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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하게 얘기가 꼬이면서 오는 말에 가는 말로 응수하는 거친 말다툼이 한바탕 이어진 뒤, 지금까지 두 사람을 이어주던 유대감이 치명적으로 손상되고 말았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녀 안에 돌덩이처럼 딱딱해져서 죽어버린 것이 있었다. [각주:1]

이럴 때 나는 머리에서 하고 소리가 나는 것 같다. 일말의 모든 기대조차 사라지는 소리. 그리곤 입을 닫게 된다.

정말 하루키의 표현처럼 내 안에 돌덩이처럼 딱딱해져서 죽어버린 것이 생긴다.

 

나와 그녀는 우연한 기회에 각자의 스무 살 생일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것이 어떤 하루였는가, 라는 것이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스무 살 생일에 대해 잘 기억하고 있다. [각주:2]

나의 스무 살 생일? 엉엉 울었다. 기숙사 앞에서. ㅋㅋㅋ

슬픈 일이 있었던 게 아니다. 하루 종일 데이트를 했고, 기숙사 앞에서 생일의 마지막 선물과 편지까지 받았다. 그런데 왜 울었을까 나는. 아마 기대했었기 때문이리라. 생일에 받을 편지에 대해, 편지의 내용에 대해, 생일에 듣고 싶은 말들에 대해. 

그리고 다른 모습이지만 또 비슷하게 스무 다섯 살 생일을 보냈다.

 

비가 바람에 휘날려 창유리에 부딪치면서 불규칙한 소리를 울렸다. 침묵이 이어지는 동안, 노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의 눈을 보고 있었다. 그녀의 귓속에서 시간이 불규칙한 고동을 새겼다. [각주:3]

적막이 이는 때를 정말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귓속에서 시간이 불규칙한 고동을 새겼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귓볼을 긁적였다. 예쁜 모양의 귓볼이다. "인간이란 어떤 것을 원하든, 어디까지 가든, 자신 이외의 존재는 될 수 없는 것이구나, 라는 것. 단지 그것뿐이야."[각주:4]

 

"...(중략)... 나이를 먹는다든가 먹지 않는다든가 하는 문제가 아니라, 생일이라는 것은 당신에게 일 년에 딱 한 번 밖에 없는 정말로 특별한 날이니까 이건 좀 더 소중하게 여겨야지요. 그리고 유례를 찾기 힘든 그 공평함을 축복해야지요."라고. [각주: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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