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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수능.
이제는 수능병이 없어진 것 같다.
교사가 되고서부터는 사라진 듯.
아마 평가원이 그동안 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거겠지.

어제 어찌 잠든줄도 모르게 휴일을 만끽하다 눈 뜬 아침.
추울 것이라는 건 며칠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어제 비가 온 덕분인지 햇살이 따가웠다. 10시쯤 일어나서 이불도 털고, 청소도 하고, 온갖 쓰레기도 버리고, 설거지 하고, 씻고, 밥먹고, 물 끓여뒀던 것 담아두고, 빨래 개고 하고 널고, 바빴다.
진짜 공기와 시야가 깨끗하다.
물들고 있는 단풍과 은행들이 반짝반짝 윤이난다. 그렇게 천천히 걸으며 디폴트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다가 문득 바라본 우리집.


층수를 세어보니 저기가 우리집인 것 같았고, 놓아둔 책과 침대를 보니 우리집이 맞았다. 찍고 34번을 타려는데 에어팟 너머로 누가 “현아쌤”하는 소리가 힐끗 들렸다. 버스를 타고 돌아보니 옆 차선에서 엄마와 같이 타고 있는 하얀패딩의 누군가가 있었다. 아기는 못 봤고 어머님과 웃으며 목례를 했다.
누굴까?
참 고맙고 예쁜 아이들. 언제 어디서나 날 보고 반겨주는게 그저 고맙기만하다. 살면서 내가 누군가에게 이렇게 무조건적인 사랑과 관심을 받기 쉽지 않은데, 나는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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