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쑹지의 청모 !
오랜만에 간 여의도.
지난 해 한쩔이 청모에서는 다섯이었는데, 일년 여 지난 오늘은 여섯이었다(w 뽀짝).

남편이랑 동네 테라로사를 !
이 동네에 산 지 3년이 되어 가는데, 이 좋은 곳이 있단 걸 몰랐다니.
점심에 먹은 IFC 테라로사 오늘의 커피가 부족했어서, 저녁에 또 왔다. 인도네시아 라방 ! 맛있어. ☕️
각자 책 한 권 들고 살랑살랑 오기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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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학회 참석의 즐거움 !
친구가 있어서 아마 재밌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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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여름, under-st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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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 수국이 !

충격적으로 아름다운 유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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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적산온도'에 관한 설명이 이어졌다. 그날은 어린이날 기념 특집으로 꾸려졌는데 어린이들이 보내온 질문에 기자가 답을 건네는 형식이었다. "바람이 불 땐 왜 윙윙, 씽씽 소리가 나요?" "봄에는 왜 꽃과 벌레가 많은 거예요?"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귀여운 질문들이다. 그중 봄에 꽃이 피는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식물마다 꽃이 피기까지 필요한 온도가 있는데 봄이되면 식물들이 몸 안에 온도를 '저금'하기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렇게 저금한 온도가 가득 차면 비로소 꽃이 피게 되는 것이라고. (27) 

 

튤립의 비밀을 말해줄게. 튤립을 사다 꽃병에 꽂으면 꽃송이가 테이블에 닿을 지경으로 축 늘어져버린다? 사람 손에 닿으면 그래(임상 실험으로 몇 번 확인). 최대한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두면 물을 머금고 어느새 꼿꼿하게 선다. 그때 예쁘다고 줄기에 손을 대면? 그대로 콱 죽어버리겠다고 결심한 듯 금방 푹 고꾸라져. 겨울 냉기로스스로를 지키고, 꺽인 후에도 아무 도움도 필요 없다는 듯이 구는 튤립을 보면서 혼자 오래 감상에 젖었더랬지. 그래. 너는 그렇게 살고, 그렇게 꽃피우고, 그렇게 시들거라, 응원하게 되더라. 같은 마음으로 네게도 또 한번 응원을 보낼게. (52) 

 

비올라 연주가 리처드 용재 오닐의 그래미 어워드수상 소식이 전해졌다. 세 번의 노미네이트 끝에 '베스트 클래시컬 인스트루멘털 솔로' 부문에서 수상의 쾌거를 이룬 것이다. 화면에 비친 그는 감격스러운 얼굴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었다.(중략) 
그의 수상 소감에는 놀라운 지점이 있었다. 그는 "상을 받게 되어 영광입니다"라고 말하지 않고 "비올라에 있어 위대한 날이에요"라고 말했는데 두 표현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영광스러움과 위대함이라는 단어의 어감이나 의미 자체도 다르지만 그보다는 그러한 영예를 누구의 몫으로 돌리느냐에 있어 확연한 차이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그는 영과으이 주체를 자기 자신이 아닌 비올라에게로 돌렸다. 위대하다면 그건 내가 아니라, 나의 연주가 아니라, 이 모든 것에 앞서 존재하는 비올라의 위대함이라는 듯이. (60)

 

며칠 뒤 '버력'이라는 단어를 만났다. 광석을 캘 때 광물이 섞여 있지 않아 쉬이 버려지는 돌멩이. 바다에 방파제를 만들 때 기초를 다지기 위해 물속 바닥에 집어넣는 잡다한 돌멩이. 정신이 번쩍 났다. 나의 하루하루가 그렇게 잡다하게 취급되는 돌멩이라면 어쩌지. 학생들 앞에선 늘 깨어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나는 녹화된 영상을 반복 재생한 것처럼 관성적으로 살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71)

 

신비가 아니라면 씨앗이 품고 있는 독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 안의 가장 여린 마음에까지 독이 스며 있다는 사실을. 그때의 독은 악이 아니다. 안간힘이고 사랑이다. 인간이 제아무리 약하다 해도 인간은 저절로 강한 면이 있다. 씨앗이 품은 독이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리라. 무력한 인간을 번번이 일으키는 일. 주저앉아도 일으키고 주저앉아도 또다시 일으키는 일. (79)

 

끝날 듯 끝나지 않는 하농 연주 같은 삶에서 매년 찾아오는 새해는 '전조/조바꿈'의 시간일 뿐이다. 대체로 진부하고 아주 가끔 놀라워지는 삶에서 그런 작은 의식마저 없으면 어제와 오늘을, 내일과 모레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그러니 시청역 앞 진주회관에서 콩국수를 먹지 않으면 나의 여름은 시작되지 않아요. 집 앞 담장에 흐드러진 능소화 사진을 찍어야 비로소 7월이지요. 그렇게 나만의 작은 의식의 목록을 늘여가보면 어떨까. 그렇게 나의 달력, 나의 엔딩을 상상하면서. (83)

 

썩게 하는 힘. 감정이든 사람이든 시간이든 썩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들이 있다. 어떤 마음들은 바로 그 순간에만 말이 된다. 오늘은 비가 왔어. (89)

 

인간도 인간 나름대로 저것이 진짜 미끼인지 인조 미끼인지 변별하는 능력을 연마해온 역사가 있고 적어도 한 시간쯤은 신의 낚싯대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정신의 검은 구멍, 거대한 허기 앞에서는 그것이 가짜임을 알면서도 덥석 미끼를 물어버리고 싶어지는 순간이 왜 없겠는가. 몰라서가 아니라 알면서도, 알기 때문에 엎질러지는 마음을 생각한다. (104) 

 

수전 손택과 조너선 콧의 대담을 읽던 중에 인상적인 구절을 마주쳤다. "내 악마들을 빼앗아가지 말라, 천사들도 함께 떠날 테니까." 릴케의 시구라 했다. (112)

 

홀로였던 순간의 추위는 영원에 가까운 상흔이다. 가시처럼 박힌 기억은 수시로 따끔거리며 제 존재를 증명하려 들 것이다. (119)

 

이기는 경우? 물론 없다. 애초에 삶과의 싸움이란 이길 수 있는 성질의 것이아니다. 
결국 내가 살아가면서 보다 성실하게 기록해야 할 것은 숱한 '실패담' 사이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비김의 순간들'이 아닐까. 한 발 뒤로 물러나 바라보니 이런 일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술 만드는 공정에서 품질을 높이기 위해 '밑술'에 '덧술'을 섞는 행위. 한 번(1차 공정)으로 그치지 않고 밑술에다 곡물과 누룩을 첨가하는 2차 공정을 거치면 술맛은 더욱 깊어지고 상품 가치도 높아진다. 어느 유명 종갓집 장맛의 비결도 다름 아닌 '덧장'이란다. 오래되어 수분이 날아간 된장이나 간장에 새 장을 뒤섞는 덧장을 하면 맛과 향은 물론 영양가도 높아진다. 따지고 보면 참 단순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 뒤섞음! 그게 다 아닌가. 이를 삶에도 적용해본다면 어떨까. 지는 순간과 비기는 순간을 적절히 뒤섞으며 살 수 있다면 그 하루하루들, 그럭저럭 견딜 만한 인생 아닐까. (157) 

 

그럴수록 머릿속은 점점 더 불투명해졌다. <환상의 빛>의 아내 유미코는 별다른 이유 없이, 너무나 평범했던 어느 날 밤 퇴근길, 스스로 극단적인 죽음을 선택한 남편 이쿠오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유. 유미코에게 간절히 필요했던 것도 바로 그 이유 였으리라. 이유가 분명하고 납득 가능하다면 이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용서가 쉬웠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가 끝난 뒤에도 우리는 여전히 이유를 알지 못한다. 영화 바깥의 관객조차도 끝내 이유를 모르는 채남겨진다. '환상의 빛'이라고 에둘러 부를 수밖에 없는 그 불가해함이야말로 삶의 본질이라는 메시지였을까. (166)  

 

'꼭두'는 상여를 장식하는 나무 조각상을 이르는 말로, 이승과 저승, 꿈과 현실을 잇는 존재다. 망자에게 길을 안내하고,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영혼을 위로하는 역할을 한다. 꼭두는 언제나 선두에 있다. 꼭두새벽이 아주 이른 새벽을 부르는 말이듯이 꼭두는 언제나 맨 앞에서 길을 내고 불가능한 문을 열며 나아간다. 
선두라는 말에는 겁과 용기가 공평하게 들어 있다. 꼭두도 실은 겁이 나는데 매 순간 겁보다 용기의 크기를 키우며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 장수(將帥)는 태생이 장수인 것이 아니라 매 순간 결심하기에 장수인 것이라는 나의 시 선생님의 말씀을 기억한다. 나는 그 말을, 자신감은 영원히 생기지 않을 것 같으니 대신 믿음의 크기를 키워보자는 말로 바꿔읽는다. (167) 

 

그때, 어디서 그런 용기가 튀어나왔는지 모르겠다. 선생님, 전 왜 이렇게 무거운 걸가요. 저도 밝고 명랑하고 귀여운 거 하고 싶어요. 어리광을 빙자해 다른 목소리에 대한 갈망을 불쑥 내비친 것이다. 그땐 정말이지 시가 너무 아프고 무거웠다. 울면서 쓰거나 쓰고서 울었다. 이렇게 망가져 있는 세상도 싫고, 세상의 미래가 내 펜에 달린 것마냥 심각했던 마음도 싫었다. 그래서 쉽게 가려고, 손쉬운 위로를 구했던 것인데... K 선생님은 단호하셨다. 그건 잘하는 사람이 따로 있겠지요. 하던 걸 하세요. (178)

 

'세상 그까짓 것 내가 좀 알거든!' 하는 표정으로 허리 꼿꼿이 세우고 살았으니 무엇도 새롭지 않고 무엇도 재밌지 않은 것이 당연했겠지. 그날의 질문은 나에게 '낮은 문'이 되어주었다. 통과하려면 일단 고개부터 숙여야 한다는 점에서. (237)

 

글쓰기는 나무 패는 일을 닮았다. 뭔가를 쓰고자 마음먹을 때를 떠올려보라. 처음 생각은 통나무에 가까울 것이다. 그 통나무는 분명 생각의 모태지만 땔감으로 바로 쓸 수는 없다. 땔감이 되려면 우선 통나무를 톱으로 잘라 들어 옮길 수 있는 크기로 만들고, 다시 그것을 여러 번의 도끼질로 쪼개 장작으로 만들어야 한다. 아궁이에 들어갈 만한, 불이 잘 붙을 만한 형식을 갖춰야 한다. 도끼질이 서툴고 능숙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각자가 가진 힘과 믿음의 세기로 내려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이 일련의 과정은 언제나 '모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모탕은 나무를 패거나 자를 때 밑에 받쳐놓는 나무토막을 말한다. 모탕이 있기에 우리의 글쓰기는 토대를 얻는다. 안정감과 탄력을 얻는다. 결국 모탕은 '좋은 질문'에 다름 아니다.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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