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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
삶이 이렇게 개운하단 말인가?
너어어어오어오어어어엉무 좋다


지난 주말은

완전한 날들이었다.
감사가 바다가 되어 넘치는 이틀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얼마나 기쁘고 충만한지!!!!! !
내가 정말 ‘매일’에 매몰돼 그간 이 행복을 알아차리지 못했었구나, 반성했다. 정말.
오늘부터는 미뤄둔 취미와 사교주간이라 또 굉장히 바쁘겠지만 그것도 좋아. 안 좋을 수가. ㅠ_ㅠ



현서에게 하나씩 준 캔버스가 작품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정말 무한한 현서의 표현.
칭찬을 싫어하고 마다할 아이는 절대 없다. 우리 현서의 잔뜩 주눅들고 숙였던 고개에도, 멋지다는 칭찬에 웃음이 봄처럼 퍼진다.
또 오늘 캔버스 하나를 줬는데 무슨 상상을 하고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ㅇㅇ이 어머님과 통화를 했다.
금요일에 가출을 했다고 하는 아이에게 엉엉 울고 있는 상처가 보였다. 어머님의 목소리에서도 비슷한 슬픔이 보였다. 어머님께서 감사하다고, 죄송하다고, “제가 더 잘 할게요..” 라고 하실 때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내가 뭐라고.


퇴근을 하려는데 이제는 석양의 빛이 더 길고 깊게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돌바닥이 석양을 그대로 비추니 눈이 부셨다.
노랗고 긴 서쪽 노을.


(졸업생을 만나는 바람에 시간이 소요됐고) 서둘러 뛰었지만 버스를 놓쳤다. 대신 그림같은 가로수가 보였다.



오랜만에 테니스를 갔다. 선생님은 그간 있었던 자신의 중대한 사건에 대해 말했다. 꼭 주말을 지내고 온 우리 반 아이처럼. 많이 속상했었는지 얼굴이 못 본 새 까슬해진 것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엔트러사이트 연희점.
테니스 마치고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있어 종종 테이크아웃을 한다. 특히 이곳은 저녁에 가야 그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에티오피아와 케냐를 고민하다가, 끈적한 맛이 먹고 싶어 케냐로 골랐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줌을 켠 채로 커피를 마시며 가을 밤을 걸었다.
C.S.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 한남대 이종태교수님께서 강의해주셨다.
어쩜 목소리가.. 정말 멋지셨다. 교수님 중에 목소리 탑은 김경일 교수님이라고 생각했는데, 못지 않다. 목소리가 문학 그 자체였다.
강의 내용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문학과 철학이 있는 종교가 필요하다고 하시는 말씀에 정말로 진심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움’이 ‘글’이 되었다는 것과 ‘별’의 이야기를 들을 때엔 가슴이 뛰기까지 했다.

나니아 나라의 별은 은퇴한 별신이 관장을 한다고 한다. 지구에 사는 어느 총명한 남자 아이가 나니아 나라에 가서 별신에게 말했다. “어? 신기하네요. 우리 세계에서 별은 가스의 폭발이에요.” 그랬더니 별신이 말했다. “아니야. 너의 세계에서도 별은 같단다. 별이 가스로 이루어졌다고 해서 가스로 존재해야만 하는 건 아니란다.”

존재의 구성과 의미(혹은 존재 그자체)와의 독립성.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 우리가 단백질로 구성되었다고 해서 우리는 단백질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글을 쓰다 보니 자연주의의 오류와도 일맥상통하는 듯 보인다.

나를 구성하는 것들이 무엇이든, 내 존재 그리고 존재 의미가 될 순 없다. 우리는 그리움이 많은 “사람”이니까. 영원, 자연, 하늘, 그 너머의 것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는 사람이니까.

참 좋았다. 아름다운 목소리와 다정한 문학이 만나 따뜻한 귀가길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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