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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을 잤다.

교장샘 차타고 겨우 위기를 피하던 중
이제는 탈출을 해야 했다.
그런데 이전 학교 졸업생들이 숨어 있었고
걔네를 데리고 탈출해야 했다.
몇몇 아이들이 상황 파악을 못해 화를 엄청 냈다. 마음이 급했으니까.
그러던 중 바깥은 설상가상으로 폭설이 내렸다.
나는 잔뜩 멋을 부린 봄 옷만 입었는데…
그런데 우리 외할아버지랑 집이 나왔다.
벽면을 가득 채운 할아버지 옷장에서 할아버지가 모자며 목도리며 잠바를 주시고 입혀 주셨다.
내가 아주 어릴 적에 봤던 할아버지가 자주 입는 검정 코듀로이 점퍼를 입으시고는.
바깥이 춥다고 이것 저것 자꾸 내어주셨다.
나는 할아버지한테 안겨서 엉엉 울었는데,
할아버지가 한 달 중 장날마다 현아 정아 보러 갈 생각에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고 하셨다.
너무 슬퍼서 막 잠이 깨려하는데 울면서도 ‘우리 할아버지는 살아계신데 난 왜 이렇게 슬퍼하는 거지’ 생각했다.
그리고 일어났는데 슬픔이 목끝까지 가득 차서 엉엉 울었다.

할머니 할아버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전부 계신 나는 종종 무섭다.
너무 헤어지기 싫은데,나랑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시간은 동일하게 흐르는 걸까. 마치 초롱이와 나의 시간처럼 우리는 다른 속도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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