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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쏜살 같이 하루를 보내고,
그래도 내일은 우리 아기들 온라인이라 위안을 하며 최선을 다했다. 자습 시간에 무얼 읽지.. 하며 집었다 놨다 했던 <휴먼카인드>는 정말 흥미로웠다. 아니 재밌었다? 뭐라고 해야해. 나의 신념과 비슷해서 너무 반가운 책이라고 해야하나. 내가 몰랐던 연구들 그리고 역사적인 사건의 숨은 내막이 너무 궁금했다. 얼른 다음 장이 궁금해졌다. <사피엔스> 후로 이렇게 굵다란 대중의 선택을 받은 사회과학 서적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었는데, <휴먼카인드>가 그 신뢰의 위계를 보기 좋게 뭉개버렸다. 감사하다.

연구 주제를 이 책에서 따와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자 그동안 사두고 읽지 못했던 전공 관련 책들이 떠올랐다. <공정하다는 착각>, <냉정한 이타주의자> 정도가 먼저 떠오른다. 이 세 책을 방학 동안 읽으며 연구 주제를 떠올려봐도 재밌겠다. 다른 학문과의 융합도 생각해볼 수 있을지 모르고.

학교를 마치고는 다정씨랑 합정 <간코>에서 저녁을 먹었다. 사진은 미처 못 찍었지만, 카레와 돈가스가 맛있었다. 카와카츠 못 간 건 아쉽지만 매번 같은 곳을 갈
순 없겠지? (하며 위로해본다.)
그리고 연습실에 가기 전 <빌리프 커피>에서 예가체프를 테이크 아웃 했다. 음.. 따뜻할 때는 원두를 볶다 조금 태운(?)건지 탄 향이 살짝 났는데, 식으니 덜 나고 나름 괜찮았다. 그래도 굳이 <퀜치 커피>를 도처에 두고 <빌리프 커피>를 갈 것 같진 않다. (오늘은 시간이 부족했으니.)

오늘 바이올린 레슨에서는 바흐의 미뉴에트가 끝이나고, 슈만의 행복한 농부와 고셰크의 가보트를 연주했다. 특히 가보트의 경우 내가 꽤 자주 내적 흥얼(?)이는 곡인데 제목을 이제야 알게 됐네. 행복한 농부도, 가보트도 너무 재밌어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번 주는 연습을 많이 해두어야지. 기쁜 일은 오른 쪽 팔의 연주 감각이 돌아왔다. 잊지 말자.

레슨을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싶었지만 버스를 택했다. 오늘 6712 버스는 초록 초록(?) 했다.

저번에는 노란색이었는데, 빛이 바란 건 아닐테고. 대관절 연두색을 버스에서 만나니 괜히 에코-프렌들리한 버스인 것 같고. ㅎㅎㅎ

집에 와서는 정아랑 한 약속을 지키러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나갔다.

나는 어느 쪽일까.

지형이가 사준 옷들을 입고, 배드민턴을 챙겨 나왔다.
오, 바깥은 무지 시원했다. 그래서 걷는데 기분이 아주 금세 좋아졌다. 또 정아랑 이런 저런 이야기하니까 더.
여담이지만 나와 커플룩인 분들을 꽤 많이 만나서 ㅋㅋㅋㅋㅋㅋㅋ깜짝 놀라며 부끄럽고 즐거웠다. 정아왈 지형오빠가 아주 핫한 아이템을 사줬다며ㅋㅋㅋㅋㅋ 저 색 정말 완전 안전색이다. 어떤 어둠 속에서도 자알~ 보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0-40분 정도 걷고, 집 앞에 와 배드민턴을 쳤다. 어제부터 집 옆 공원 가로등이 저녁에 꺼져있어서 집 앞에서 치고 있다. 집들 사이에서 치는 거라 웃참 하며 침묵의 배드민턴을 친다. 골목에서는 탕- 탕- 탕- 탕- 하고 라켓으로 셔틀콕 치는 소리만 들린다. 오늘은 70개 랠리를 하자고 했고, 걸어 오며 사온 토레타 1리터를 다 마셨다. 뿌링클이 너무 먹고 싶은 우리 둘은 시킬까 말까를 23번 정도 고민하다 시키지 않았다. 집에 와 가위바위보를 이긴 내가 먼저 씻고 차례로 빨래까지 했다. 그랬더니 해쭈를 보다 정아가 뿌링클 그냥 시켜먹자고 했고, 주문.. 하게 됐다. K-배달이 정말 대박인 게 진짜 로켓처럼 도착했다. 다 먹고 딱 치우니 울리는 세탁기 완료음.

근래 다시 땀 뻘뻘 흘리며 운동하고 씻고 개운하게 자는 기쁨을 향유하는 중이다. 또 재즈 기타 곡을 즐겨 듣는 중이기도 하고.

오늘의 또 선물은 수연샘의 맛있는 샐러드볼과 ㅎ규부장님의 콜롬비아 게이샤 원두 200g. 사진은 내일 찍어야겠다. 매번 이렇게 넘치는 사랑만 받는 형국이다.

지금 듣는 곡이 너무 좋아 찾아보니,
Barney Kessel의 That’s All이라는 곡. 관악기가 플룻? 일까. 소리가 참 아름답다. 텅잉 덕분에 꼭 떨리는 마음을 안은 채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길 같다. 자못 신나면서도 얼마간 떨리는 그 마음.

아 맞다. 오늘 레슨 마치고 왕보랑 이야기를 하다가 지영언니가 이직할 거라는 소식을 들었다. 한미약품은 최종이 된 상태고, 유한양행은 최종을 기다리고 있다고.
그러고 보니 36살의 지영언니는 뭘 해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이런 저런 시도를 하는 자체가 멋있다고 생각하면서, 내 자신에게는 어쩜 그렇게 박한지. 공교롭게 아까 본 곽정은님 영상처럼 두려움을 가시화하자. 그리고 두려움보다 더 가치 있는 것들의 목록을 끌어내자. 도전해볼 수밖에 없게 말이야. 내일 차분히 나도 써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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