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도약하던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있는 것 같다. 지난 노력에 대한 한 줌의 귀여움과 이제야 알 것 같다는 안도감. 이번 여름방학에도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그건 언제나 나를 약간 고양시키는 것 같은데, 이만이 주는 기쁨이 있다. 그러고나면 마구 욕심이 생기는데, <과학 동아>에서의 허준이 교수님 말씀이 그래서 더욱 귀했다. 길지도 않은 그 대답들이 쿵쿵 내 마음을 두드렸다. 이 사람은 똑똑한데 그리고 현명하구나.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더 중요한 것을 잊지 않는 삶.
남편이랑 아침 먹고 회사 보내고, 정리하고 책상에 앉은 지금, 9:49을 막 지나고 있다. 어제부터 연구를 시작했는데, 뭐랄까. 23살 때 느꼈던 비슷한 불안이 빼곰히 고개를 든다. 늦은 건 아닐지, 혹은 내가 너무 부족한 건 아닐지에 대한 걱정에서 오는 불안. 가끔 그럴 때가 있었고, 대체로 그런 때에는 해야 하는 일을 하지 않거나 못했던 날이었다. 오늘도 12시에 희샘과 약속이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 심장이 서리다. 12시 약속이라면 11시에는 나가야 하고, 그 전에 준비도 해야 하고, 다녀오면 이미 저녁이면 어쩌지... 그럼 또 하루 종일 한 게 없게 될까봐, 벌써부터 내 몸은 걱정이 되나 보다. 그 때의 나는 어떻게 했더라. 너무 손쉽고 간단한 말이라 쓰기에도 민망하지만,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했던 것 같다. 우선 ebs를 환기할겸 들었고, 수능과 모의고사 기출 문제를 오렸다. 오리는 건 쉬우니까. 그렇게 살에 살을 붙여 하다보니 여름 방학을 잘 났던 기억이 난다. 그럼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테다. 어제부터 시작한 선행연구 정리를 바탕으로, 나도 할 수 있는 것부터 쌓아가는 거지. 언젠가 오늘의 일기를 보면 또 웃음이 날 때가 있겠지. 그치만 오늘은 나에게 무거운 질문이니까 적는다. 시계를 다시 보니 9:55. 시계를 볼 때마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 앉는 것 같은데, 그만큼 내가 이 방학에 기대하는 게 많다는 것이겠지. 잘 지내보자, 여름 방학아.
새로 산 내 잠옷. 희땜이랑 스타필드 갔다가 겟한 건데!!!! 너무 맘에 들고 예쁘구 시원하고 편하구 다 조아!! 몇년 전에 비너스에서 산 여름 잠옷이 많이 낡아서, 새로 사야하나…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예쁜 잠옷을 만나다니.😭 그리고 신랑 생일 선물로 쉬프트 샤워기랑 비타민 젤을 받았는데!!! 이거 너무 좋챠나..🥺 물에서 향기가 나니까 스파 받는 기분ㅋㅋㅋㅋㅋ🌈 새 샤워기와 새 잠옷 그리고 팩까지 하니까 잘 지내고 있는 밤이 된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