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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앞으로는 여성의 섬세한 리더십과 모성 본능의 패러다임이 점차 더 강조될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여성 리더들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여자로 태어난 건 결코 죄가 아니다. 여자로 태어난 건 행운이다. 여자로 태어난 건 특권이다. (28)

 

그렇게 몇 년이 지나자 나는 얼마간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가슴 한편에 항상 도사리고 있던 뜨거운 열망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좀 더 나은 선진 의학과 선진 의료 시스템을 배우고 싶었다. 힘들고 어려운 길이겠지만 나 자신과 환자들과 조국을 위해 나에게는 새로운 날개가 필요했다. 더 높은 비상이 필요했다. 미국으로 가리라, 미국으로. 미국은 그렇게 나를 부르고 있었다. (61)

여유는 찾지만, 다시 그 어두운 곳에서 뜨거운 열망이 꿈틀댄다라니.
꼭 내 이야기 같았다. 절대 흘려듣거나 지나칠 수 없는 내 안의 소리.

 

가족들 모두 걱정을 많이 했는데, 특히 어머니는 내 유학을 거듭 만류했다. 병원 운영도 잘 되는데 왜 굳이 그 먼 타국까지 가서 공부를 해야 하는냐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내가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해서 아들딸 낳고 행복하게 살면서도 얼마든지 환자들을 잘 돌보는 훌륭한 의사가 될 수 있다고 하셨다.
"어머니, 걱정 마세요. 공부 더 많이 해서 훌륭한 의사가 되어 돌아올게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실력 있는 산부인과 의사가 되려면 지금 유학을 가지 않으면 안 돼요. 제가 누구예요? 어머니 딸인데, 이왕이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똑똑한 의사가 돼야 하지 않겠어요?" (70)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인데도 미국에서는 의료진이 환자의 알 권리를 존중해서 환자 개개인에게 진료 내용과 치료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미국으로 유학 오기 전 내가 본 우리나라 의사들은 대부분 귀찮아서인지, 말을 해도 못 알아들을 거라 생각해서 그랬는지 환자에게 병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았다. 그랬기에 이 광경을 보자 가슴속에서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내가 환자가 되어 미국 의료 시스템을 경험한 일도 있다. 어느날 난소에 주먹만 한 혹이 생긴 걸 발견하고는 그것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을 담당한 의사는 불안해하는 내 손을 꼭 잡아주었다. 그러더니 "치료가 잘 될 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내가 안심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 순간, 의사의 말 한 마디가 환자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비로소 깊이 깨달았다.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도와줄 테니까."
수술을 앞두고 불안해하는 임신부의 엉덩이를 다독이며 내가 늘 이렇게 말하는 것은 유학 시절 몸에 밴 생각과 습관 덕분이다. (81)

내가 경험해보고서 알게 되는 '듣기 좋은 말'이 있는 건 확실하다. 열심히 해주려고 하는데, 내 마음이 벅차고 바쁠때에는 안타깝지만 이조차도 쉽지 않다.
그래서 내가 한 모든 경험은 다 공부라고 하나보다.

 

 그는 내가 청혼을 거절했다고 생각해 연락을 하지 않았다. 나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하고, 때로는 함께 춤을 추고, 친구처럼 지내는 것은 참 좋았지만 그가 남자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결혼은 전혀 생각해본 일이 없었다. 더 이상 그를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그와 결혼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86)

크. 뼈맞았다.

 

만약 그때 신앙처럼 붙들고 있던 이런 생각을 송두리째 날려 버릴 정도로 나를 사로잡는 남자가 나타났더라면, 내 모든 가치관을 내던지고 인생 전체를 바쳐도 좋을 만큼 멋진 남자를 만났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그 남자와 결혼해서 아들딸 낳고 행복하게 잘 살았을지 모른다. 그런데 그런 남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한 점의 아쉬움도, 후회도 없다.
'운명은 내가 만드는 것이지만, 결혼은 이미 날 때부터 정해진 팔자다.'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생각하며 살아오고 있다. 내가 의사가 된 것과,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게 된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었다. (88)

크.. 그래, 필연일 수도 있겠구나.
근데 저말 너무 와닿는다.
모든 걸 날려버리고, 모든 가치관을 내던지고 인생 전체를 바쳐도 좋을 만한 사람이 나타나면 좋겠지만. 뭐 아닌걸, 없는걸 어쩐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길여님 머쪄용ㅠ

 

"빨리 올라가세요!"
이 말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다. 가뜩이나 긴장하고 있는 환자에게 자꾸 채근을 하는 것은 옳은 자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직원들에게 환자 앞에서 절대 이런 말을 하지 말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요일별로 과목을 바꿔서 직원들을 모아놓고 친절 교육, 영어 회화, 여성과 질환, 부인과와 산과 등에 관해 내가 아는 모든 것을 가르쳤다. (101)

 

의사는 환자의 고통과 절박함을 그때그때 해결해주는 봉사자다. 환자들이 의사들 편의를 위해 적당한 시간에 적당한 만큼만 아파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중요한 일이나 명분이 있더라도 의사가 환자의 진료를 거부하는 일이 있거나, 환자가 있는데 스스로 병원 문을 닫아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세상이 아무리 달라져도 절대로 변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의사는 단순한 노동자도 월급쟁이도 아니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천직이다. 다른 일은 멈췄다가 다시 할 수 있지만, 한번 떠나버린 생명은 결코 다시 살려낼 수 없다. (103)

교사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았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이다. 환자를 고치고 살리는 건 첨단 의료 기기나 시설, 의사의 실력이나 지식만이 아니다.
'내가 저 환자를 반드시 고치고야 말겠다. 저 환자를 반드시 살려낼 수 있다'하는 강렬한 믿음과 정성이 있으면 그렇게 되고야 만다. 불가항력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경우 그럴 수 있다는 말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확신한다. (121)

 

나는 환자가 많다며 불평하는 의사를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의사가 됐을까? 구름같이 몰려드는 환자들 때문에 나는 결혼도 하지 않았지만 단 한 번도 환자가 많다고 불평해본 일이 없다. 환자만 보면 없던 기운도 솟아났다. (141)

 

나에게 병원이란 세상 그 자체였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이길여 산부인과를 개원한 뒤 6-7년 동안 나는 '환자라는 거대한 숲 속에 파묻힌 삶'을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 답답한 느낌이 밀려왔다. 마치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차량 앞에 엄청나게 큰 바윗돌이 놓인 듯했다. 시곗바늘이 갑자기 멈춰선 것처럼 막막하고 혼란스러웠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
'환자를 핑계 삼아 현실에 너무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득 이런 생각이 고개를 들면서 깊은 회의에 빠져들었다. 갈등과 고뇌로 밤을 지새우는 날들이 많아졌다. 돌파구를 찾아야했다. 갈 길은 아직 먼데 이대로 멈출 수는 없었다.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150)

갈 길이 아직 먼데 이대로 멈출 수는 없다.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겠다.

 

1975년 나는 미국에 이어 일본으로 두 번째 유학길에 올랐다. 그때 내 나이 마흔셋이었다. (151)

지금 내가 유학에 가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닐 만큼, 두려웠겠지 실은.
그런데 두 번이나.. 이 자체만으로도 나에게는 충분히 영감을 주셨다.

 

물론 이런 결심을 이루는 일은 결코 쉬운 게 아니었다. 인천에 있는 자그마한 산부인과 병원 의사에 불과한 내가 이와 같은 거대한 꿈을 꾼다는 것은 망상일 수도 있었다. 세 가지 꿈을 과연 다 이룰 수 있을지 없을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아니면 100년이 걸릴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내가 본 일본인들은 참으로 부지런하고 집중력이 뛰어났다. 그들은 '잇쇼켄메이'라는 말을 즐겨 썼다. '한 우물만을 파 최선을 다해 일한다'라는 의미였다. 일본에는 말 그대로 '잇쇼켄메이'를 실천하는 의사들이 많았다. 환자를 볼 때나 연구를 할 때, 그리고 학생을 지도할 때, 한눈팔지 않고 온 정성을 다 쏟아 부었다.
나는 귀국을 앞두고 뜨거운 목소리로 외쳤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잇쇼켄메이!" (159)

나도 잇쇼켄메이!!!!!!!!!!!!

 

나는 돈을 많이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어머니 말씀대로 남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니, 내가 먹고 살 것만 있으면 환자들을 위해, 병원을 위해 다 내줘도 아까울 게 없었다. 병원은 이길여의 것이 아니라 환자들의 것이었다. (16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학생들 앞에서 강의할 때도 하던 이야기지만, 공부도 막무가내로 하는 건 아니다. 분명한 꿈이 있어야 한다. 공부에도, 인생에도, 분명한 꿈이 있으면 성공할 수밖에 없다.
내가 생각하는 꿈을 이루는 공부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하루 4시간 이상 자서는 안 된다. 하루 4시간 이상 충분히 잠을 자면서 뭔가를 이루려 한다면 그것은 욕심이고 망상이다. 공부가 됐든, 일이 됐든, 운동이 됐든 자신이 목표로 세운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하루 4시간 정도만 자고 나머지 시간을 온통 그 일을 이루기 위한 노력에 쏟아야 한다. (생략)

둘째,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 집중하고 몰입해야 한다. 잠만 적게 잔다고 해서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나머지 시간을 적절하게 써야 하는데, 그게 바로 집중과 몰입이다. (생략)

셋째, 뚜렷하고 분명한 자기만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 (생략)

넷째, 자신이 그리는 확실한 인생의 꿈이 있어야 한다. 4시간 이상 자지 않고, 집중하고 몰입해서, 최선을 다해 목표를 달성했다면 분명 대단한 사람이다. 그러나 목표를 이룬 것이 끝이 아니다. 1등을 하고,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유학을 가고, 돈을 벌고, 뭔가를 성취했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이 바로 인생의 꿈이다. (241)

 

성공한 인생이지만 돈이 없을 수 있고, 성공한 인생이지만 낮은 지위에 있을 수 있으며, 성공한 인생이지만 남들이 알아주지 않을 수 있다. 성공은 무언가를 가진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 무엇을 이루었느냐 하는 '성취'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242)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이 성경 구절이 꼭 기독교인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작은 사랑이라도 실천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받는 기쁨을 베푸는 즐거움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279)

 

의료장비는 내게 보석보다 더 소중하다.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있으면 나만 행복하지만 그 돈으로 첨단 의료 기기를 사면 ㅜ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진다. 이게 훨씬 더 멋지게 자신을 가꾸는 일이 아닐까? 멋이란 바로 이런 거라고 생각한다. (287)

멋에 대하여.

 

진심이 통하면 사람 사이에 깊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289)

 

내가 먼저 사랑하고 마음을 주면, 상대방도 내게 사랑을 주고 마음을 열게 되어 있다. 남들은 내가 자식이 없어서 외로울 거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이처럼 많은 가족들이 있기 때문에 절대로 외롭지 않다. (290)

 

"바람개비는 바람이 불지 않으면 돌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나를 이끈 좌우명이자 원동력이다. 나에게 거센 바람은 역경이 아니었다. 바람이 강할수록 나는 거친 바람을 이용해 바람개비를 더욱 힘차게 돌렸다. 시골 소녀가 돌리던 작은 바람개비는 점점 거대한 풍차로 변해 오늘의 가천길재단을 일군 에너지가 되었다. (292)

크... 너무 멋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거센 바람은 바람개비인 나에게 역경이 아니다. 오히려 나의 원동력이 되어주니까.
크.................................

 

너무 모질고 가혹한 말처럼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1등을 하고 1인자가 되어야 남에게 더 많이 베풀 수가 있고, 이웃을 살필 여유를 갖게 되며, 사회와 국가를 위해 봉사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얘기다. 물론 하다 보면 1등을 못할 수도 있고, 1인자가 못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해보지도 않고 정상을 포기하는 것은 나약하고 비겁한 일이다.
1인자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밀려드는 새로운 상황에 맞서 항상 새롭게 도전해야 한다. 1인자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게 아니라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1인자가 되기 위해서는 나태해지고 안일해지고자 하는 유혹으로부터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1인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일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294)

1등하는 것의 좋은 의의. 나도 1등할거다.

 

나는 인생을 대나무에 비유하곤 한다. 대나무 마디가 하나 완성되면 다음 마디가 자라듯, 한 가지 일을 매듭지으면 또 다른 일을 열심히 시작하면 그뿐이다. (295)

그뿐이다. 쿨해. 멋져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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