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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고 흘러 오늘 너의 생일.
어제부터 신경을 썼던 탓일까 꿈에서도 너가 나왔고, 꿈에서도 나는 생일을 축하해줬다.
세시쯤에도 눈이 떠졌고, 네시, 다섯시 차례로 뒤척였다. 이런 일이 잘 없는데.

일어나서 평소와 같이 출근 준비를 하고 버스에 탔고 어떤 용기인지 모르게 생일 축하한다는 카톡을 했다. 아마 오늘은 성태가 준 용기가 컸다.
곧이어 너에게 답장이 왔다.
놀랐고, 내심 기대도 됐고, 또 상처를 받을까봐 두려웠다.

학교에 와서도 연이어 카톡했다. 매우 조심스러웠다. 혹시 또 내가 상처를 줄까봐, 아니면 내가 상처받을까봐.

너로서는 꽤 솔직한 이야기를 했고, 나로서는 전혀 솔직하지 못한 이야기를 했다.

지치고 약해진 너의 영혼이 너무 가여워 오늘 하루 종일 운 것 같다. 언제 그렇게 작아진거야.

도와줄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도와줄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들고.
나도 무력해졌고 너무 겁이 났다. 너가 너무너무 너무 내가 닿지 못하는 곳까지 가버릴까봐.

오늘부터 너를 위한 기도를 하려고 한다.
사실 누군가를 위한 기도는 처음인 것 같다. 일회성의 빎을 빼면.
저벅 저벅 느리더라도 꼭 이 시간과 삶을 견뎌내어주면 좋겠다. 이렇게 멀리서 기도하는 것이 너에게 도움이 될지, 너에게 닿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널 위해 기도를 해야겠다.
생일 축하해. 그리고 아프지 마. 아파도 툭툭 털고 같이 일어나자. 여기 단단하게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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