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가면서 나는 사람들의 이상한 말에 분명히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무례한 사람들은 내가 가만히 있는 것에 용기를 얻어 다음에도 비슷한 행도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삶에서 만나는 다음 사람들에게도 용인받은(그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행동을 반복했다. 또는 나는 그런 말에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패배감을 쌓아갔고, 그렇게 모인 좌절감은 나보다 약자를 만났을 때 터져 나오기도 했다. 갑질의 낙수효과다. 2
실제로 여자들은 말하고자 하는 내용보다 그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쓴다. 그러다 결국은 말하는 자체를 포기해버리곤 한다. 버릇없어 보일까 봐,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하면 상대가 나를 싫어할까 봐서다. 그런 걱정을 하는 여자들에게 다 같이 당당해지자고 말하고 싶다. 여자들이 일상에서 당당한 것이 남자들이 그러는 것처럼 당연해진다면, 언젠가는 이 표현이 사라지는 날도 오겠지? '당당하다'가 복잡한 뉘앙스의 칭찬으로 쓰이지 않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3
일상에서 작은 거절을 조금씩 해볼 것. 거절도 근육이 필요한 일이라 처음에는 어렵지만 작은 것부터 해보다 보면 갈수록 쉬워진다. 의외로, 거절을 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4
인간관계는 시소게임이나 스파링 같아서, 체급의 차이가 크면 게임을 계속할 수 없다. 한두 번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져줄 수 있겠지만, 배려하는 쪽도 받는 쪽도 금방 지칠 뿐이다. 인간관계를 지속하는 요건으로 '착함'을 드는 사람에겐 그건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건강할 수도 없다고, 예전 내 모습이었던 착한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어느 한쪽이 착해야만 유지되는 관계라면, 그 관계는 사실 없어도 상관없는 '시시한' 것 아닐까? 5
"항상 양보하지 않아도, 네 주장을 펼치더라도 미움받지 않는다"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그런 훈련을 하려면 '좀 미움받으면 어때?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는 거니까'하고 애써 담대해질 필요가 있다. 착해지려고 애쓰지 마라. 6
요즘도 가끔 우울한 날이면 뭐라도 사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일상은 굴욕적이지만 쇼핑의 세계에서는 소비자로서 배려와 존중을 넘치게 받을 수 있으니까. 그럴 때는 그저 그 상태임을 알아차리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 카드를 꺼내기 전에 먼저 나를 다독여주는 것이다. '너 요즘 많이 힘들구나'하고. 7
"사람은 모든 질문에 대답하지 않아도 된단다. 모든 것에 대답하려고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잃어버린다. 자기 자신을." 8
기억 또한 보정된 사진과 같아서 사실 그 자체보다는 편집과 자기애가 꾸덕꾸덕 뭉쳐 있다. 그래서 인생에서 무언가를 회상할 때는 '상처를 주었다'는 기억보다 '상처를 받았다'는 기억이 압도적으로 많아지는 것 같다.
인터넷에서 '진상', '갑질' 같은 기사와 그 댓글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갑질을 당했다는 사람은 차고 넘치는데 어째서 갑질을 했다는 사람은 찾기 힘든 걸까? 나도 그런 적이 있을 텐데, 잊고 싶어서 잊은 거겠지. 기억 보정이란 게 이토록 위험하다. 9
요새 나는 체중을 재듯 주기적으로 내 마음의 상태를 지켜본다. 상태가 나쁠 때 단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자꾸 화가 나고, 별것 아닌 일에 과하게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증상이 보이면 일을 좀 줄이면서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최소화한다. 10
전 문화부 장관 유인촌이 한예종 학생들에게 "서사창작과가 왜 필요한가?라고 물었을 때,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우리가 당신을 왜 뽑아야 하는지 1분 안에 설명하시오"라고 할 때, 여기에 답을 해야 하는 존재들은 검증받으면 살아야 남겠지만 그럴 확률이 별로 없는 전형적인 을들이다. 이제 나는 그처럼 질문자의 의도가 명확한 물음에는 솔직하게 대답하지 않는다. 11
아이들은 자기가 보는 세상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상상할 수 없기에 처음 본 그 상태를 고유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자기와 타자가 분리되지 않아 자기 중심적으로만 세상을 보는 것이다. 어른인 사람은 처음부터 어른이라고 생각하기에 할머니가 엄마의 엄마라고 하면 놀라기도 한다. "선생님도 엄마 아빠가 있어요?" 하고 놀라기도 하고, "선생님은 남편이랑 남자 친구랑 같이 살아요?"하고 해맑게 묻기도 한다.
그러니 모르는 일을 없는 일처럼 대하는 건 얼마나 아이처럼 유치하고 좁은 행동인가. 사람에 대한 상상력이 없으면 다른 사람을 쉽게 미워하게 되고, 윽박지르게 되고, 잘못부터 따진다. 12
나는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사적으로 만나지 않는다. 그들이 주변을 병들게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아무렇지 않게 피해를 준다. 딱히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닌데도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다. 다른 사람들을 자신과 같은 인격체로 여기지 않고 의사 결정을 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발생해 비판을 받으면 상대 쪽으로 튕겨내 버리는 데에도 능하다.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과 오래 관계를 맺으면, 그렇지 않았던 사람도 정서적으로 불안해지며 자존감이 급격히 낮아진다. 13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도 결국은 상대의 '의외성'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지점을 유심히 보고, 거기서 특별함을 찾아내는 일이다. 취미나 말버릇, 취향 같은 것에서 자신과의 공통점을 찾아내 그 위에서 조금씩 서로의 색을 덧입히는 커스터마이징 같은 것이기도 하다. 이별하고 슬퍼하는 사람 앞에서 "세상에 남자(여자)는 많아"라고 하는 말이 위로가 되지 않는 게 그 때문이다. 14
소설가 김훈이 "기자를 보면 기자 같고 형사를 보면 형사 같고 검사를 보면 검사 같은 자들은 노동 때문에 망가진 것이다. 뭘 해먹고 사는지 감이 안 와야 그 인간이 온전한 인간이다"라고 했는데, 나는 이 말을 아주 좋아한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일관된 모습을 연기할 필요는 없다. 나만의 독창적인 캐릭터는 의외의 모습들이 모여 완성된다. 저 흉포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레서판다처럼. 15
우리는 저마다 읽히기를 기다리는 책 같아서 누군가 나를 읽어나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기를, 대충 읽고선 다 아는 양 함부로 말하지 않기를, 다른 책 사이에서 나만의 유일한 가치를 발견해주기를 원한다. 그럼에도 정작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어떤지? 토마스 만은 <토니오 크뢰거>에서 우리가 어떤 사람을 간단히 한마디로 규정해버리는 것을 가리켜 "당신은 (그런 식으로) 처리돼버렸군요!"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누가 나를 '처리'해버리면 화를 낼 거면서 남들은 쉽게 '처리'해버린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으려면 내 목소리를 낮춰야 한다. 판단을 뒤로하고 자세히 살펴보는 것은 의외로 어려운 일이며, 그렇기에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 중 하나다. 무언가를 보고 더 많이 느끼는 사람은 더 많이 생각한 사람이고, 더 많이 생각한 사람은 더 많이 보는 사람일 것이다. 더 많이 보는 사람은 여러 입장을 모두 보는 것이나 다름없으므로, 자신이 살아보지 않았던 삶까지 살아볼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우리도 유일한 사람이 될 수 있겠지. 16
자신의 감정을 믿어라. '불쾌하다'는 감정은 원래 주관적인 것이다. 다른 사람이 허락하고 말고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두 번째로 할 일은 웃지 않는 것이다. 정색하면서 거부하기가 힘들더라도 최소한 웃지는 말아야 한다. 많은 여성은 순간적으로 너무 당황해 웃어버리곤 한다. 거절할 때조차도 너무 단호하게 들릴까 봐 머쓱하게 웃는다. 그러니 여지를 주지 말자. 17
그렇다고 참고만 있기에는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 서로 상처받지 않고 대화를 종결하는 데 필요한 자기만의 언어를 준비해두어야 한다. 나는 그런 상황에서 주로 두 개의 문장을 사용한다. 바로 "그렇게 생각하시는 군요"와 "그건 제가 알아서 할게요"다. 18
일상에서 무례한 사람이 당신을 평가하거든 '저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는구나'하고 넘겨버려라. '그의 말이 사실일지도 몰라'하면서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그는 나를 잘 모를뿐더러 나에 대해 열심히 생각하지도 않는다. 몇 년 후 "그렇게 말한 적이 있는데 기억하세요?"하고 물어보면 분명 기억하지도 못할 것이다. 그런 말을 곱씹는 게 억울하지 않은가? 나의 과정을 모두 아는 사람은 나뿐이며, 자신을 신뢰하는 사람은 남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려 할 때마다 나는 이렇게 다짐한다. '사람들이 말하게 두고 나는 나의 일을 하러 가자' 19
"회사는 아름다운 곳이 원래 아니다. 그렇다고 마음먹으면 역설적으로 좋은 점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20
회사나 회사 사람들에게 너무 큰 가치를 부여하고 너무 많은 것을 바라선 안 된다. 회사가 자기계발도 시켜주고 영혼의 단짝도 찾아주는 좋은 곳이라면 애초에 월급을 줄 리가 없지 않은가. 세상 대부분의 것이 그러하듯이 모든 관계는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때 유지될 수 있다. 회사가 나를 책임지지 않고 회사에서의 관계가 일시적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일로써 만난 사람들에게 갑질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지나치게 헌신하다가 배신감에 울 일도 없고 말이다. 회사의 명함 말고도 나를 설명해줄 일을 밖에서 자꾸 찾고, 회사 동료가 아니어도 나와 놀아줄 사람을 찾아 나서라. 회사에 대해서는 약간 체념한 채로 일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21
한 번에 되지는 않았지만 내가 받은 말의 쓰레기도 버리려고 노력했다. 무엇보다 그럴 가치가 없는 사람이 나의 감정을 틀어쥐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불쾌했다. '너는 쓰레기를 줬지만 나는 받지 않았어. 그럼 그건 네 거지 내 것이 아니야'라고 생각하려 애썼다. 그와 업무를 함께 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휘둘리지 않으려고 마음 속에 금을 그어두고 그를 대했다. 그러자 그의 말에 일희일비하는 정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가 나를 비난하든 칭찬하든 그건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자 상처를 덜 받게 된 것이다. 그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별다른 동요 없이 "네, 알겠습니다"하고 돌아서서 잊었다. 22
'내 인생의 봄은 끝났다'라고 썼을 때 정말 내 인생의 봄이 끝났던가? 당연히 아니다. 어떤 일은 시간이 지나야만 선명하게 보인다. 스무 살에 당면한 문제들은 대부분 내 인생 최초의 것들이었고, 그래서 어려웠고, 체감하는 온도도 너무 높았다. 다른 사람들은 온탕에서 여유로운데 나 혼자만 열탕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것 같았다. 23
작가는 작가임을 실감케 한 대목. 내 친구들과 나는 위와 같은 느낌을 '알바 처음하는 느낌'이라고 일축했는데 작가는 더 와닿는 표현을 썼다. 다른 이들은 온탕에서 여유로운데 나만 열탕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고군분투하는 느낌..
작가의 스무 살, 그리고 나의 스무 살처럼 지난 해의 나는 열탕에서 땀을 뻘뻘 많이도 흘렸다. 그래서 더 외롭고 더 지난했다. 앞으로 또 내 인생에서 열탕에서 헤매는 일이 있을까? 당연히 그렇겠지? 그게 뭐이든 조금은 덜 뜨겁길, 덜 허둥대길. 조금만 덜 말이다. 그리고 그만큼의 여유가 내게 깃들길 바란다. 또 내 동료들과 내 친구들에게도.
부모님에게 경제적으로만이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독립하면서 어른이 되듯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불화나 헤어짐은 어쩔 수 없다고 인정하게 됐으니까. 지금의 내게 맞지 않는 걸 예전에는 맞았던 사이즈라고 욱여넣고 있으면 필연적으로 자신을 미워하게 되고야 만다. 24
"... 상황이 좋지 않거나 원하는 걸 얻지 못할 때, 갈등이 있거나 반대하는 사람이 있거나 실망할 때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데서 '진의가 뭘까' 고민하지 않으려고 저 역시도 정말 노력하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상대가 무슨 말을 하면 그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너무 지나치게 의심하지 말고요. 상대의 말을 두 번 세 번 곱씹으면서 괜히 넘겨짚지 마세요. 그건 정말 건강하지 않은 업무 습관인데 그 생각에 빠지기가 너무 쉽습니다. 그런 마음의 덫에 빠지는 동료들을 너무 많이 봤어요. ..." 25
회사는 기본적으로 이익 창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리는 집단으로 꾸려진 임시 모임이다. 회사 사람은 친구가 아니라 이해관계가 같은 동료일 뿐이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을 하다 보면 나와는 전혀 맞지 않는 가치관을 가진 동료가 있을 수 있고, 면전에서 나와 대립하는 동료가 있을 수 있다. 스트레스가 극심한 상황에서는 사려 깊게 대하기가 어려워 무심코 말이나 행동으로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 모든 일에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고 이유를 곱씹다 보면 나락으로 떨어지기 쉽다.
특히 상대의 행동을 넘겨짚고 곱씹는 버릇을 없애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자꾸만 의도를 곱씹다 보면 피해의식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해되지 않는 상대의 반응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하고 드러난 사실 자체만 봐야 한다. 그처럼 적당한 무심함과 둔감함은 상대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존중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태도이기도 하다. 직장에서 이런 마음으로 서로를 대한다면 스트레스가 확연히 줄어들 것이다. 내가 만난 성공한 직장인드르이 롱런 비결이 이것이었다. 26
뼈 있는 말을 하는 사람은 평소 상대에게 섭섭한 일들이 쌓여 폭발 직전인 경우가 많다. 또는 이미 개선점에 대해서 이야기 했지만 상대가 듣지 않아 시니컬해졌기 때문일 때도 있다. 그렇게 마음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관계를 유지하다 보니 자꾸 숨겨둔 가시가 삐죽삐죽 튀어나오고, 그것이 말이 되는 것이다. 나는 뼈 있는 말을 자주 하거나 듣게 되면 이 사람과의 관계를 잠시 쉴 때가 됐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인다. 27
나이가 들면 그동안의 경험치를 바탕으로 마음속에 사람의 유형을 혈액형 나누듯 감정적으로 구분하고, 내 스타일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자꾸 나누게 된다. 상처받지 않으려는 본능 같기도 한데, 이처럼 사람을 빠르게 판단해 편을 가르는 것이 습관이 되면 만나는 사람의 영역이 더는 확장되지 않고 멈춰버린다. 주변에 생각과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만 두면 사람은 급속도로 '꼰대'가 되고 만다. 28
원래 절대 안 사는 어느 누군가의 인간관계 혹은 처세법 책을 내가 감탄하며 읽었다. 참 신기하다 정말로, 나조차도 나를 알 수 없다. 글을 참 맛있게 쓴다는 느낌의 작가, 알고보니 카카오 채널에서 내가 몇번 브런치를 통해 글을 읽기도 한 분이었다. 그래서인지 익숙한 글들이 보이기는 했으나 다시 읽어도 좋은 글들이 많았다. 여러 가지 생각도 하게 되었고 또 이런 류의 책에 대한 나의 편견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편식하지 않는 독서의 2018년이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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