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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은이 소통하는 법 :: 강주은

꼬마대장님 2021. 7. 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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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을 도전의 기회로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35)

 

저는 많은 사람이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의 삶에서 일을 한다는 건 중요해요. 특히 여성은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난 뒤에도 정신으로도 그리고 인격을 위해서도 계속 단련할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활동한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뜻이에요. 어떤 곳에 내가 필요하다는 것, 나에게도 쓰임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죠. <내가 기여하고 있다는 것>, <사회와 주변 환경에 나의 생각, 에너지, 노력을 내놓는다는 것>이 저의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늘. (42)

 

실패에 매력을 많이 느껴요. 괜찮아요. 지금 많이 실패를 해둘수록 제가 앞으로 더 잘해 낼 토대가 만들어진다는 생각이에요. 그런 마음으로 그 힘든 시간을 견뎌요. 실패를 했다는 것은 시작했다는 거예요. 조금만 지나도 되돌아보면서 <아, 그때 그랬지!>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이정표가 되어 주거든요.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어요. 그건 너무 명확해요.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해요. (54) 

 

자기들이 더 잘 안다고 나서는 자들이 정말 한둘이 아니었어요. 그럴 때마다 퇴근길에 너무 스트레스 받았죠. <아, 그 사람은 갑자기 어디서 나타나서 언제부터 뭘 했다고 그렇게 말했을까? 나를 무시하나?> 제가 공식적으로 실무를 맡아 진행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끼어드는 사람이 불필요한 의견으로 혼란만 일으키고, 또 뭐 하나 해낼 때마다 본인들이 한 것처럼 생각하더라고요. 그 모든 걸음은 제가 걷고 있는데 말이에요. 내 걸음이고 내 달음박질인데 상관없는 자들이 갑자기 나타나서 언제부터 뭘 했다고 그렇게 말했을까? 나를 무시하나?> 제가 공식적으로 실무를 맡아 진행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끼어드는 사람들이 불필요한 의견으로 혼란만 일으키고, 또 뭐 하나 해낼 때마다 본인들이 한 것처럼 생각하더라고요. 그 모든 걸음은 제가 걷고 있는데 말이에요. 내 걸음이고 내 달음박질인데 상관없는 자들이 갑자기 나타나서 그 마라톤의 상을 다 타가는 그런 상황요. 그럴 때마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금 저의 원칙으로 돌아가요. <나는 열심히 하고 있고, 이 일을 문제없이 해내고 있는 것 자체가 다행이고, 내가 마땅히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면 그 순간은 언젠가는 찾아올 거>라고요. 그런 순간이 지금은 가려져 있어도 빛을 발할 때가 올 거라는 희망을 생각하면서. (89)

 

내 스스로 만족이 안 되었는데, 하필 그럴 때 주변의 평가도 안 좋아요. 예를 들면 열심히 최선을 다했는데, 응원이든 칭찬이든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줄 알았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어요.
아무도 내가 원하는 말을 해주지 않아요. 오히려 내가 한 일이 좋지 않았다는 뉘앙스가 느껴져요. 그럴 때는 나에게 물어봐요. 내가 먼저 최선을 다했는지를. 그러고 또 물어요, 내가 저 사람들에게 칭찬받고 싶은 것인지를.
복잡한 마음을 단순하게 정리하는 편이군요.
우리는 플러스 알파로 필요 없는 것까지 다 떠올리고 생각하게 되거든요. 그런 순간에는 나의 실망과 콤플렉스가 나오기 쉬워요. 그래서 부수적으로 딸려 오는 그런 생각, 상상, 걱정들을 너무 순수하게 대하면 안 돼요.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해요.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내가 둥둥 떠다니면 어느 순간엔 다른 나라까지 간다고요! 그럴 필요는 없어요. 중요하게 생각하고 짚어야 할 포인트를 다 놓쳐요. 그건 일에서뿐만 아니라 가족 관계에서도 그렇고 친구 관계에서도 그래요. 첫 번째, 쓸모없는 생각에 사로잡혀 너무 멀리 가지 말자. 두 번째, 내게 부족한 것이 뭐였는지 다시 생각해 보자. 두 번째 과정이 특히 중요하죠. 나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것인데요. <내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 있나? 그럴 수도 있다. 나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자. 늘 겸손함을 가지자.> 조금 아프지만 그런 불편한 단계로 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요. (95)

 

그때 그 시선을 재빨리 나에게도 돌릴 줄 알아야 해요. <나도 저런 순간이 있겠지? 그런 '기회'가 온다면 나는 어떻게 다르게 행동할까?> 누군가를 보고 불편하다면 그때부터 저는 상황을 바꿔서 생각해요. 저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면 난 어떤 마음이어야 할까? 그렇게 연습해요. (97)

 

그분의 말로는 학교의 세계가 저에게는 너무 작대요. 그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어요. (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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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 마음은 거기에 있지 않았어요. 그래도 일부러 자세히 물어봤어요. 내가 여유 없는 와중에 일을 또 하나 맡은 거죠. 이건 단순하고 단편적인 사례지만, 이런 일들은 한곳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우리의 인생에서 계속 일어날 거예요. 가족 안에서도, 친구 사이에서도요, 회사에서도요. 우리가 더 신뢰할 만하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갈수록 그런 상황은 더 많이 생겨나요. (112)

 

당신은 칭찬을 받았을 때 어떻게 반응하나요?
칭찬을 받았을 때 또 너무 감사하다고 넙죽 받아들이면 오해할 수 있겠다 싶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저의 색깔을 같이 녹여 표현하고 싶기도 하죠. 그래서자주 이렇게 말해요. <아, 고마워요. 사실 그렇게 되고 싶어서 많이 노력했어요.> 이 말에 저의 솔직함과 순수함을 담아요. (113)

칭찬을 받았을 때 정석과 같은 말이 아닐까?
'써먹어봐야지' 해놓고는 아직도 한 번도 못 해봤다.
더 주의를 기울여봐야지.

 

뭐라도 의미 없이 지나가면 섭섭하고 슬퍼요. 작은 것 하나라도요. 우리가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성숙해져 가지만 그만큼 순수한 어린아이의 시각은 점점 사라지잖아요. 하지만 <어린아이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그 메시지가 제 마음속에 늘 있어요. 아이스크림을 보더라도 처음 내 손에 직접 가져 봤던 그 순간을 잊고 싶지 않아요. 성인이 된 지금은 만져 볼 거, 먹어 볼 거, 경험해 볼 거 다 했으니 그 최초의 감동이나 설렘이 많이 무뎌져 있잖아요. 그럼에도 새 판이 펼쳐진 듯 살고 싶은 마음이 늘 있어요. 그런 마음처럼 그 한순간의 가치를 무심히 지나치지 않는 내가 되면 좋겠다, 그게 제가 지키고 싶은 마음이에요. (117)

 

그런 건강 식품은 처음 소개받을 때 샘플을 받아요. 그럴 때 협력사에서는 항상 제게 많이 주려고 해요. 그때 저는 일부러 하나만 받고, 나머지는 직접 구매해요. 누구라도 그런 제품은 다 가지고 싶잖아요. 같이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저만 많이 받을 수 없죠. 그런 자리에서도 챙겨 가지 않아요. 하지만 그러기가 너무 쉬워요. 저는 방송 작가를 제일 챙겨요. 그분이 꼭 경험해야 하거든요. (128)
<1백명이 다 하는 반응을 나느 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으로 행동한다고 했는데, 보통 사람에게는 이해가 잘 안 갈 수 있어요.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이룩해 놓은 성취를 쉽게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 굳이 잘해 주고 이용당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에게 다짜고짜 부탁하고 요청하는 사람은 어느 정도 바보일까요? 대단한 바보일까요, 아니면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한 바보일까요? 아예 개념이 없다면 할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있다면 어느 순간 깨닫겠죠. 강주은이 나의 전화를 받고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게 그냥 그대로 사라져 버릴 수도 있지만 남을 수도 있죠! 혹시 남는다면 언젠가 그 에너지가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까요? 그게 내가 재산을 쌓아 나아가는 방법이에요.
이것도 당신이 말한 씨앗을 심는 과정인가요?
그렇죠. 바보 되는 것이 습관이 되면 자신도 모르게 어느 순간 열매가 나타나요. 굉장히 자연스럽고 순수하게요.
그 열매라는 게 무엇인가요? <정원에서 수확한 열매>라는 표현을 평소에도 자주 하는데, 실제 생활에서 그것이 무엇일까요.
저는 방송 경력이 없지만 '굿라이프' 진행자가 되었잖아요. 그 회사에서 시장 조사를 해봤을 때 저에 대한 신뢰가 있더래요. 그 신뢰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방송에 나갈 때마다 이야기해 온 내용이나 조직 생활을 통해 얻은 경력, 남편 옆에서 일관되게 지켜 온 저의 행동들. 너무나 다양한 시선을 가진 이들이 저를 보며 <왠지 강주은은 믿을 만하다>고 느끼는 것은 저의 어떤 한 면만 잠깐 보고 든 느낌은 아닐 거예요. 그런 일관된 부분이 쌓이고 숙성되어서 제게 선물로 돌아온다고 생각해요. 결국 그것이 열매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175)

위 두 문단만으로도 충분히 공감과 위로가 되는데, 마지막 문단에서는 무릎 꿇게 된다.
왜냐하면 내가 바로 <왠지 강주은은 믿을 만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니까. 그것도 방송으로 본 게 전부인데.

 

당시에는 어마어마한 손해를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조금 물러나보면 그 손해가 결국은 손해가 아닌 경우도 많이 생겨요. 관점을 바꿔야 해요. 손해 보는 것, 실패했다는 그 고정된 관점에서 조금씩 벗어나 보면 실패하는 순간에도 대단한 열매가 숨어 있어요. <손해 봐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자연스럽고 담대하게 대처하면 <손해>가 제자리를 찾아가요. 전 삶에서 그걸 느꼈어요. (201)

'손해'가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말.
아 너무 멋지고 울림이 크다. 그리고 그처럼 나도 삶에서 느낀다.

 

시간이 나를 변화시켜 주지 않죠. 내가 변해야 그 시간이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 (중략) 어느 날 친구의 노트를 본 적이 있어요. 깔끔하게 정돈된 글자로 꾸준하게 노트를 쓰고 있더라고요. 마지막까지 한 페이지도 빠짐없이 다 똑같이 쓰여 있었어요. 그런 모습을 보고 굉장한 자극을 받았어요. <아, 저것이다! 나도 저렇게 하고 싶어.> 새 책의 앞 장만 깔끔한 게 아니라 그 상태를 끝까지 유지하는 연습을 하고 싶었어요. 그때부터 저도 노트 필기를 정성스럽게 했어요. 하이라이트도 보기 쉽고 시원하게 했죠. 누가 이 노트를 보더라도 <아, 이 사람은 정리가 되어 있구나, 일정하다, 부지런하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했어요. 그걸 스스로에게 원했어요.
<꾸준히 해나가는 것>에 대한 가치를 느끼고 영감을 받는군요. 꾸준함이라는 것은 시간이랑 연결이 되고, 시간이라고 하면 또 늘 앞서 이야기한 것 중 <씨앗을 심어 놓는 것>과도 연결이 되네요.
맞아요. 새해 인사는 다 하더라도, 새해의 계획에 책임을 지는 사람은 많이 못 봤어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저도 저 자신을 아직 신뢰하지 못해요. 그래서 그런 거창한 거 말고 하나라도 책임지고 해보는 마음으로 <매일매일의 싸움>을 해요. 그냥 단순하게 하룻동안 나의 베스트를 해보자는 것. (215)

스스로에게 원했다는 말이 오래 입 안에 맴돈다.
나로 돌이켜보니 스스로에게 원하는 부분이 상당히 국소하다고 느껴졌다.
내가 원해야 내가 채워주는 것이니까, 내가 원하지 않았던 시간들이 아쉽게 다가온다.
이제라도 스스로 원해야지, 다양한 모양들을.

 

제가 돈을 아무리 아껴 쓰려 해도 어디선가는 빠져나가게 돼요. 그것이 내 것이 아니었다면 언젠가는 나가요. 내 것이라면 내가 모르는 데에서라도 들어올 것이고요. 인생에는 흐름이 있는 것 같아요. 그 흐름을 자연스럽게 타고 싶어요. 가장 좋은 흐름을 탄다고 하면서 지금 당장 유리한 쪽으로 막 머리를 써서 이것저것 갈아타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저는 그런 마음을 내려놓았어요. (중략)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아요. 좋은 흐름을 타려는 자들의 뒷모습이 어떤지 많이 봤어요. (254)

 

만일 상사가 부하 직원과 같이 일을 하는데, 모든 일을 떠맡기는 상황이 계속 생겨요. 부하 직원은 아무 이유 없이 모든 일을 하느라 고단하죠. 어느 날 부하 직원이 이렇게 생각해요. <내가 그렇게 만만한가?>
손해를 보는 상황이죠. 하지만 내 할 일이 아닌 다른 일까지도 잘 해내 버리면, 그 순간은 괴롭고 힘들어도 회사 안에서 입지가 생겨요. 결과적으로 자기 재산이 되죠.
대부분이 그 순간의 손해를 잘 못 견뎌요. 그것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가 될 정도로요. 일이 주어졌을 때 긍정적인 사인을 보이는 사람이 있고 부정적인 사인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데, 상사의 입장에서는 기분 좋게 말하고 싶잖아요. 그러니 매번 긍정적인 사람에게만 일이 몰려요. 그럼 그 사람은 어느 순간부터 왜 나에게만 일이 몰리는 건가 의문이 드럭나 불만을 가지기 시작하겠죠. <착해서 그래. 만만해서 그래. 다음번엔 친절하게 응대하지 말고 무표정으로 반응해.> 이런 말들이 주변에서 들려요. 당신이라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그런데 잘 생각해 봐요. 그 일이 왜 몰릴까요? 회사에서 일들은 해낼 수 있는 사람에게만 간다고요. 능력치가 있는 사람이죠.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요. 우선 일이 자신 앞에 있다면 그것은 자신이 그 일을 잘해 낼 수 있다는 신뢰를 받는다는 뜻이에요. (중략) 충실하게 주어진 일을 하면 나중에 어느 누가 보더라도 흔들림 없는 신뢰가 쌓여요. 일정하게 일을 해내는 사람으로 인식돼요. 그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긍정적인 태도도 중요해요. (270)

어쩜 이렇게 생각이 비슷하신지.
읽는 내내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 말이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훨씬 많아요. 그리고 그럴 때마다 손해인 것 같아요. 내가 만만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당연히요.
내 이름의 쇼인데도요.
그렇죠. 아까 씨앗을 심는 것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뭐냐고 했죠? 그것은 <기다리는 자세>일 수도 있어요. 씨앗은 결과가 아니죠. 그것이 힘든 이유는 모두가 급하게 결과를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에요. 인내하면 할수록 손해만 보는 것 같으니까요.
손해를 보는 것이 어떤 사람한테는 실패로 느껴져요. 그러니까 모두들 피하고 싶어 하겠죠.
그렇죠. 그런데 그 실패가 실은 보물 같은 거예요. 우리가 보는 관점을 확실히 달리해야 해요. 기분 좋은 일을 해내는 순간도 중요하지만, 그 악몽 같은 순간도 내 인생에서 필요한 재료가 돼요. (273)

 

이 세상엔 무료가 없죠. 누구에게서 도움을 받으면 분명히 내가 뭔가를 해줘야 하는 날이 와요. 그래서 그냥 내가 도움을 주는 비율이 더욱더 많아야겠다고 생각해요. 저는 기부금을 모아야 하는 입장이지만 동시에 가치 있는 것으로 되돌려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나에게 도움을 줄 상황이 아닌 사람에게는 더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것이 제 삶의 테마예요. 제가 도움을 드릴 때는요, 내가 받을 거라는 기대를 아예 하지 않아요. 학교에서도 저와 업무적으로 가장 연결이 안 되는, 청소해주시는 분이나 경비 서주시는 분들에게 시간을 아끼지 않았어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잘하는 그런 그림이 저는 싫어요.
너무 뻔한가요?
아주 뻔한 그림이죠. 학교에서 근무할 때도 주변 분들과 인생 이야기를 나누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래서 제가 떠날 때 그분들이 다 모여서 송별회를 해 주셨어요. 실은 그런 시간들을 통해서 기쁨을 느껴요. 더 받을 게 많아요.
어떤 기쁨요?
그 만족감은 어디서 오느냐면, 저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분들이 그 시간을 즐기는 게 느껴져요. 그 모습이 제게 참 대단한 에너지를 줘요. (중략)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고, 상대의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기쁨을 느끼는군요.
이건 제가 가진 재료예요. 자신이 어떤 재료가 있는지 알면 그것으로 나만의 요리를 만들 수 있고 그러면 어느 날은 남이 내 요리를 부러워할 수도 있어요. 우리는 모두 각각 훌륭한 재료들이 있어요. 그 재료를 가지고 요리할 줄 알아야 해요. (281)

 

자신의 취향도 있을 텐데 그것은 배제했나요?
맞아요.
원래 취향은 어떤가요?
멜빵 옷을 참 좋아해요. 투박하고 캐주얼한 스타일을 즐겨요. 신발은 운동화. (296)

나도 생각을 좀 하게 된 부분.

 

말투뿐 아니라, 톤도 조용조용해요. 어떤 상황에서도.
볼륨에 대한 개념을 준 사람이 제 남편이에요. 저는 원래 기분이 좋으면 목소리가 올라가요! 학교 다닐 때도 친구들이 <조금만 작게 말해 봐!> 할 정도로 늘 하이 텐션이었죠. 기분이 좋으면 순수하게 신났거든요. 그럴 때마다 남편은 <주은아, 소리를 조금만 낮춰 줘. 내가 지금 그 기분이 아니야>하고 말하더라고요.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그런데 살다 보니 조용한 톤이 늘 안전한 것 같아요. 그런 인식이 생기니 식당에 가더라도 여성들 테이블의 음성이 막 올라가는 게 너무 잘 느껴져요. <이 테이블은 시끄럽다. 이분들은 내 남편같이 음성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는 사람이 없었구나.> 본인들의 자유이지만, 많은 이들을 상대할 때는 과반수가 불편해하는 볼륨은 주의해야 할 것 같아요. 음성에 대한 민감함은 옷차림만큼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당당해야 할 때가 있고 조곤조곤해야 할 때가 있죠. (301)

지형이가 생각 났다.
아주 어릴 때부터 "조금만 작게"라고 종종 내게 말해줬었다.
그러고보니 지난 일요일에도 폴바셋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다가 저혼자 흥분한 나에게 두 손을 아래로 내리며 소리를 낮추라는 손짓을 했다. '아차!'하고는 목소리를 낮췄고 조용 조용히 우리는 이야기했다.

직업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조곤조곤 말하는 걸 자꾸 잊게 된다. (조곤 조곤 말하면 아이들은 노곤 노곤해지니까..ㅠ)
그런데 나조차도 조곤조곤하게 말하는 어투를 좋아한다.

그러면 결국 강주은씨가 말하는 것처럼 음성에 대한 민감함을 옷차림처럼 생각해야겠다. 때에 맞게 내 음성을 조절해야지. 아주 의식적으로!

 

요즘 마스크를 하잖아요. 그럼에도 표정 관리를 포기하지 않아요. 마스크가 없을 때 관리되지 않은 표정이 은연중에 나타날까 봐요. 가려져 있더라도 항상 그 정신을 유지해요. 늘 몸에 배어 있도록. 여기서는 이 모습, 저기서는 또 다른 모습! 그 간극이 클수록 순수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 차이를 줄여야 한다는 거예요. 남편한테나 아들들에게 하는 이야기를 밖의 누구에도 똑같이 할 수 있어야 해요. 집안에서 제가 가족을 대하는 자세나 태도가 밖에서 일하는 자리든, 친구를 만나는 자리든, 방송 자리든 다 연결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가급적이면요. (303

 

자세도 늘 신경 쓰죠?
의식적으로 어느 공간에 들어간다고 하면 그때부터 자세를 바로 해요. 편안하게 있다가 어느 새로운 공간에 들어가면 누군가 나를 보고 있겠다는 마음으로 의식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어디까지 신경 쓰느냐면 운전할 때도 적용을 해요. (306)

 

 

나랑 결이 비슷한 새 친구가 생긴 기분이라고 여기저기에 자랑을 했다.
언젠가 꼭 강주은씨를 만나 대화를 나누어야지.

아직은 나밖에 모르는 분이지만, 우리는 좋은 친구가 되었어요. 고마워요.
내 새로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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