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출근길의 주문 :: 이다혜

꼬마대장님 2020. 11. 18. 12:26
반응형
SMALL

 

지금은 후배들의 스탠더드를 배우는 일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다. 혹은 나보다 젊은 여성들의 말을 더 들으려고 노력한다고 해야 할까. 이런 생각의 전환은 #MeToo 운동이 촉발했다. 이전의 관행으로 세상을 정체시키지 않아야 한다. 우리 땐 이러저러하지 않았다는 말은 또래 친구들끼리 추억을 팔며 시간을 보낼 때는 할 수 있지만, 세상을 향해 말할 때는 내가 변하지 않는 데 대한 비겁한 변명이 될 뿐이다. (11)

 

그리고, 당신이 쓰고 말해야 당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주변에 모인다. 사고관이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이다. 쓰기와 말하기. (18)

 

그런데 여자들은 한 번 만 그런 일이 있어도, 일로 문제가 생겨 오만 트집이 잡힐 때면 "그때 그러더라니까?"라며 욕을 먹는다. 그리고 이런 트집을 잘 잡는 사람은 애석하게도 남성보다 여성이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때 또 한마디하고 싶어지리라. 남자들은 그런 섬세한 감정노동이나 돌봄노동에 해당하는 일로부터 가정에서부터 제외되어왔기 때문에 남이 하는지 안 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냥 저절로 수저가 놓여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33)

 

일과 관련해 사람을 비판하고 싶을 땐 인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라. 말투가 어떻고 옷차림이 어떻고 하는 말은 제발 그만두자. 동석한 누군가가 그런 식으로 깎아내리는 화법을 쓴다면 "그래서 일은 어떤데요?"라고 물어라. (35)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났다면, 말을 시작하기 전에 한 번 크게 숨을 들이쉰다. 가능한 천천히 또박또박 말한다. 분한대로 쏟아 내버리면, 종종 상대는 그 '태도'를 문제 삼아 그 자신의 잘못을 희석시킨다. (38)

 

상사에게 존대와 반말을 섞어 쓰는 정도의 비중으로 다른 사람들과 말하되, 친분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냥 나이와 무관하게 존대하는 습관을 들였다. (40)

 

나는 여자들이 침묵을 연습하기를 바란다. 회피하라는 뜻이 아니라, 상대의 시선 앞에서 침묵으로 일관하는 법을 배우기를. (43)

 

나 역시도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 아무 뜻 없는데 '진의가 뭘까?'라고 고민하지 않으려고. 기본적으로 상대가 무슨 말을 하면 그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 너무 지나치게 의심하지 말고. 상대의 말을 두 번 세 번 곱씹으며 넘겨짚지 마라. 그건 건강하지 않은 업무 습관인데 그 덫에 빠지기가 정말 쉽다. (48)

 

혼자 살게 되면서 스스로가 제일 한심했던 때는, 왜 예전에는 물건 둔 곳을 몰라서 어머니, 할머니를 불러댔을까 할 때다. 내가 둔 물건이 아니라 그랬다. 손톱깎이 하나까지도. 어떤 소모품이 바닥을 보이는지, 어딜 가야 그것을 싸게 구할 수 있는지, 아는 것도 많고 모른다 해도 열심히 검색한다.
그 디테일을 자신의 욕망에 적용하면 좋겠다. 지금 뭘 어떻게 바꾸고 싶은지,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지. (50)

 

상대의 잘못을 지적할 때는, 일로 지적해도 사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더욱 주의해서 표현을 골라야 한다. 어휘력을 키운다는 것은 이런 뜻이다. 진심이 담겨야 진정성이 담보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있다면 유사어, 대체 가능한 표현들을 찾고 표현의 긍정적 뉘앙스, 부정적 뉘앙스와 함께 숙고해보라. (58)

 

어쨌거나, 스몰토크는 기본적으로 내용보다는 기능이 중요한 발화다. (하지만 결국 그 내용을 잘 골라야 기능을 한다는 점은 다른 모든 발화행위와 같다.) (74)

 

한국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모르는 사이에 '욕'으로 하나되고 친해지는 경향이 심한데, 그런 대화는 몹시 재미있을 수 있으며 그래서 위험할 정도로 당신의 밑바닥을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 (78)

 

직급이 비슷하거나 입사 동기인 사람, 상사와 나눌 수는 있지만 부하 직원에게 하지 않아야 하는 이야기라는 장르가 있다. 회사에서 현재 진행하는 일에 대한 구체적인 불만사항도 그 중 하나인데, 부하 직원 입장에서 보면 상사는 그에 대한 책임이 있는 사람 중 하나. 회장의 결정이야 누가 말리겠는가만, 부서장이 본인이 결정한 일에 대해 "사실 나는 하고 싶지 않았어" 같은 말을 뒤늦게 해봐야 소용없다. 동료들의 신뢰를 잃는 지름길이다. (중략)
그런데 나이 든 사람이 젊은 직원하고 동등한 위치에서 이해받고자 할 때, 그만한 꼴불견이 없다(고 많이들 느끼는 듯하다). 직급이 올랐다고 하소연할 게 없을 리는 없다. 그럴 때는 또래 동료들, 친구들이 좋은 이야기 상대가 된다. (중략)
내가 겪는 어려움을 토로할, 비슷한 사회 경험을 가진 지인들을 만들어라. 당신을 가뜩이나 어려워하는 부하 직원 앞에서 "나도 힘들어" 운운하는 건 정말 도움이 되지 않는다. (80)

부장님.. 타투하세요..... 정말로.. ㅎ

 

피드백은 업무로 알고 지내는 사람들끼리의 가장 중요하고 애정 어린 스킨십이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82)

 

확실한 것은 거의 항상 긍정적 피드백이 부정적 피드백보다 효과가 좋다는 것이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독려하는 편이 부족한 것을 개선하라는 요구보다 언제나 잘 먹힌다. (중략)
부정적 피드백을 반복하면 어떤 상황이 되느냐? 실수를 하지 않는 보통의 퍼포먼스가 나온다. (85)

부장님 타투하세요2

이번에 부장님을 여럿 거치며 정말 리더의 역할에 대해 숙고하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 참 리더라고 생각했다. 아직까지는.
왜냐하면, 그 반대의 경우 잘하는 것은 무난하게(역시나 수월하게)하고 못하는 것은 실수하지 않을 정도의 모면 수준에 그치기 때문. 

 

연차가 올라가고 나이가 많아진다는 말은 당신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줄 사람이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86)

 

그냥 현실을 더 견디기 위해 대나무숲에서 소리 한번 지르고 싶은데, 현실의 대나무숲으로 타인을 이용하는 것이다. 
가끔 너무 힘든 상황이 연달아 찾아오면 그냥 하소연만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사람의 상담 상대가 자주 되곤 하는 나로서는, 언어라는 형태의 배설을 받아내는 기분에 빠질 때가 있다. 내가 어떤 말을 해도 상대는 내 말을 듣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리고 정확히 같은 얘기를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다. 밤이고 낮이고 연락하는 그런 사람들과는 결국 관계를 끊게 된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자기에게 더 중요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 관계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나에게 가져다 버린다고밖에 볼 수 없어서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하물며 신도 그러한데, 나약한 인간은 오죽하겠는가. 스스로 돕는 사람이 되자. (91)

 

윗사람이 되어가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 다음 세대가 사근사근하지 않다고 해서 그 행동을 '교정'하려 하지 말자. (112)

 

사생활 자아와 직장인 자아가 반드시 같을 필요는 없다. 애인과의 의사소통이 동료와의 의사소통과 같다면? 안 될 말이지. 직장에서 필요한 건 '진심' 보다는 함께 일하기 수월한 '일반인 코스프레' 쪽이다. 세상에 스스로를 이상적인 일반인으로 규정하는 사람은 없지만, 우리 모두 노력은 할 수 있다. 일을 할 때는 동료모드를 켭시다. (113)

 

"나는 20대 중반 여자들하고 말이 통해"라고 하는 남자 선배가 있었다. 일간지 중년 남자 기자가 말하는 20대 중반 여성들이 누구였냐면, 그가 진행한 수업을 들은 학생들과 그가 일로 만나는 홍보사 직원들이었다. 자기 눈치를 보며 앉아 있는 사람들과 영혼의 교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다니, 그는 기자가 아니라 영매였을지도 모르겠다. (116)

미친거아니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책 읽으면서 소리내어 웃었던 지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영매라니ㅋㅋㅋㅋㅋㅋㅋ

 

나이 50에 조직 생활하면서 "나는 몰랐어"는 자랑이 아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마찬가지다. 얼마나 눈감고 살아 왔는지 조용히 돌아볼 일을 결백을 주장하느라 제 무덤 파지 말길. 
그리고 직장 내 성추행 등과 관련한 문제에서는 조직의 간부급 세대보다는 오히려 신입사원 세대의 기준에 맞추는 회사가 많아지면 좋겠다. (118)

 

일로 아는 사람들은 일 때문에 늘 보고 있는 것 같아도, 같이 일을 하지 않게 되면 영 만나지 않게 된다. '부러'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관계는 빠른 속도로 사라진다. 진정성이 있다고 무조건 인간관계가 잘 풀리지도 않는다. 진심을 표현하는 방식의 주파수가 잘 맞아야 관계가 성립되고, 상황도 도와줘야 하고, 내가 믿는 가치를 나보다 잘 추구하는 사람, 내가 얻고 싶은 자리에 먼저 가 있는 사람, 나와 나의 커리어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싶으면, 가능한 느슨하게 관리하는 편을 권한다. (130)

ㅂ부장님이 떠올랐다. 
이후 작가가 권한 방법은 여러 명이 함께 하는 모임이었는데, 내가 ㅂ부장님과 모임을.. 할 게 있을까? 
독서모임을 지속한다면 너무 좋겠지만.. 
아 어렵다! 
어쨌든 ㅂ부장님은 진심을 표현하는 주파수가 잘 맞고, 상황도 잘 맞고(2년 동안 앞, 옆자리), 내가 믿는 가치를 나보다 잘 추구하는 사람이니까. 정말 정확한 사람이다. 

 

제 아무리 혼자 있기를 좋아한대도 친한 사람들과는 자주 만나는 법. '사교주간'은 친한 친구들을 위한 시간이 아니다. 좋아하고 궁금하지만 사는 곳이 멀어서 혹은 일로 도무지 마주쳐지지 않는 이들과의 시간이다. '이 사람과 만난지 6개월/1년 넘었나?'를 가늠해보고, 만날 때가 되었다 싶으면 연락해서 만난다. (136)

나도 차용해보고 싶은 사교주간.

 

'비밀의 조력자'로 살기를 선택하지 않았으면 한다. 심지어는 당신의 커리어를 걸고 남자를 육성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 과정에서 당신의 여성 동료들을 동원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은 물론이다. (142)

클레어가 떠오른다.

 

일로 알고 지내는 사이에서는 감정과 일을 분리하자. 일로 지적받는 것을 사적인 평가로 확대 해석하지 말자. 사적인 사이에서 깎아내리는 것을 객관적이라고 착각하지 말자. 개선할 부분을 스스로 찾아내고 너무 자기 탓하지 말고. 천천히라도 매일 조금씩만 나아지면 되잖아. (157)

 

우리는 능숙한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재능과 능숙함은 다르고, 후자는 무조건 꾸역꾸역의 나날이 필요하다. 버틴다고 뭐가 되지는 않지만, 그런 보장은 없지만, 재미없는 걸 참아내는 시간 없이는 재미가 오지 않는다. (중략)
프로가 된다는 것은, 꾸준히 단련하고(최악의 상황에서조차) 일정한 아웃풋을 만들 수 있으며 자기 자신과 타인의 실력과 능력치를 가늠해 협업에 용이한 사람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160)

꾸역꾸역의 나날들. 
교야와 내가 말하는 알바 처음 할 때 느낌. 으으.

그러고보면 교야랑 나는 꽤 일찍 이 감정을 알고, 공유했구나. 그리고 단단하게 잘 딛어왔구나. 

 

남 욕만 주고받는 사람들과 멀어지는 일도 중요하다. 트집 잡고 비꼬는 방식의 대화는 누구와도 금방 친한 기분이 들게 하고, 어느 순간 그런 이야기에서만 맴돌게 되는 경우를 본다. 갑자기 나도 그렇게 되고, 같이 낄낄거리고 있고, 돌아올 때 나 자신에게 토할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과 멀어졌다.
타인의 불행을 수집하는 사람이 되지 말 것. 누군가의 성공을 있는 그대로 두고 관상하는 법을 익히지 못하면 표정이 못생긴 노인이 된다고. (163)

언젠가 내가 라샘한테 이런 저런 하소연을 하며, 라샘이 엄청난 공감을 하며 같이 욕을 해주고 있었다(오직 내가 자유로워지는 것 같은 순간).
그런데 라샘이 내 이야기를 들으며 같이 인상을 찌푸려주고, 안 되는 이해를 해보려고 애를 쓰는데 순간 그때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이질적이었다.

처음보는 라샘의 구겨진 얼굴.

그날 집에 돌아오는 날, 꽤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내가 항상 봐온 샘은 (애써서라도)웃음을 해사하게 짓는 얼굴이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찌푸린 표정이 내게 '인식'된 것이다. 날 위한 것이고, 나의 이야기에 공감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아차'했다.
내가 이 사람을 더 낫게 하는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그제야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후로 의식적으로라도 웃음을 지으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지만 잘 되고 있는지 나스스로는 모른다는게 역설). 
일전에도 이지애 아나운서의 표정에 관해 썼듯이, 선함이 깃든 얼굴과 눈매이고 싶다. 
그러려면 내 말과 내 행동과 내 생각이 선제적으로 다뤄져야겠지. 

어쨌든 이 부분을 읽을 때, 또 뜨끔했다. 

 

다른 여자를 우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이 든 여자들이 젊은 여자들의 분투를 보며 "나도 그런 때가 있었지"라며 고민을 스쳐가는 (쉬운)것으로 치부하지 않았으면 한다. 젊은 여자들도 나이 든 여자들의 분투를 보며 "그러게 정신 차리고 똑바로 살지 그랬어"라고 개인의 판단 착오로 모든 잘못을 돌리지 않았으면 한다. (167)

 

어렵고 힘든 얘기를 다 토로하지 않는다 해서, 불가피 했던 삶의 깊은 굴곡을 다 노출하지 않는다 해서 남들이 쉬운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니다. 걱정 없이 사는 듯 보이는 사람에게도 사연이 있다. 옆자리 여자를, 윗자리와 아랫자리 여자를, 옆집 여자를, 당신을 위해 일하는 여자를, 모르는 여자를 좋아할 필요는 없지만 존중하자.
다른 여자의 경험으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여자만이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168)

 

나는 좋은 사람을 위한 자리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싫은 사람과 적극적으로 멀어진다. 놀랍게도 나를 감정적으로 괴롭히는 사람일수록 나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데 적극적인데,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멀어진다. 좋은 관계를 많이 경험해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어울리고자 하는 적극성이 사그라지지 않는다. (173)

 

그러니까 우리가 갖춰야 할 것은 신체 건강함과 쉽게 지지 않는 마음, 그리고 자신감이다. (215)

 

내가 생각하는 큰 회사부터 다니는 것의 약점이라면 안주하기 쉽다는 점이다. 모든 게 적당히 좋으면 굳이 모험하고 싶지 않아진다. 그래서 큰 회사들,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이나 공기업을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한때는 총명했지만 이제는 분리수거도 안 되는' 유형의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 (220)

 

직장인과 프리랜서에 대한 대단한 조언을 할 것은 없고, 하고 싶은 말은 이 하나다. 
고생은 자기만 한다는 생각은 제발 버려. (23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걸 옮기고 앙버에게 카톡했다. 

 

잘 사는 것처럼 보이는 많은 사람들은 완전한 게 아니라 문제들을 잘 돌보고 있을 뿐인 경우가 많다. 두려움을 안고서. (233)

공감공감~ 
이 책은 아주 깊은 울림은 아니지만, 중간 중간 공감갈만한 구절이 참 많다. 
작가가 나랑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분인 것 같다.

 

내 답을 받아들이든 무시하든 그건 상관없다. 다만 내가 힘들어하는 유형은 "그건 그러저러한 경우니까 가능한 얘기잖아요, 저는..."이라며 남이 잘한 건 그 사람이 운이 좋아서(집안이 좋아서, 부모님이 건강해서, 직장이 좋아서, 성격이 긍정적이어서, 고양이가 있어서 등의 이야기를 실제로 들어봤다)라고 말해버리는 사람이다. 어떤 경우를 말해도 그 사람은 그 사람이라 되고 자기는 안 된다는 식이다. 그러면 백약이 무효하다. 결국은, 자기의 불운을 이해하달라는 이야기를 아주 길게 돌아 돌아 하는 셈이다. 불행하지만 아무것도 바꾸고 싶지 않고, 그럼에도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식이다. 그런데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을 내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가진 게 많아 보인다. 젊어서, 건강해서, 사람들의 호감을 쉽게 얻어서, 머리가 좋아서, 하는 일을 서포트해줄 가족이 있어서. 자기가 가진 건 원래 있는 거라고 치고 남에게는 좋아 보이는 것들을 부러워한다. 그게 자기가 누운 핑계의 무덤이다. (235)

ㅂㅈ....읽고 타투해라....ㅎ...........

 

내가 생각하는 향상심은 이런 것이다. 우울증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신, 무엇이든 그러저러한 자신을 받아들이고 그런 자신을 잘 달래가며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 (235)

향상심!

 

내게 평정심이라는 게 있어 보인다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지 알아주는 사람들이 좋다. 그것을 존중하는 사람들을 원한다. 나 역시 그들을 그런 존경과 존중으로 대한다. "넌 원래 그렇잔아"라는 말을 마흔 넘어서까지 하는 사람들은, 글쎄, 정말 무신경하고도 재미없다. (236)

음.. ㅎ이 떠올랐다.
요즘 부쩍 무신경하고 세상을 납작하게만 보는 그.

 

내가 아는 유일한 휴가 사용법은 걱정하기를 멈추는 것뿐이다. 과거와 미래는 걷어내고, 현재에 집중한다. 오늘의 일용할 양식과 오늘의 하늘, 오늘의 바람과 오늘의 인간관계에. 휴가는 돈을 벌기를 그만두고 시간을 얻는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시간은, 돈이다. (240)

지형이에게 공유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자신의 필요를 따지고 과거와 미래를 살피는 일을 통해 개선해나갈 삶의 부분을, 연애감정을 느끼는 타자로 해결하려고 하지 말자. (249)

 

경험상 '워라밸'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며 검진을 제때 받는 것이다. 과로하지 않고 앉아서 나이만 먹어도 병원에서는 어쩌고 저쩌고 한다. 여성들의 경우 산부인과 검진을 빼놓지 않으면 좋겠다. (251)

올해부터는!!!!! 나도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야지.
왠지 한 번도 안 해봤어서 조금 무섭기도 한데.
그래도 12월에는 자궁경부암 예방 주사도 맞을 거니까. 
그걸 기점으로 꾸준히 검진 받아야지. 
건강검진도 더 큰 곳에서 더 면밀하게.

 

 

이 책을 떠올리면 아주 오래동안 도미인 강남이 떠오를 것 같다. 
단단하고 푹신한 침대에서 허리가 아파 모로 눕지는 못하지만, 옆으로 돌아누워 이 책을 읽었던 주말이.
옆 침대에서 정아는 유튜브를 보고 쿡쿡 대며 웃었던 그 날들이.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