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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가 시험이라 수행평가 점수 확인을 해주고는 자습을 주었다. 조용하게 공부를 하는데 예준이가 “선생님”하고 불렀다. 내가 다가가자 창가에 앉은 예준이는 “선생님 저기 보세요.” 라고 나즈막이 말했다. 내 눈은 창 밖 너머를 향한 예준이의 손을 따라갔다.
“고양이예요.”

작은 탄식이 밀려나왔다. 나도 모르게 조금 울컥하기도.
세상에..
창가에 앉아 매일 아침 두 고양이가 포옹하고 있는 것을 봤다던 예준이. 아끼는 보물을 소개하듯 예준이는 조심스레 내게 건네주었다. 자신이 아끼는 장면을.


언젠가부터 함께 있는 일 자체가 고역인 사람이 있다. 허. 내 눈빛 내가 숨길 수가 없어 괴롭다. ㅠㅠ
같은 말의 반복과 모든 것을 재단해버리는 얕음 그리고 어디선가 주워들은 것을 대강 얼버무려 말하는 것까지.. 모두 힘들다. 그중 가장은 역시나 그의 열등감. 그것이 너무도 무겁고 숨막혀서 나까지 할 말을 잃게 한다.
어쩔 수 없는 만남을 하고 돌아오는 길 그리고 집에 와서 계속 생각하고, 공부했다. 무례(?)하게 구는 건 아닌데 실상 무례한 것과 마찬가지인 그와의 대화.
정말로, 질리게 한다.  
ㅠㅠ 이외의 다른 표현은 생각이 나질 않아. 으 ㅠㅠ


대관절, 어머님께 난시와 음력 생일을 알려드렸다.
내 주위를 가득 에워싼 좋은 분들만 생각해야지. 또 언제나 후텁하게 마음을 덥혀주는 밥 한 덩이 같은 기억들을 꺼내보아야지.

하루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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