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조림 몇 개 때문에 한 노인을 죽이려고 했을 때, 저희는 짐승들이 되어 있었습니다. 한 노인을 살려주고 나니, 그제야 저희는 사회 속에 사는 인간이 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저희는 살았습니다." 1
지금의 사회 분위기가 그랬다. 무엇이든 차별을 하는 것들은 희대의 몰상식한 것들이고, 매장당해 마땅한 것들이었다.
그러자,
"뭐야? 가능하잖아?"
세상에 모든 차별이 사라졌다. 사람들 스스로도 놀랐다. 세상에서 차별을 없애는 게 가능했다니?
시간이 흘러 신인류 아이들이 자라난 뒤에도, 아이들의 여섯 손가락을 놀리는 사람은 없었다. 아이들 스스로도 창피해하지 않았다.
정말 별것 아닌 당연한 일들인데.
도덕교사는 참 어렵다고 매번 느낀다. 이렇게 당연한 말들과 일들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당연하게 행동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가르쳐야하니까.
그래서 더 재밌고, 자극적이고, 참신한 것들을 수업에 가져오려 한다. 하지만 그또한 한계는 있기 마련이다. 아이들이 혹여 너무 가볍게 생각하거나 받아들이지는 않을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이 책에는 참 많다. 그래서 더 좋고 더 살갗으로 다가온다.
내가 노자나 장자와 동시대 사람이었더라면, 이 책을 읽듯 그들의 책을 읽었을까?
무튼 정말 정말 도덕교사에게 좋은 책!!!!!!! !!!!!!!!!!!!!!!!!!!!!!!!!!!!! 강추★★★★★
김대리는 꿈에도 몰랐다.
정대리가 비 오는 날을 가장 좋아했다는 것을 몰랐고,
자신이 맑은 날을 가장 좋아했다는 것을 몰랐고,
아내가 흐린 날을 가장 좋아했다는 것을 몰랐고,
아기가 지진이 있었던 날에, 그 흔들림이 좋아 방긋방긋 웃었던 것을 몰랐다.
우리는 무엇을 알고 살까. 당장 내 곁의 사람이 무엇을 싫어하는지 정말 잘 아는걸까?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또 잘 알까?
비단 곁에 있는 사람뿐일까, 나조차 관심 두기에 너무 바쁜 삶인데.
놓치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은건 아닐까- 반성하게 된 글.
유명 인사들의 급사가 몇 번 일어나자, 기업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곳간을 풀었다. 그 돈은 모두 사회안전망을 위해 투자되었다.
"한국의 청년들이 자살하는 이유가 뭡니까? 그 원인을 해결해야 합니다!"
"빌어먹을 학교 폭력! 그동안 왜 이렇게 손 놓고 있었던 거야?"
"노인복지가 이게 뭡니까? 언제까지 폐지를 줍고 다니시게 할거야?"
지하철에 읽다가 풉,하고 웃었던 부분.
학교 폭력이 나온게 왜이렇게 반갑고 씁쓸하면서 웃기던지.
이 외에도 열거된 수많은 사회 문제가 있었는데 내가 학교폭에서 웃었던 것을 보니, 어쩔 수 없는 교사이긴 한가보다. ㅋㅋㅋ
아휴 저 문제들 정말, 작가님이 써주신대로 척척 풀리면 얼마나 좋아!
이 책에는 작가님이 그리는(나도 대부분 동의하는) 이상사회의 모습이 매 편마다 등장한다. '오~ 신박하다!'하면서도 이내 슬픈 것은 이것이 소설이라는 점. 역설적으로 이는 상상에 불과하다는 것. ..
'자라다'와 '늙다'의 차이.
지금도 나는 어른이 된 어느 나이의 내 모습을 종종 상상하곤 하는데, 이런 상상을 어릴 때는 더 갈망하곤 했다. 언젠가 내가 어른이 된 순간의(그게 언제인지는 정말 궁금하다. 아직도 나는 스스로 어른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 날이 올까 싶기도 하고..) 나는 어떤 모습과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지금도 너무너무 궁금하다. 아직까지는 무의식적으로 얼른 나이를 먹어서, 성장해서, 자라서 어른이 되어야지- 했었는데.. 지금까지 내가 떠올린 단어에 '늙다'는 없었다는게 조금 충격이기도 하다. 난 자라고 싶지 늙고 싶은 게 아니니까.
아직도 늙는 게 두렵긴 하다.
자라는 건 좋은데, 늙는 게 두렵다라. 폐부를 꿰뚫리는 느낌이 드는 글이었다.
내가 늙어야 누군가는 자라는구나. 또 내가 자라면서 누군가는 늙고 있겠구나.
어렵다. 그리고 조금은 서글프다. 아직은 영원히 이십대 초-중반이고 싶은데!! !!!!!!!!!!! ㅠ_ㅠ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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