (79)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것 최초의 선택과 결심을 등대 삼기.
안보이는 척 하지 말기.

 

도저히 나가서 걸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날, 혹은 걷다가 체력이 달려서 집으로 당장 돌아가고 싶었던 날, 그런 순간들을 견디게 만든 것은 결국 걷기를 다 마치고 돌아올 때의 성취감이었다는 것을 기억해낸다. 그러니 어쩌면 한 걸음 한 걸음은 미래를 위한 저축 같은 것이다. 지금은 별 의미가 없어 보이고 오히려 괴롭기까지 하지만 훗날 큰 감동과 의미를 선물해주니까. (81)

 

죽을 만큼 힘든 사점을 넘어 계속 걸으면, 결국 다시 삶으로 돌아온다.
죽을 것 같지만 죽지 않는다.
우리는 아직 조금 더 걸을 수 있다. (82)

 

나처럼 걷기가 습관처럼 몸에 붙지 않은 경우라면 날씨나 계절에 따라 밖에 나가서 걷는 일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특히 엄동설한의 한겨울에는 밖에 나가는 일조차 엄두가 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단 걸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폭우나 폭설이 내리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날씨나 계절의 변화에 위축되어 특정한 어느 계절에는 걷기가 아예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걷는 것이 한없이 고통스러울 것만 같은 '한겨울 걷기'에도 숨은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103)

 

개봉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보이는 오점은 시간을 되돌려 바로잡을 수가 없다. 내가 연기한 캐릭터는 영화 속에서 영원히 그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다. 고된 촬영 현장의 요건들이나 그 시절 나의 개인적인 어려움은, 나의 얼굴로 영화 속에서 영원히 살아갈 캐릭터와 그 영화를 볼 관객들 앞에 작은 핑곗거리도 될 수 없다. (114)

비슷한 맥락에서 아이들에게 나도 영원히 그 상태도 기억되겠지?
어떠한 이유도 핑곗거리가 될 수 없다.

 

사람들이 던지는 이런 질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 좋은 예술과 안정적인 삶은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내가 아는 한 좋은 작품은 좋은 삶에서 나온다.
그렇다고 내가 지금 좋은 삶을 살고 있다고 자신하지는 않는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만큼 좋은 삶을 살기도 쉽지 않다. 나는 다만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건강한 삶을 살려고 노력중이다. (118)

 

한 걸음씩 진보하는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하루에 단 하나의 점만 캔버스에 찍어나가도 10년이 지나면 나의 시간이 집적된 작품이 완성되어 있지 않을까? 단순한 비유이지만, 나는 예술에서 시간을 견디는 일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싶다. 때로는 두렵고 또 때론 지루한 이 모든 과정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결과에 휘둘리지 않고 꾸준히 작업해나가는 것이다. 나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작업하고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120)

 

일탈도, 치기도 없는 약간은 재미없는 삶이라 누군가는 말할지 몰라도, 나의 이런 하루가 나는 마음에 든다. 지금 여기서 동이 터올 때까지 매일 축배를 들기엔 아직 나는 갈 길이 한참 먼 사람이기 때문이다. (122)

 

남을 웃기면서 나도 웃는다. 내 유머가 사람들을 웃게 할 때, 나는 내가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고 좋은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심이 된다. (127)

 

처음에는 이런 디테일한 조리를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걷기와 마찬가지로 요리도 한번 해보면 일종의 관성이 붙어서 계속하게 된다. 내가 먹는 밥에 나의 시간을 들이는 일은 짐작보다 훨씬 충만한 일이다. (148)

맞아. 요리도 정말 한 번이 무섭지, 하다보면 자연스레 내가 먹을 식사를 준비하게 된다.
요즘은 조금 시들해졌지만..ㅋ

 

당연히 내게도 그런 날이 있다. 눈을 떴을 때 온몸이 천근 만근처럼 느껴지는 날. 그런 날은 마음도 울적해서 도로 눈을 감고 이불 속에서 꼼짝도 하고 싶지가 않다. 때로는 그런 날이 하루로 그치는 게 아니라 다음 날, 또 그다음 날로 하염없이 늘어지기도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종일 집 안에만 머물고 싶은 날. 집밖이 왠지 낯설고 오직 내 방만이 안전하게 느껴지는 날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아침이면 나는 생각을 멈추고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한다. 몸이 무거운 것이 아니라 생각이 무거운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를 조금씩 달래고 설득해 일단 누운 자리 밖으로 끌어낸다.
이때 '걸어야 하는데... 얼른 씻고 나가서 밀린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 등등의 생각으로 나 자신에게 압박을 가하면 역효과다. 일어나기 더 싫어질 뿐이다. (155)

 

아침이면 침대에 누워서 하게 되는 생각들이 있다.
'조금만 더 누워 있자. 오늘 딱 하루만이야... 아, 그런데 나는 항상 왜 이모양일까?'
이런 생각들에는 언제나 지고 만다.
그럼 이 부정적인 생각들을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와는 정반대의 건강한 생각들을 해야 할까? 이를테면 아침 운동의 좋은 점에 대하여?
'아침에 운동하면 건강해지고 하루를 성실하게 시작할 수 있으니 그만 일어나자! 넌 할 수 있어!'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지친 내 몸을 소외시키고 다그치는 이런 얘기는 피로한 나에게 먹히지 않는다. 내 경험상으론 그보다는 단순한 행동과 결심히 훤씬 더 힘이 세다.
일단 몸을 일으키는 것.
다리를 뻗어 한 발만 내디뎌보는 것. (157)

다리를 뻗어 한 발만 내디뎌보는 것.
샤이니쌤도 이야기 하지 않았던가, 푸시업 한 개만 하라고.
같은 맥락이다 전부.

 

흔히 '번아웃' 혹은 스트레스증후군으로 불리는 이런 상태에 빠지면 당장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를 단순한 육체 피로로 여기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누워서 쉬려고 한다. 극단적으로 지쳤을 때, 의외로 많은 이들이 계속 먹거나 종일 자거나 멍하니 텔레비전을 보거나 하는 식으로 '몸을 움직이지 않는 방법'을 택한다. 하지만 이러면 분명 쉬긴 쉬었는데도, 통 나아지는 게 없다는 느낌이 든다. 일상으로 복귀해야 하는 날이 닥쳤는데도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 왜 푹 쉬었는데도 여전히 피곤할까 의아해하면서 말이다.
물로 육체 피로는 몸을 움직이지 않고 내버려두면 어느 정도 회복된다. 격하게 움직인 부위의 근육을 잠시 쉬어주면 이내 활동 가능한 상태로 돌아온다. 하지만 정신적 에너지가 고갈되면 이런 방식으로는 절대 회복되지 않는다. 단언컨대 무작정 가만히 누워 있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물론 나 역시도 '꼼짝도 안 한 채 이불 둘러쓰고 싶은 순간'이 없는 건 아니다. '이렇게 힘든데 뭘 더 어떻게 움직여?' 의구심부터 든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나는 힘들 때마다 속으로 이렇게 되뇌게 되었다.
'아, 힘들다... 걸어야겠다.' (163)

 

이 무렵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나의 오만함과 교만함이었다. 2005년 <용서받지 못한 자>의 주연을 맡은 이래로 <베를린>에 이르기 까지 그간 나는 과분한 칭찬을 받았다. 배우로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졌고, 이젠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자리까지 와 있었다. 그런데 촬영 현장에 가면 이상하게 늘 힘들었다. 언젠가부터 감독의 지시와 방향성에 100퍼센트 동의하지 못하면서도, 현장의 흐름과 스태프들의 기대에 그저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직 나 자신만이 감지하는 내면의 미세한 흔들림이었지만, 스스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뭐지? 내가 왜 이러지?
생각을 거듭한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은 직접 연출을 해봐야겠다는 것이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이미 나는 6개월간 영화감독으로 살기로 결심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여행이나 휴식이 아니라 연출이야.'
확신에 가까운 예감이 들었다. (171)

여행이 아니라 공부였다. 나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나라고 어찌 두려움이 없었을까. 하지만 지금까지 해오던 일을 계속 무난하게 이어가는 것은 그때의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고꾸라지고 자빠지더라도 내 앞에 가로놓인 어떤 선을 넘어서고 싶었다.
연출, 이것을 지금 해내야만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으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174)

 

영화감독이란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로구나. 각 파트에서 알아서 하게끔, 자연스럽게 굴러가게끔 조율하고 가이드하면 족한 것이구나. 굳이 제일 앞에 나서서 모니터 가려가면서 목청 높이고 스태프들에게 지시할 필요가 없는 거로구나. 새삼스레 감독의 일에 대해 깨달은 것이다. (182)

교사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그치만 자리를 비워주고, 아이들에게 온전히 맡기기가 왜이렇게 ㅠㅠ힘들까. 엉엉. 나는야 욕띰댕이 턴탬미,,

 

사람들의 반응이 냉랭할수록 어떻게든 더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목소리를 높인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꼰대'라고 부른다. (183)

 

하지만 나는 별 뜻 없이 한 말도, 일단 입 밖에 흘러나오면 별 뜻이 생긴다고 믿는 편이다.
말에는 힘이 있다. 이는 혼잣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지만 결국 내 귀로 다시 들어온다. 세상에 아무도 듣지 않는 말은 없다. 말로 내뱉어져 공중에 퍼지는 순간 그 말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비난에는 다른 사람을 찌르는 힘이, 칭찬에는 누군가를 일으키는 힘이 있다. 그러므로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말을 최대한 세심하게 골라서 진실하고 성실하게 내보내야 한다. 입버릇처럼 쓰는 욕이나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날선 언어를 내가 두려워하는 이유다.
말에 대한 이러한 다양한 태도는 한 사람의 생각과 성격을 보여주는 척도인 동시에, 그 말을 들은 상대방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한숨과 짜증과 불가능으로 점철된 말은 듣는 사람을 맥빠지게 하고, 상황이 정말 최악이라는 느낌을 전염시킨다. (186)

 

무슨 일이 생기면 무조건 남 탓을 하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다. 물론 그가 쏟아부은 노력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오로지 나만이 노력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작고 얕은 마음 같다. 주변 사람들에게 불만을 가지고 책임을 밖으로 돌릴수록 나에게 남는 것은 화나고 억울한 마음뿐이다. 그 상태는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그러니까 남 탓은 나를 더욱 외롭고 쓸쓸하게 만든다. (192)

 

 

독서와 걷기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인생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저는 그럴 시간이 없는데요'라는 핑계를 대기 쉬운 분야라는 점이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하루에 20쪽 정도 책 읽을 시간, 삼십 분가량 걸을 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 (206)

 

나는 한 사람 안에 잠재된 여러 가지 능력을 일생에 걸쳐 끄집어내고 활짝 피어나게 하는 것이 인생의 과제이자 의무라고 본다. 그런 과정이 결국 나를 완성해주는 것이라 믿는다. (217)

 

나는 한번 결정한 일은 자신 있게 밀어붙이는 편이다. 하지만 누군가 나 자신을 믿느냐고 물으면 쉽게 대답하기가 어렵다. 자신감을 가지는 것과 자신을 확신하는 상태는 얼핏 비슷하게 들리지만 전혀 다른 문제 같다. 만약 어떤 일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다면 후회나 미련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열심히 보낸 시간 자체가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감이란 자신이 지나온 시간과 열심히 한 일을 신뢰하는 데서 나오는 힘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223)

 

이렇듯 나의 감각이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바뀌는데 어떻게 나에 대해 확신할 수 있겠는가? 사람의 마음이라고 다를까? 나의 감각과 마음은 순간순간 바람의 흐름처럼 변한다. 그런데 연기와 그림은 이 감각과 마음을 활용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나는 일할 때 막연한 느낌이나 주관에 치우치지 않도록 나 자신을 계속 점검한다. 누군가와 생각이 다를 때도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현재 나의 기분이나 마음은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것이니까. 또 내가 그렇다면 상대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하면서 자신이 믿고 기댈 수 있는 시간을 쌓아가는 것뿐이다. 나는 내가 지나온 여정과 시간이 자신감을 가지고 일을 해나가지만, 결코 나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않는다. 어쩌면 확신은 나 자신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오만과 교만의 다른 말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226)

 

사실 배우로서든 감독으로서든 새 영화를 시작할 때 나는 늘 두렵다. 그러나 그 두려움이 나를 주저앉히거나 새로운 시도를 아예 못하도록 막지는 않는다. 또한 성공과 실패란 단순히 흥행의 그래프만으로는 확정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허삼관>은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나의 실패작'은 아니다. 내가 <허삼관>을 연출하면서 받은 선물들은 물질로는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229)

 

우리는 실패한다. 넘어지고 쓰러지고 타인의 평가가 내 기대에 털끝만큼도 못 미쳐 어리둥절해한다. 그러나 그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어차피 길게 갈 일'이라고. 그리고 끝내 어떤 식으로든 잘될 것이라고.
나는 아직 감독의 삶이라는 긴 도정의 초입에 서 있다. 중간 지점에서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넘어지거나 꽃다발을 받거나 하는 일들은 어쩌면 크게 중요한 게 아닐지 모른다. 일희일비 전전긍긍하며 휘둘리기보다는 우직하게 걸어서 끝끝내 내가 닿고자 하는 지점에 가는 것, 그것이 내겐 소중하다. (231)

 

슬럼프에 익숙해져야 한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넘어지고 좌절하는 날들에 무너지지 말아야 한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이러한 슬럼프를 많이 겪어보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경험일지도 모른다. 나이를 먹을수록 이러한 슬럼프들은 나를 더 휘청거리게 하고, 다시 일어서는 데 더 오랜 시간을 소모하게 한다. 내가 아직 견디고 배울 힘이 남아 있을 때 찾아온 슬럼프는 실패가 아니라 나를 숙련시켜주는 선생님이다.
곧바로 현장에 나가 일을 시작하고 남들보다 빨리 거창한 성과를 내는 건 중요하지 않다. 충분히 담금질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 담금질의 시간은 내게 슬럼프란 녀석이 방문 했을 때, 비로소 황금의 시간으로 변할 것이다.
각자가 겪을 슬럼프의 시기와 양상은 저마다 다를테지만, 우리 모두에게 슬럼프는 언제든 찾아온다. 슬럼프란 불운한 누군가에게 느닷없이 떨어지는 재앙이 아니라, 해가 나면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처럼 인생의 또다른 측면일 뿐이다.
슬럼프란 선생님은 평생에 걸쳐 계속 나를 찾아올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 선생님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 나에게 슬럼프는 인생길의 장애물이 아니라 나를 겸허하게 만들어 주는 스승이다. (276) 

 

후배들이 그런 고민을 털어놓을 때면 가슴이 아프다. 내게도 당연히 그런 시간이 있었다. 정해진 스줄도, 무대도 없기에 아침에 일어나면 당연히 아무런 할 일이 없었다. 만날 사람도 없고, 약속도 없다. 더 가혹한 건 이런 날들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무기력과 우울의 늪에 빠지기 딱 좋은 시기다. (284)

하정우도 이런 시절이 있었구나, 누구에게나 있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한 부분.

 

지금 고통받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내가 곧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혹시 내가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오지 않을 버스를 기다리는 건 아닌지 수시로 주변을 돌아봐야 한다. (286)

고통받고 있는 것과 내가 노력하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
!!!!!!!!!!!!
당연한건데 ㅠㅠ 정말 잊고 산다.

 

살아가면서 나는 지금까지 내가 해온 노력이 그다지 대단한 게 아님을 깨닫는 순간들을 수없이 맞게 될 것이다. 정말 최선을 다한 것 같은 순간에도, 틀림없이 그 최선을 아주 작아지게 만드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엄청난 강도와 밀도로 차원이 다른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새로운 날들이 기다려진다.
작업은, 작품은 정직하다. 몸을 움직힌 만큼 정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걷기처럼, 작품과 작업도 결코 '야료'를 부리지 않는다.
나는 그 정직성을 믿는다. (286)

나두.

 

가끔 내가 살아온 과거를 돌아보면 덜컥 무서워질 때가 있다.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어떤 힘이 이끌어 내가 여기까지 큰 탈 없이 오게 되었을까?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들이 감사한 만큼이나 때로는 겁이 난다. 그동안 단지 운이 좋았던 것만 같아서, 그런데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까 싶어서... (289)

 

하지만 언젠가부터 내 기도의 내용이 조금 바뀌었다. 요즘 나는 기도할 때 내 소원을 열거하지 않는다. 그저 신이 내게 맡긴 길을 굳건히 걸어갈 수 있도록 두 다리의 힘만 갖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삶은 그냥 살아나가는 것이다. 건강하게, 열심히 걸어나가는 것이 우리가 삶에서 해볼 수 있는 전부일지도 모른다. 내가 아무리 고민하고 머리를 굴려봤자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이렇게 기도한 이후로 이상하게 조금 더 마음이 편해졌다. 무슨 일에든 더 담대해질 수 있었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어찌해볼 수 없는 일들이 있다는 명백한 사실은, 내게 포기나 체념이 아니라 일종의 무모함을 선물해주었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길을 그저 부지런하게 갈 뿐이다. (291)

 

 

나의 2019년 5월의 인생책.
땅땅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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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읽어본 줌파 라히리 책.
묘하게 임경선 작가님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담백하고 현실적이지만 아주 절망적이지는 않은.
올해 교사독서회 첫 책으로 내가 추천한 이 책이 지정됐다.
다소 현실적이어서 선배 교사님들..(a.k.a 교장샘..)의 반응이 걱정되지만, 뭐 ㅎㅎㅎㅎㅎㅎㅎㅎ

 


일시적인 문제

거기서 둘이 함께 처음 식사하던 때를 떠올렸다. 그때는 결혼을 하게 된 것이, 마침내 한 집에서 같이 살게 된 것이 너무나도 좋아서 바보처럼 서로에게 손을 내밀었으며, 먹는 것보다 사랑을 나누는 것을 더 갈구했다. (27)

 

결혼 일주년 때는 쇼바가 오직 그만을 위해 저녁 식사를 열 가지 코스로 준비했다. 그에 비한다면 조끼는 그를 우울하게 했다. "아내가 결혼 기념으로 스웨터 조끼 하나만 사주던데요." 코냑으로 정신이 몽롱해져 바텐더에게 푸념했다. "그럼 뭘 기대하시는데요?" 바텐더가 대꾸했다. "이미 결혼하셨잖아요." (39)

그러게. ㅋㅋㅋ

 

그겨는 소리 없이 울었고, 그의 이름을 속삭였고, 어둠 속에서 손가락으로 그의 눈썹을 더듬었다. 그는 사랑의 행위를 하면서 다음 날 밤에는 그녀에게 무엇을 말할까, 그리고 그녀는 무엇을 말할까, 생각했다. 그 생각에 흥분됐다. "꼭 안아줘." 그가 말했다. "두 팔로 꼭 안아줘." (40)

손가락으로 눈썹을 만졌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나의 어느 날.

 


피르자다 씨가 식사하러 왔을 때

그날 밤 그가 시계의 태엽을 감고 커피 테이블에 올려놓는 것을 보았을 때, 낯선 느낌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에게는 다카에서의 삶이 우선임을 깨달은 것이다. 피르자다 씨의 딸들이 잠에서 깨어나 머리에 리본을 묶고, 아침 식사를 기다리고, 학교에 갈 준비를 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우리의 식사와 우리의 행동은 이미 그곳에서 일어난 일들의 그림자일 뿐이고, 피르자다 씨가 정말로 속한 곳의 뒤늦은 허상일 뿐이었다. (59)

 


질병 통역사

"방금 전에 얘기한 것에 대해서요. 내 비밀에 대해서, 그 때문에 겪는 이 심란하고 무거운 기분에 대해서 말이에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라지를 볼 때마다 항상 마음이 무거워요. 카파시 씨, 내 마음속엔 이것들을 내던져버리고 싶은 끔찍한 충동이 있어요. 어느 날, 내가 소유한 것을 모두 창밖으로 내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어요. 텔레비전, 아이들, 그 모든 것을 말이에요. 병적이라고 생각지 않으세요?" (109)

 

남편도 아이들도 사랑하지 않는, 서른이 안 된 나이에 이미 삶에 대한 사랑을 상실해버린 여인을 말이다. (110)

 

어쩌면 다스 씨에게 진실을 고백하라고 말해줘야 할지 몰랐다.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걸 설명해야 할지도 몰랐다. 정직은 분명 그녀의 표현대로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자신의 부부 간의 대화를 중재하겠다고 제안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문제의 핵심에 이르기 위해 가장 분명한 질문으로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이렇게 물었다. "다스 부인, 당신이 느끼는 건 정말 고통입니까, 아니면 죄책감입니까?" (111)

 


섹시

미랜더는 자신이 만난 사람 가운데 콧수염을 길렀는데도 잘생겨 보이는 남자는 그가 처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145)

선바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늘 좋아하는 누군가에게 갖는 생각인 것 같다. 나는 좋아해야 할 점을 잘 찾아내니까. 하하하

 

미랜더가 자라고 대학까지 다닌 미시간에 남지 않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보스턴으로 떠나온 것을 존경한다고 했다. 미랜더가 자신이 보스턴으로 떠나온 이유는 바로 그 점 때문이므로 전혀 존경할 게 못 된다고 말하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난 외롭다는 게 어떤 건지 알아요." 그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고, 그 순간 미랜더는 그가 자신을 이해한다고 느꼈다. 퇴근하고 혼자 영화를 보거나 서점에 들러 잡지를 읽거나 매일 한두 시간씩 에일와이프 역에서 남편을 기다리는 락스미와 술 한잔 하고 나서 전차에 몸을 싣는 밤에 자신이 느끼는 기분을 이해할 것 같았다. (147)

 

자신에게는 서투른 글씨일 뿐이지만 이 세상 어딘가에서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미랜더는 충격을 느꼈다. (158)

 

"그림 그려주세요."
그녀는 파란색 크레용을 골랐다. "뭘 그리면 좋을까?"
아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 이게 좋겠어요." 아이는 거실에 있는 소파, 감독 의자, 텔레비전, 전화기 같은 물건들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이렇게 하면 기억할 수 있어요."
"뭘 기억한다는 거야?"
"우리가 함께 보낸 날." 아이는 다시 쌀 과자를 집었다.
"왜 기억하고 싶은 거니?"
"우린 앞으로 다시는 만나지 못할 테니까요." (168)

 

 

전날 울면서 미랜더는, 자기는 그동안의 일들을 절대 잊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벵골어로 자신의 이름을 쓰는 법까지도 말이다. (176)

가장 좋았던 부분.
나는 모든 걸 잊고 싶고 내 안팎으로 그 어느것도 남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데 미랜더는 나와 전혀 다르다. 절대 잊지 않고, 그 속에서 있었던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 물론 그 과정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녀는 그러하기를 택한다.
이 이야기를 읽고 어쩌면 미랜더에게 나도 위로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소중한 나의 것들을 잊고 떨쳐내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센 아주머니의 집

"하지만 오른쪽에서 오는 차는 어떡하고? 보이지? 그 뒤엔 트럭이 있잖아. 아무튼 센 아저씨 없이 나 혼자 큰길에 나가면 안 된다고 했어."
"회전한 다음에 속도를 높이면 돼요." 엘리엇에게 말했다. 엄마는 그렇게 했다.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레 그렇게 하는 것 같았다. 저녁에 엄마 옆에 앉아서 해안가 집으로 돌아갈 때 보면 아주 간단해 보였다. 길은 길일 뿐이고 다른 차들은 풍경의 일부일 뿐이었다. (195)

 


축복받은 집

그녀는 뜻밖에도 침대에 누워 책을 읽고 있었다. 왜 대낮에 침대에 누워 있느냐고 묻자, 지루해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때 산지브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이삿집 상자를 풀 수도 있엇을 텐데. 다락방 청소를 할 수도 있었을 텐데. 화장실 창턱의 페인트칠을 다시 하고 그 위에 시계를 올려놓지 말라고 내게 주의를 줄 수도 있엇을 텐데. 어질러진 것, 정리되지 않은 것에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옷장 앞에 어떤 옷이 걸려 있든, 주위에 어떤 잡지가 놓여 있든, 라디오에서 어떤 노래가 흘러나오든 만족하는 것 같았다. (226)

으으.. 역시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지난한 일.....

 

산지브는 주말에 트윙클이 피우고 나서 짓뭉갠 담배꽁초가 담긴 재떨이를 발코니에 그대로 두었다. 그러다가 방문을 앞두고서야 그녀를 맞이하려고 재떨이를 비우고 아파트를 진공청소기로 청소하고 침대보를 세탁했다. (228)

왠지 흔적만으로도 좋았던 기억이 떠오르니까, 언제든 매일이고 함께 할 수 있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 대륙

그 여섯 주 동안 나는 그녀가 미국에 오는 일을 새 달, 혹은 새로운 계절이 오는 것처럼 필연적이지만 별 의미가 없는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297)

아, 굉장히 좋은 표현. 헐.

 

"이 집엔 누가 살아요?"
"나이 많은 할머니가 살아."
"가족과 함께?"
"아니, 혼자."
"그럼 할머니는 누가 돌봐요?"
나는 대문을 열었다. "대부분은 혼자 스스로 챙기면서 살아." (303)

 

아들이 좌절할 때마다 나는 아들에게, 이 아버지가 세 대륙에서 살아남은 것을 보면 네가 극복하지 못할 장애물은 없다고 말해준다. 그 우주 비행사들은 영원한 영웅이기는 하지만, 달에 겨우 몇 시간 머물렀을 뿐이다. 나는 이 신세계에서 거의 삼십 년을 지내왔다. 내가 이룬 것이 무척이나 평범하다는 것을 안다. 성공과 출세를 위해 고향에서 멀리 떠난 사람이 나 혼자 뿐인 것도 아니고 내가 최초인 것도 아니다. 글머에도 나는 내가 지나온 그 모든 행로와 내가 먹은 그 모든 음식과 내가 만난 그 모든 사람들과 내가 잠을 잔 그 모든 방들을 떠올리며 새삼 얼떨떨한 기분에 빠져들 때가 있다. 그 모든 게 평범해 보이긴 하지만, 나의 상상 이상의 것으로 여겨질 때가 있다.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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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제가 이집트까지 간단 말이에요?"
"난 그저 해몽만 할 뿐이야. 그걸 현실로 만드는 건 내 일이 아니야." (37)

 

항상 똑같은 사람들하고만 있으면 -산티아고가 신학교에 있을 때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우리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해버린다. 그렇게 되고 나면, 그들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려 든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이 바라는 대로 바뀌지 않으면 불만스러워한다. 사람들에겐 인생에 대한 나름의 분명한 기준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은 현실로 끌어낼 방법이 없는 꿈 속의 여인 같은 것이니 말이다. (40)

 

"어째서 왕께서 양치기와 더불어 이야기하십니까?"
너무도 놀라 당황하고 들뜬 기색을 숨기지 못한 채 산티아고가 물었다.
"이유야 많지.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자네가 자아의 신화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는 걸세."
산티아고는 '자아의 신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것은 자네가 항상 이루기를 소망해오던 바로 그것일세. 우리들 각자는 젊음의 초입에서 자신의 자아의 신화가 무엇인지 알게 되지. 그 시절에는 모든 것이 분명하고 모든 것이 가능해 보여. 그래서 젊은이들은 그 모두를 꿈꾸고 소망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그 신화의 실현이 불가능함을 깨닫게 해주지."
노인의 이야기는 젊은 양치기에게 그리 대단한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무언지 알고 싶었다. 가게 주인의 딸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면 아주 놀라워할 것이 틀림없었다.
"그것은 나쁘게 느껴지는 기운이지. 하지만 사실은 바로 그 기운이 자아의 신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네. 자네의 정신과 의지를 단련시켜주지.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게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46)

 

"왜 제게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거죠?"
"자네가 자아의 신화를 위해 살려고 하기 때문일세. 그런데 지금 자네는 포기하려 하고 있어."
"영감님은 사람들이 그런 순간에 처해 있을 때면 항상 나타나시나요?"
"늘 이런 모습은 아니지만, 안 나타난 적은 없지. 때로는 순간 순간의 훌륭한 생각과 좋은 해결 방법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개는 사람들이 중대한 순간에 처해 있을 때 그저 그 일들이 조금 수월해지도록 돕기만 한다네. 나는 이 일을 오랫동안 해왔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걸 알지 못하지." (49)

 

"보물들은 사나운 홍수로 파헤쳐졌다가, 다시 홍수에 의해 땅 속에 파묻혔다네. 만약 자네가 그 보물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내게 자네 양의 십분의 일을 주어야 할 걸세."
"제가 찾게 될 보물의 십분의 일이 아니구요?"
산티아고의 말에 노인은 실망한 것 같았다.
"아직 손에 넣지도 못한 것을 두고 약속을 하겠다고? 그렇게 되면 반드시 찾아내겠다는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어." (50)

 

'난 보물과 양들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 셈이군.'
산티아고는 이미 익숙해져 있는 것과 가지고 싶은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물론 양털 가게 딸도 있었지만, 그녀는 아직 그의 사람이 아니어서 양들만큼 중요하진 않았다. 이틀 후 그가 그녀 앞에 나타나지 않아도 그녀는 그 사실을 알아채지도 못할 것이다. 그녀에겐 모든 날들이 다 똑같을 것이고,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좋은 일들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루하루가 매일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똑같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55)

매몰되지 말자.

 

이 바람에는 미지의 것들과 황금의 모험, 그리고 피라미드를 찾아 떠났던 사람들의 꿈과 땀냄새가 배어 있었다. 산티아고는 어디로든 갈 수 있는 바람의 자유가 부러웠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자신 역시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떠나지 못하게 그를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자신말고는. (56)

 

'내가 그대에게 줄 가르침은 이것뿐이오.'
현자 중의 현자는 말했지.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 데 있도다.' (62)

 

'나 역시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대로 세상을 보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대로 세상을 보는 거지.' (73)

 

산티아고는 빙그레 미소지으며 보석을 주워 다시 배낭 안에 넣었다. 보석들은 원하면 그 구멍으로 다시 빠져나올 수도 있었지만, 그는 배낭을 꿰맬 생각이 없었다. 자신의 운명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면 남에게 물어봐서는 안 되는 일도 있다는 걸 이해했던 것이다. (75)

 

'아, 만약 그들이 배로 겨우 두 시간 걸리는 곳에 이렇게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76)

그러고 보면, 부산 가는 거리만큼에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정말 지금과는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이 세상은 도둑에게 가진 것을 몽땅 털린 불행한 피해자의 눈으로도 볼 수 있지만, 보물을 찾아나선 모험가의 눈으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보물을 찾아나선 모험가야.' (76)

 

물론 양들은 그에게 중요한 다른 한 가지를 가르쳐주었다. 세상에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어떤 언어가 존재한다는 사실 말이다. 그는 바로 그 언어를 통해 지금까지 가게를 키워올 수 있었다. 그건 사랑, 열정, 무언가를 바라고 믿는 마음으로 만들어지는 감동의 언어였다. (107)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방식으로 배우는 거야. 저 사람의 방식과 내 방식이 같을 수는 없어. 하지만 우리는 제각기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길이고, 그게 바로 내가 그를 존경하는 이유지.' (142)

 

이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자아의 신화를 추구하는 사람의 끈기와 용기를 시험하는 시련뿐이라는 것을. 그때문에 그는 거두를 수도, 초조해할 수도 없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신이 그의 앞길에 준비해놓은 표지들을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었다. (153)

 

그럼 난 어떻게 미래를 짐작할 수 있을까? 그건 현재의 표지들 덕분이지. 비밀은 바로 현재에 있네. 현재에 주의를 기울이면, 현재를 더욱 나아지게 할 수 있지. 현재가 좋아지면, 그 다음에 다가오는 날들도 마찬가지로 좋아지는 것이고. 미래를 잊고 율법이 가르치는 대로, 신께서 당신의 자녀들을 돌보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야 하네. 하루하루의 순간 속에 영겁의 세월이 깃들어 있다네. (172)

 

"왜냐하면 제 두눈은 아직 사막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곳 사람들이 너무 자주 봐서 오히려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들이 제 눈에는 보이는 것이겠지요." (175)

 

"그대의 용기를 시험해본 것이네. 용기야말로 만물의 언어를 찾으려는 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니." (183)

 

"제가 이곳에 남기로 한다면요?"
"그후 일어날 일을 그대에게 말해줌세. 그대는 오아시스의 고문이 될 걸세. 그대에게는 많은 양과 낙타를 살 수 있는 충분한 돈도 있어. 그리고 그대는 파티마와 결혼하게 되지. 처음 일 년간은 두 사람 모두 행복할 것이네. 사막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오만 그루의 야자나무를 한 그루 한 그루 알아가게 될 걸세. 그 나무들이 어떻게 자라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를 어떻게 보여주는지도 깨닫게 될 것이네. 그러면서 표지를 이해하는 능력도 조금씩 나아질 걸세. 사막은 가장 위대한 스승이기 때문이지.
이년 째 되는 해, 그대는 보물의 존재를 기억하게 될 것이네. 표지들은 집요하게 보물의 존재에 대해 말하기 시작할 테고, 그대는 그것을 잊으려 무진 애를 쓸 걸세. 그대는 그대의 지식을 오직 오아시스와 오아시스 주민들의 행복을 위해서만 쓰겠지. 부족장들은 그것을 고맙게 생각할 것이고. 그대의 낙타들은 그대에게 부와 권력을 가져다줄 것이네.
삼 년째 되는 해에도 표지들은 그대의 보물과 자아의 신화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할 것이네. 그대는 밤마다 오아시스를 배회하고, 파티마는 자신이 그대의 길을 가로막았다는 자책감으로 번민하는 슬픈 여인이 될 것이네. 그럴수록 그대는 그녀를 더욱 사랑하고, 그녀도 그대를 변함없이 사랑할 것이야. 그러다 어느 순간, 그대는 그녀가 한 번도 그대에게 오아시스에 머물러달라고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될 걸세. 사막의 여인은 남편이 돌아 오기를 기다릴 줄 알기 때문이지. 그러니 그대는 그녀를 원망할 수 없을 것이네. 하지만 숱한 밤, 모래 사람과 야자나무 숲을 배회하면서, 그대는 그대의 길을 계속 갈 수도 있었다고, 파티마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좀더 믿어도 좋았으리라고 생각하게 되겠지. 그대를 오아시스에 머물게 한 것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그대 자신의 두려움이었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럴 즈음, 표지들은 그대의 보물이 영원히 땅속에 묻혀버렸다는 걸 알려줄 것이네.
사 년째 되는 해, 표지들은 그대를 떠날 것이네. 그대가 들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부족장들은 그걸 알아차리고 그대에게서 고문의 자리를 빼앗아갈 걸세. 그때쯤 그대는 아주 부유한 상인이 되어 있겠지. 하지만 그대는 밤이면 사막의 야자나무 숲을 서성거리며 번민하게 될 걸세. 자아의 신화를 이루지 못했고 다시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을 아프게 깨달으며 말이지." (195)

현아에게.

 

"그대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게. 그대의 마음이 모든 것을 알 테니. 그대의 마음은 만물의 정기에서 태어났고, 언젠가는 만물의 정기 속으로 되돌아갈 것이니." (208)

 

알 수 없는 것이 마음이었다. 예전에는 마음이 늘 어디로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더니, 이제는 모든 것을 다 버리고서라도 어느 한곳에 이르기를 원하고 있었다. (209)

 

'내가 때때로 불평하는 건, 내가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이야. 인간의 마음이란 그런 것이지. 인간의 마음은 정작 가장 큰 꿈들이 이루어지는 걸 두려워해. 자기는 그걸 이룰 자격이 없거나 아니면 아예 이룰 수 없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지. 우리들, 인간의 마음에 영원히 사라져버린 사랑이나 잘될 수 있었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던 순간들, 어쩌면 발견할 수도 있었는데 영원히 모래 속에 묻혀버린 보물 같은 것들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두려워서 죽을 지경이야. 왜냐하면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아주 고통받을 테니까.'
마음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내 마음이 고통받을까 두려워하고 있어요."
달이 뜨지 않은 어두운 하늘을 함께 올려다보고 있던 어느 날 그가 연금술사에게 말했다.
"고통 그 자체보다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더 나쁜 거라고 그대의 마음에게 일러주게. 어떠한 마음도 자신의 꿈을 찾아나설 때는 결코 고통스러워하지 않는 것은, 꿈을 찾아가는 매순간이란 신과 영겁의 세월을 만나는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말일세."
연금술사는 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무언가를 찾아가는 매순간이 신과 조우하는 순간인 거야. 내 보물을 찾아가는 동안의 모든 날들은 빛나는 시간이었어. 매시간은 보물을 찾고자 하는 꿈의 일부분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어. 보물을 찾아가는 길에서, 나는 이전에는 결코 꿈꾸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했어. 한낱 양치기에게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일들, 그래 그런 것들을 감히 해보겠다는 용기가 없었다면 꿈도 꿀 수 없었을 것들을 말이야.' (213)

 

"어째서 마음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자신의 꿈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해주지 않는 거죠?"
그는 연금술사에게 물었다.
"그럴 경우,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마음이기 때문이지. 마음은 고통받는 걸 좋아하지 않네."
그날부터 그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마음에게 절대로 자신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자신이 꿈에서 멀어지려 하면, 자신을 가슴 속에 꽉 붙잡아두고 경적의 신호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마음의 신호가 들릴 때마다 꿈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겠노라고 맹세했다. (214)

 

누군가 꿈을 이루기에 앞서, 만물의 정기는 언제나 그 사람이 그 동안의 여정에서 배운 모든 것들을 시험해보고 싶어하지. 만물의 정기가 그런 시험을 하는 것은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네. 그건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것 말고도, 만물의 정기를 향해 가면서 배운 가르침 또한 정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세.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하고 마는 것도 바로 그 순간이지. 사막의 언어로 말하면 '사람들은 오아시스의 야자나무들이 지평선에 보일 때 목말라 죽는다'는 게지.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 것이네. (216)

 

"그대에게 아주 간단한 세상의 법칙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네. 눈앞의 아주 엄청난 보물이 놓여 있어도, 사람들은 절대로 그것을 알아보지 못하네. 왜인 줄 아는가? 사람들이 보물의 존재를 믿지 않기 때문이지." (218)

 

"눈은 영혼의 힘을 보여주지." (221)

눈이 반짝반짝하는 사람에게 끌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대 자신을 절망으로 내몰지 말게. 그것은 그대가 그대의 마음과 대화하는 걸 방해만 할 뿐이니."
"자아의 신화를 사는 자는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고 있다네. 꿈을 이루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오직 하나,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일세." (230)

 

'바로 그게 연금술의 존재 이유야. 우리 모두 자신의 보물을 찾아 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게 연금술인 거지.' (241)

 

그는 만물의 정기 속으로 깊이 침잠해들어가, 만물의 정기란 신의 정기의 일부이며, 신의 정기가 곧 그 자신의 영혼임을 깨달았다.
바로 그 순간, 그는 자신이 기적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244)

 

 

중간 중간 내가 중학교 2학년이던 때에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났다.
무려 10년 전. ㅋㅋㅋㅋㅋㅋ으악
다시 읽으니 처음 보는 것 같았다 ^^

무튼 읽는 동안, 15살의 나도 생각나고 26살의 내가 응원받는 것 같기도 하고
여러모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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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구석에 세워 둔 작은 액자 속의 우리 셋은 변함이 없었다. 웃고 있는 모녀와 표정 없는 나. 이따금씩 엄마와 할멈이 여행을 간 건 아닐까 하는 헛된 공상을 하곤 했다. 물론 결코 끝날 수 없는 여행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내 세계의 전부였다. 하지만 할멈과 엄마의 부재로 알게 된 건 세상에 다른 사람도 존재한다는 거였다. 한 명씩 천천히, 다른 사람들이 내 인생에 등장한다. (81)

 

사람들은 남 얘기를 할 때 자기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자주 잊어버린다. 말하는 사람은 작게 말한다고 생각해도, 그말들은 대부분 여과 없이 다른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 (108)

 

-친해진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거죠?
-예를 들어, 이렇게 너와 내가 마주 앉아 얘기하는 것. 같이 무언가를 먹기도 하고 생각을 나누는 것. 특별히 돈이 오가지 않는데도 서로를 위해 시간을 ㅆ는 것. 이런 게 친한 거란다. (130)

 

-내가 이런 얘기 해도 기분 나쁘지도 않냐. 어떻게 표정에 변화가 없어. 생각 안 나? 네 할머니랑 엄마 생각 안나냐고.
-생각나. 많이. 자주.
-근데 잠은 잘 와? 학교는 어떻게 다녀? 망할, 가족이 네 앞에서 피 흘리면서 죽었는데.
-그냥. 살게 돼. 나보다 오래 걸릴지는 몰라도 다른 사람들도 얼마 안 돼 먹고 자고 다 할걸. 사람은 살게 돼 있는 존재니까. (136)

 

-그러니까 너랑 나도 언젠가는,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모습이 될 수도 있겠지.
-그럴 거야. 어떤 방향이든. 그게 인생이니까. (151)

 

-지난 십육 년간 꿈쩍 않던 머리가 이제 와서 변할까요?
-예를 들어 주마. 스케이트에 전혀 소질이 없는 사람이 백날 연습을 한다고 해서 최고의 스케이터가 되지는 못할 거다. 타고난 음치가 오페라의 아리아를 멋들어지게 불러 청중의 갈채를 받는 것도 불가능하겠지. 하지만 연습을 하면 말이다, 적어도 비틀거리며 얼음 위로 조금 나아가는 것 정도는, 서툴게나마 노래 한 소절쯤 부르는 것 정도는 가능해진단다. 그게 바로 연습이 허용하는 기적이자 한계란다. (160)

 

-몰랐던 감정들을 이해하게 되는 게 꼭 좋기만 한 일은 아니란다. 감정이란 참 얄궂은 거거든. 세상이 네가 알던 것과 완전히 달라 보일 거다. 너를 둘러싼 아주 작은 것들까지도 모두 날카로운 무기로 느껴질 수도 있고, 별거 아닌 표정이나 말이 가시처럼 아프게 다가오기도 하지. 길가의 돌멩이를 보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대신 상처받을 일도 없잖니. 사람들이 자신을 차고 있다는 것도 모르니까. 하지만 자신이 하루에도 수십 번 차이고 밟히고 굴러다니고 깨진다는 걸 '알게 되면', 돌멩이의 '기분'을 어떨까. (162)

그래도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
동시에 내가 낭만과 여러 예쁜 감정들을 놓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가지 질문에도 백 가지 다른 답이 있는게 이 세상이란다. 그러니 내가 정확한 답을 주기는 어렵지. 특히 네 나이 땐 세상이 더 수수께끼 같을 거다. 스스로 답을 찾아야 되는 때거든. (164)

 

-사랑.
-그게 뭔데?
엄마가 짓궂게 물었다.
-예쁨의 발견. (179)

참 좋은 글을 만났다.
예쁨의 발견, 그것도 끊임없이.
그래서 결국 사랑은 나를 키우기도 하는 건가?

 

-원래 이성에 대한 관심이 그런 거란다.
-제가 그 앨 좋아하는 걸까요?
말을 맺자마자 아차 싶었다. 심 박사는 미소를 거두지 않은 채 답했다.
-글쎄. 그건 네 마음만이 알겠지.
-마음이 아니라 머리겠죠. 뭐든 머리의 지시를 따르는 것뿐이니까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린 마음이라고 얘기한단다. (198)

 

-너, 심장이 빨리 뛴다.
도라가 속삭인다. 도톰한 입술에서 나온 음절들이 하나씩 턱 끝에 닿아 간지러웠다. 나도 모르게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 애가 뱉어 낸 호흡이 내 몸 안으로 빨려 들어왔다.
-너 지금 왜 심박 수가 높아진 건지 알아?
-아니.
-내가 너한테 가까이 다가가니까 심장이 기뻐서 박수치는 거야. (207)

콩닥콩닥하는 우리의 마음을 이렇게 예쁘게 표현하다니.
나도 좋은데, 심장도 기뻐서 박수를 쳐주니 제 정신일 수가 있나. ㅠㅠ

 

곤이는 내게 자주 물었었다. 두려움을 모른다는 게,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한다는 게 어떤 느낌이냐고. 내가 설명하느라 늘 애를 먹어도 언제나 같은 질문을 던졌다.
내게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처음엔 할멈을 찌른 남자의 마음이 궁금했다. 하지만 그 질문은 점차 다른 쪽으로 옮겨 갔다.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척하는 사람들. 그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좋을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244)

 

 

총평.
재밌게 금세 읽었다. 조금 아쉬운건 용두사미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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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해야 하는 말을 안 하는 사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할 말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가 오늘 삼킨 말, 다른 누구도 대신 해줄 수 없는 말들을 생각한다. (29)

 

엄마 말대로 사서 고생이지. 사서 고생이긴 한데 미안하지만 엄마랑 같이 살 때보다는 좋아. 엄마는 내가 서울에 대한 막연한 동경 때문에 집을 나왔다고 생각하지? 맞아. 그런 것도 있었어. 낮에는 바쁘게 일하고, 퇴근 후에는 전시 보고 공연 보고 영화관이나 서점에 가볍게 들르고 짬짬이 인문학 강좌도 들으면서 교양 있게 살고 싶었어. 우리 집 근처에는 그런걸 할 수 있는 데가 없잖아. 흔한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하나 없는데. 물론 지금도 내가 꿈꾸던 대로 살고 있지는 않아. 그럴 돈도 없고 시간도 없어. (43)

 

사실 좀 속상하더라. 네가 그 미친놈이냐고 남자의 멱살을 잡아줄 사람, 피해자한테 무슨 소리 하는 거냐고 경찰서를 뒤집어 놓을 사람, 당장 이사 나갈 거니까 보증금 내놓으라고 고함을 칠 사람이 필요했던 게 아니야. 괜찮냐고 놀랐겠다고 마음 편안해질 때까지 곁에 있어주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게 힘들었어. (49)

그당시에는 이것이 나도 너무 필요했다. 그래서 그렇게 매진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제와서 2019년의 4월에 내가 깨달은 점은 또 다르다. 막상 그당시에 내 곁에서 물리적으로 함께 해주고, 분개해주어도 음.. .... 뭐랄까 성가셨다. 그냥 혼자하는게 마음 편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것이 요즘 나를 지배하는 가장 큰 생각.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렇게.

 

그제야 은순은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았다. 나는 정말 결혼이 하고 싶은가. 아니다. 그런데 왜 조급한가. 스물아홉이라서? 은순이 겪은 모든 일들은 일상의 한 부분일 뿐이고 스물 아홉이기 때문에 벌어진 불행은 아무것도 없다. 서른 아홉에도 마흔 아홉에도 쉰 아홉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60)

 

입사 후 첫 회식이 떠올랐다. 신입사원이고 나이도 가장 어려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는 내게 선배들은 술을 권하고 노래를 시켰다.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먹고 마시고 노래를 부르는데 참을 수 없게 수치스러웠다. 집에 와서 밤새 울었다. (93)

나의 스무 살이 떠올랐다. 술은 마셨겠다, 조금 취했겠다, 마침 룸메도 없었겠다, 이참에 엉엉 울어버렸다. 왜 울었던 건진 모른다. 근데 그때의 기억이 너무 싫었던 것 만큼은 또렷하다. 그래서 아직도 술을 즐기지 않는 건지도. 고작 한 두살 차이로 귀여움을 시키고 술을 강요하는 것이 너무 싫었다. 게다가 배울 점 조차 단 하나도 보이지 않는 것 같은 그들이.
후자의 부분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지만, 전자는 여전히 고수하는 생각이다.

 

"형부가 눈치가 좀 없네."
"눈치 없을 수 있는 것도 권력이야."
언니 말이 맞다. 눈치가 없다는 것은 눈치 볼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95)

 

"천천히 와."
힘내라거나 응원한다는 말보다 더 든든한 한마디.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가는 내내 천천히 오라는 남편의 짧은 인사를 생각했다. (150)

정말 정말 배려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말.

 

내가 아무 대답이 없자 남자는 급기야 저 나쁜 사람 아닌데, 했다.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해 하는 말 중 가장 믿을 수 없는 말이다. 저 나쁜 사람 아닙니다. (17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그랬다. 그 나쁜 놈이 정말 자기 나쁜 사람 아니라고 했었다. 으윽 소름.

 

결혼 전 나는 작은 마을 금고에서 일했다. 경력을 쌓아서 규모도 크고 안정적인 금융회사로 옮길 계획이었다. 그러다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나간 맞선 자리에서 남편을 만났고 갑자기 결혼을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일을 그만두었다. 후회하지 안흔다. 남편과 아이들은 모두 성실하고 능력 있고 가정에 충실하다. 나 역시 매일의 시간을 촘촘히 계획해서 보내는 편이고 모든 일정을 마친 저녁에는 혼자 조용히 쉬는 것을 좋아한다. 부족한 것도 불편한 것도 없고 힘들거나 속상한 것도 없다. 그래서 나는 행복한가. 이게 오순도순 다정하게 사는 건가. (185)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 다 큰 딸들은 더 이상 나에게 힘들다고 도와달라고 하지 않는다. 달래달라고 위로해달라고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정은이는 이혼하고 정아는 결혼했다.
내 일상도 달라지지 않았다. 아침에는 주민센터 요가 교실에 다녀오고 낮에는 김밥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저녁은 거의 매일 혼자 먹는다. 오늘도 남편은 약속이 있고 나는 길 건너 새로 생긴 초밥집에 가볼까 싶다. 살면서 한 번도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어본 적이 없는데 지금부터 하려고 한다. 내일은 혼자 영화를 보러 갈 것이고 주말에는 혼자 한강변을 산책할 것이다. (190)

 

 

그런데 우리들 역시 서로를 '초딩'이라고 부르면서 놀립니다. 이제 스스로 무시하는 말을 쓰지 맙시다. 잘못이 있다면 잘못한 사람만,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만 지적해야 합니다. (260)

이 부분은 뭐랄까, 편견과 선입견, 그리고 타인 존중 단원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텍스트다. 이번 수업에 꼭 써봐야지. 초등학교 전교회장 후보 연설이지만, 정말 정독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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