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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5.일

꼬마대장님 2020. 10. 2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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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도미인에서 1박.
일본이 아니라서 노천 온천은 없지만, 실내 온천과 야식 라면 서비스는 똑같이 제공됐다.
특히 실내 온천에서 ‘실키 배스’가 너무 좋았다.
잔잔한 기포가 거품을 생성해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고 굉장히 부드러웠다. 무엇보다 1인 배스여서 내가 좋아하는 딱 그 온천. 게다가 조용하게 반복되는 자연(?) 소리와 시원한 통풍으로 정말 온천욕을 하는 것 같았다. 10:30에 만나자- 하고 혼자하는 온천을 정말 좋아한다. 정아랑 여기 와야겠다, 혼자 생각하며 실키배스에서 잠잠히 있었다. 목이 부드러워지면 좋겠어서 아랫입술 아래까지 물에 담근채 물결치는 물을 바라보자니 이것이 명상이 아닐까 생각했다. 일렁 일렁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분간은 정신을 가다듬고 싶을 때에는 이 보드랍지만 탁한 색의 잔물결을 떠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침에도 가고 싶었는데 단잠을 자버렸다.
지난 1월(2월?) 내가 혼자 감행했던 여행이 떠올랐다. 그날 참 좋았는데. 온천에서 윤슬을 바라보았던 춥던 겨우날. 낯선 할머니와 온기를 식히며 아주 짧은 대화를 했던 것도 좋았고, 정아가 보이스톡이 와서 “어디라고???? 미친”했던 것도 좋았다.
꽤 신기한 건, 그때 마지막 나의 목표였던 타코야키 맛집에 가던 다소 긴 길이 자주 떠오른다. 그것도 꿈에. 꿈이라고 해야할까? 꿈과 현실 사이의 그 어딘가에서 나는 그곳을 외가와 함께 언제는 또 나 혼자 걸었다. 조용했고 나른했고 가만히 지켜보면 조금 무서웠던 그 길들.
오늘은 <이상하지만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를 웨이브아트센터에서 다 읽었다. 그러고보니 여기도 올 2월에 에셔전 보러 갔었구나. 그때보다 사람은 훨씬 많았지만 그때만큼이나 바라보는 한강은 예뻤다. 특히 오늘은 환기 때문인지 데크 쪽으로 가는 문을 열어두었는데 지형이랑 잠깐 나갔던 게 기억이 난다. 시원하고 조용하고 깨끗하고 좋았다.

점점 더 씩씩한 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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