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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민을 하는 것은 당신 혼자만이 아니다. 다들 속내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을지라도, 프로니까 겉으로는 태연한 척 자신의 일을 이 악물고 해나가고 있을 뿐이다. 그러고는 저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쉬고 있거나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나는 이런 그녀들에게 깊은 연대와 공감을 느낀다. 그녀들의 숨겨진 고민들은 적어도 향후 더 나은 직장여성이 되려고, 더 성숙한 인간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반증이기 대문이다. [각주:1]


누군가로부터 질책을 받거나 비난을 들으면 겉으로는 태연한 척 굴어도 속으로는 끙끙 앓는다. '싫은 소리'에 대한 면역력이 약한 그녀들은 그래서 본인들이 알아서 자신을 혹사시키는 것은 아닐까. [각주:2]


나는 남들보다 이른 나이인 스물 한 살에 대학을 졸업했다. 그래서인지 어느 조직에 있든 '최연소'라는 호칭을 들으며 내심 그렇게 불리는 데 만족했다. 남들보다 시간을 벌어놓고 앞서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감각에 익숙해진 나는 남들과 늘 거리를 두어야만 직성이 풀렸다. 항상 남들보다 어느 정도 앞서 달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위해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달리고 또 달렸다. [각주:3]


무의식중에 결혼을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하며 '보신 모드'로 적당히 직장생활을 즐기고 말 것이라면 몰라도 진지하게 커리어를 쌓고 일다운 일을 하려면 쉽게 어리광을 부릴 수 있는 함정은 의식적으로 피해야 할 것이다. [각주:4]

요즘의 김현아에게 하고 싶은 말. 이정도면 된 것 같으니 더이상 징징대거나 약한 소리 하지 말 것. 단단해질 것. 


여자들처럼 드러내놓고 싫어하면서 직접 부딪히는 정직하고도 바보 같은 짓은 절대 안 한다. 남자와 여자는 이토록 다르다. 남자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실속을 챙기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단지 지나치게 감정에 치우쳐 행동하지 말라는 것이다. 여자들은 나중에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면서도 그 이유가 자신들이 감정적으로 대처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 지나치게 화낼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너무 민감하게 군 것도 사실이다. 

큰 어려움 없이 인생의 모든 단계를 무사히 거쳐온 한 20대 직장여성이 어렵사리 들어온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다. 그 이유를 물으니 "상사가 말도 안 되는 얘기만 해서 도저히 그걸 못 봐주겠더라고요."라고 대답한다. 말도 안 되고 상식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게 원래 인간인데 상사라고 예외일까? 그런 사람에게는 정론으로 반박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그 상황에서는 적당히 따르는 시늉만 해주면 되지 일일이 정색을 하고 반발할 필요가 없다. [각주:5]


연애처럼 때로는 적당히 둔감해지는 것이 회사와의 관계를 오래 유지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여자들은 연애에도 직장 일에도 너무 예민하게 올인하는 탓에 스스로 에너지를 소진시키는 우를 범한다. 민감하고 쉽게 상처받는 것보다 둔감하고 조금은 뻔뻔스러운 것이, 소심하게 신경 쓰기보다 대범하게 사는 것이 직장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한 비책일 수 있다. [각주:6]


직업에는 귀천이 있는 게 아니라 잘하거나 못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세상의 그 어떤 직업이라도 그 안에는 소수의 탁월한 사람과 대다수의 고만고만하게 일하는 사람, 그리고 소수의 한심한 인간들이 있다는 것이다. 총무부 직원이든, 외과 의사든, 경비 아저씨든, 그 어떤 직업에서든지 말이다. 

중요한 것은 뭐가 되느냐가 아니라 그 일 속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이냐이다. 따라서 우리는 소수의 탁월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각주:7]


조직생활에서 각 개인마다 서로 다른 생각이나 취향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내 것을 있는 그대로 관철시키기보다는 타인의 불쾌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는 현명함과 배려가 요구된다. [각주:8]


직장생활을 즐겁게 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뭐든지 재미있어 하는 호기심 가득한 정신이다. 그러한 호기심이 어떤 일에든 주체적으로 관여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 일을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 업무에 개선할 만한 점은 없는지, 더 응용할 만한 건 없는지 생각해보자. 단순 업무에도 분명한 부가가치가 있다. 틀에 박힌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창의적으로 일을 바라보면 그 일이 더이상 귀찮은 단순 업무만은 아닐 것이다. [각주:9]

맞는 말. 3월 새학기 초롱이 시절..ㅋㅋ 뭐든게 재밌고, 얼른 자고 내일 또 학교에 가고 싶었다. 뭐든게 재밌었으니까. 그리곤 뭐든지 내가 맡아서 하고 싶었고, 피곤해하는 동료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이렇게 재밌게 돈을 벌 수 있다니.. 양심에 찔리기까지 했었다. 그당시에 일기를 써 남겨놓지 않은게 아쉬울 따름이다. ㅠㅠ 




광고대행사에 다니던 시절 기획안 작성에 대해 사수로부터 좋은 레슨을 받았다. 먼저 A4용지를 반으로 잘라 대략 50장 정도를 준비해놓는다. 그리고 연필로 한 장 한 장 거칠게나마 구상한 내용을 작성해나간다. 그렇게 하다 보면 각 페이지 사이의 연결과 맥락이 맞는지 바로 잡아낼 수 있고 순서를 바꾸는 것도 용이하다. 연필로 하기 때문에 중간에 수정하기도 쉽고 직접 종이에 적는 작업이다 보니 내용에 집중할 수 있는 힘과 창의력도 생긴다. 반면 처음부터 파워포인트 형식에서 작성하기 시작하면 전달하고 싶은 내용에 집중하기 보다는 페이지 모양을 꾸미는 데 집중하느라 형식상 일하는 척만 하게 된다. [각주:10]

오.... 이렇게 성가신 작업을 좋은 레슨이라고 생각한 그녀에게 감탄을. 그리고 읽어보니 정말 맞는 것 같다. 괜한 대칭주의때문에 직각주의때문에 PPT는 열을 맞추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자주. ㅠㅠ 뭐랄까. 요령이 없는 게 아니라, 일의 본질과 핵심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방법을 취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지도안(?), 시나리오(?)를 손으로 짜보자. 하긴 그간을 떠오려보니 손으로 쓰면서 말하면서 이것저것 노닥노닥하며 짰던 시나리오들이 참 좋았던 구상이었던 것 같다. 

뜬금없지만 나는야 감독 ! 


질문하기와 더불어 '자기 의견 얘기하기'도 갖춰야 할 자질 중 하나다. 눈치만 살피며 소신껏 자기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것은 거부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자기 의견을 피력해서 손해 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각주:11]



[각주:12]나 김현아는 이것을 마르고 닳도록 보거라. 또 내년에 만날 병아리 후배에게도 보여주자. 맘 속에 새기자. 답은 사실 책 속에 있었구나. 



처음부터 김새는 얘기라고 할지 모르지만 저마다 개성이 남달랐던 여러 상사들을 모셔보기도 하고 상사로서 부하직원들도 거느려본 내가 내린 결론은 '적어도 상사에게는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주:13]


부하직원이 우물 안만 보는 제한된 시각으로 상사의 단편적인 무능력만 공격하다 보면 나보다 인생 경험이 많은 어른들의 지혜로움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따.

그럼, 자신이 상사보다 낫다고 확신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상사의 한 가지 약점을 발견하고 그것만으로 상사의 모든 점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다. 상사가 '약한' 특정 업무에 우연히 내가 '강하면' 자신이 그렇게 잘나 보일 수가 없다. 그런 일이 몇 번 생기면 그때부터는 아예 상사를 무능력자로 낙인 찍어버린느 것이다. 

편의대로 해석된 상사와 미화된 자신을 놓고 오로지 내가 얼마나 아까운 인재이고 그가 얼마나 배울 것 없는 상사인지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객관적으로 상사의 강약점도 냉정히 평가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고 만다. [각주:14]


2할이라는 입장을 부담스러워하는 후배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더없이 간단했다. "어차피 상사한테 편애받으면 동료들로부터 견제를 당하는 건 당연해. 네가 처신을 잘해서 그 동료들에게 직접적으로만 해를 안 입히면 돼. 그리고 자신감 있고 뻔뻔하게 넘어갈 줄도 알아야 해."[각주:15]


한 번이라도 윗사람이 돼본 경험이 있으면 알 것이다. 아랫사람이 내게 싫은 소리 하는 것을 듣는 심정을. 그리고 그게 맞는 말일수록 더욱 못마땅하다. 대부분의 평범한 윗사람들에게는 일이 조금 서툴더라도 자신의 가르침에 순순히 수긍하는 직원들이 훨씬 예쁜 법이다. [각주:16]

이 점에서 내가 존경하는 부장님의 핵이 보이는 듯하다. 첫째로 그녀는 내가 그녀에게 맞는 말을 할 수 있게 분위기를 내어주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내가 아니라고 말한 첫 존재가 되어주었으며, 그것을 끝까지 다 들어주셨다. 둘째로는 이와 같은 일이 있었음에도 그녀는 그이전과 다른 게 없었다. 되려 후에 나의 마음을 챙겨주시기까지 했다. 그때에야 나는 굉장히 부끄러웠고.. 그 분의 커다란 품에 안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늘도 역시나 멋있는 우리 부장님.



[각주:17] 김현아는 보아라2. 



자신의 목표가 뚜렷이 서 있지 않는 한, 어딜 가나 3개월만 지나면 대개 회사가 맘에 안 들고 일도 재미없고 회사 동료들도 몇몇을 제외하고는 마음에 안 들 것이기 때문이다. [각주:18]

그렇구나. ㅋㅋ교직이라는 특수한 지루한 상황에서만 그런게 아니구나 했던. 늘 다른 직업들은 매일 재밌고, 여유가 넘실댈 것 같다고 막연히 상상했었다. 근데 그게 아닌가봐! 



무엇보다도 몸은 이유 없이 아프지 않는다. 몸이 주는 메시지를 무시하면 심신의 균형이 깨지면서 더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나이들어 꾀만 늘어가는 자신의 머리를 믿지 말고 이럴 때는 솔직하고 우직한 몸이 보내는 신호를 믿어야 한다. 두 가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당신은 밤에 잘 자는가? 그리고 당신에겐 식욕이 있는가? [각주:19]


정신과 전문의에 따르면, 의욕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심신이 아프고 지쳐 있으면서도 건강한 척하는 것이 가장 안 좋다. 못하는 것은 못하겠다고 상사에게 솔직히 고백할 줄 아는 것도 자기를 지키기 위한 하나의 능력이라는 말이다. [각주:20]


자신의 직감을 믿고 그에 따라 행동하거나 판단을 내린 적이 있는가? 만약 그런 적이 없다면 당신은 아까운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혼란스러운 일이 닥쳤을 때 여러 가지를 따져봐서 이성적으로 판단했건만, 나중에 결과적으로 뚜껑을 열어보니 '아, 역시 내 직감이 맞았구나.'라고 무릎을 칠 때가 종종 있다. 논리적인 결론을 내렸지만 왠지 찜찜했던 것이 마음에 걸렸으리라. 

직감은 매우 비논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원래 그것은 본능적으로 우리를 지켜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각주:21]


가령 당신이 33세라고 치자. 당신의 나이는 평생에 걸쳐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시작하기에 결코 늦은 나이가 아니다. 하지만 27세와 비교하면 다소 불리할 수 있다. 단지 그뿐이다. [각주:22]

단지 그뿐이다. 그정도의 불편함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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