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왕보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내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무리하게 다그쳐야할지, 그마저 자율성과 개체로서의 자조성을 존중해서 놔두어야할지. 어렵다.
지형이와 아빠 생일 선물을 사기 위해 집을 나섰다. 준비를 하며 전신 거울을 보는데 문득, 상아 생각이 났다. 동시에 친구라는 건 이 시간들을 기다려주고, 초조하게 지켜보는 게 아니라 나는 또 나대로의 삶을 살며 시간을 보내는 것. 바로 이 점이 떠올랐다.
내가 2018년 초에 상아에게 해주지 못했던 부분이고 동시에 상아를 잃었던 부분과 같다.
2021년의 초에 나는 상아가 아닌 보영이를(공교롭게 이 둘은 사촌이다.) 기다려 주어야지.
‘어디 봐라, 네 말이 틀린 걸 네 눈으로 똑똑히 지켜봐라.’가 아니라 ‘그래, 마음껏 놀다와. 여기 있을게.’의 마음으로.
전신거울을 보며 문득 이 생각들이 떠올랐다는 것이 의아하지만 어쨌든 잊지 말자.
올해의 내 숙제.
지형이를 만나 아빠 생일 선물을 사고, 타이 음식을 먹고, 약을 사 쥐어 회사로 다시 보내주었다.
방학이 있어 부럽다고 하는데 오늘은 나도 마음이 아팠다. 이런 이야기 잘 안하는 앤데, 오늘은 많이 지쳤나보다. 밥을 다먹고 너무 슬픈 표정으로 있기에 ‘누가 이렇게 어린이집 가기 싫어하는 아가 표정을 짓냐’고 했더니 정말 그 표정 맞다고 한다. 에공 맘 아파라.
교사라는 고작 내 범주 밖의 고됨과 피로가 나는 감히 헤아리지도 못하겠다. 그냥 안쓰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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