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창오빠 박사연구실에 앉아 히터를 켜고 있자니…
2016년이 떠올랐다.
똑같은 책상과 의자와 달랑 있는 간이 히터 모두 똑같다. 어쩌다보니 왼편 창가에서 두 번째 좌석인 것도 같네. 그때 생각이 난다.
그 후로 내가 내내 그리워했던 그 때.
그 고요함과 조용함이 생각난다. (분명한 건 조용하고 고요하지만은 않았을 거라는 점. 분명 마음은 불안했을 거고, 하루는 지루했을테니.)
어제 밤에는 잠깐 잠이 들어서, 쭉 자려다 일단은 씻었다. 씻으니 활력이 다시 돌았고, 그러니 “하고 자자”하는 마음이 들어 책상에 앉았다. 하기 싫음 30, 할만 하다 30, 내일 할까 30의 내적 투쟁 속에서 지형이가 퇴근을 했다. 요즘 회사 분위기가 다소 경직돼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 같았다. 그래도 집에 오니 편하고 좋은지, 부비적 부비적 귀찮게 했다. 빨리 숙제 하고 자야 그래도 6시간은 잘텐데… 내 마음은 촉박한데 자꾸 장난을 친다. 그래도 나는 해치우는 것에 의의를 두고, 숙제를 하는데 배가 고팠다(?). ㅌㅋㅋㅋㅋㅋ 배고프다고 치킨 먹고 싶다고 하니, 그럴까 먹을까 하다 또 축구 보고. 왠지 나도 저렇게 심드렁함에 편승해 야식을 제발 먹고 싶지 않아서 숙제에 집중해보지만, 왠지 나에게 상을 줘야할 것 같아서 또 치킨 타령. ㅠㅠ 그래도 지형이가 굳건하게 흔들리지 않아줘서(?) 숙제를 거의 마칠 무렵..
갑자기 현관으로 가더니, 내가 노래를 부르던 치킨을 ..!!!!!!!!!!!!
짜잔~ 하는데 진짜 눈물날 뻔 했다.
아 이런 게 프로포즈 감동인가 싶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1도 생각 못 했던 치킨이라 너무 너무 반갑고 감동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쓰면서도 웃기네 ㅠ 이게 이토록 감동이라니 ㅠ 근데 진짜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날만큼 행복하고 감동이었다(?).ㅠ
요즘 집에서도 숙제니 뭐니 하며 상대적으로 바쁜 내 옆에서, 다 할 때까지 리클라이너에서 기다려주는 지형이가 고맙다. 사실 나라면, 침대에 누워서 쉬었을텐데.
아무튼 결혼 참 잘한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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