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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세 개가 떨어지다
나는 혜임이 창문을 통해 바깥 풍경을 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끝이 많이 상한 혜임의 머리카락이 강한 햇빛에 닿을 때마다 노랗게 빛났다. 커다란 창을 통해 햇빛이 들어올 때 나는 빛을 노려보기 위해 눈을 크게 떴고, 혜임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나는 우리가 빛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혜임은 새 떼가 무서워서 자기 눈을 가리는 아이였고, 나는 새 떼가 무서워서 가까이 올까 봐 눈을 크게 뜨는 아이였다. 하지만 언젠가 내가 눈을 감고 혜임이 눈을 크게 뜨는 날도 있을 것이다. 햇빛을 노려볼 때의 화끈거림을 혜임도 알게 될 것이다(그것은 단순히 햇볕의 열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보여지고 있단느 것에 대한 어쩔 도리 없음 때문일까?). 살아 있는 경우라면 누구라도 변덕을 부릴 수 있고 그래도 된다. (15)
서해에서
서해도 모르는구나. 서해도 이유 없이 나를 만나고 나를 좋아했다. 물론 서해가 나를 좋아할 거라는 건 나만의 생각이고 착각일 수도 있지만 멍청하게 영민이나 장호 같은 남자를 계속 만나는 나를 서해는 그저 쳐다만 보고 있었으니까. 저런 멍청한 인간이 다 있느냐고 욕을 하면서 연락을 끊어버릴 수도 있는데 그러지 않았으니까. 그것만으로 좋았다. 따져보면 망한 게 없는 데도 망했다고 징징거릴 수 있어서 좋았다. 언젠가 약사 선생에게 고백하지 않았던 것처럼 나는 매번 망할 기회도 날려먹었는데 그것마저 나의 비참함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무튼 서해는 망하지 않은 나를 칭찬했으니까.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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