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2019.11.12.화

꼬마대장님 2019. 11. 13. 02:44
반응형
SMALL


사실 지금 쓰고 있는 이 시간은 13일 2:22. 절묘한 시간이네.

(다행히 7교시에 시작된) 대자연으로 너무 배가 아파서 방과후 하고 부장님 차타서 집에 도착해선 약먹고 쓰러져 잤다.
얼마나 잘 잤는지, 미리 예매해둔 터미네이터만 중간에 20시쯤 일어나 취소하고 다시 잤다. 그리고 일어나보니 13일 00시가 넘어있었다.
전기매트를 사고 난 후 가장 만족스러웠던 날이었다. 정말 생리통에는 따뜻한 바닥이 최고구나, 우리 온돌 짱.
그제야 일어나서 씻고 정리하고 다시 누워서 왕보랑 카톡을 하는 지금, 어쩌다가 한 블로그를 보게 되었고 되게 생각이 많아졌다. 신기하게도 사진은 S의 감성과 정말 비슷했다. 좋아하는 조도조차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도 그 블로그의 글을 더 읽은거겠지? 신형철을 좋아하고 김소연과 임경선을 좋아하는 블로그였다. 나도 너무 좋아하는 작가들이라 너무 반갑고 좋고 괜히. 그런데 나보다 훨씬 한국 젊은 작가들의 소설을 많이 읽는 것 같았다. 대단해. 나는 아직 연달아 소설만을 읽어내는건 버거워하는 사람이라서.
진짜 신형철을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안 좋아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진짜 내가 느낀 그대로 그 부분에서 많은 이들이 감응하는 것 같았다. 진짜 또 생각만해도 명쾌한 그의 글과 문장들.
곧 아침이 와 학교를 가면 수능 예비소집일이다. 올해도 운이 따라 나는 감독에서 제외되었고 이 소중한 1박 2일의 휴가를 어떻게 보내야할지 아주아주 신중을 기하고 있다.
디폴트에 꼭 가야지. 꼭 꼭 이틀 내리 가야지. 너무 맛있는 커피가 너무너무 먹고 싶다 정말ㅠㅠ
그러다가 문득 H의 번호를 떠올려보려고 엄청 엄청 노력했는데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았다. 한편으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 한편으론 아쉬웠다.
친구가 남자친구랑 제주도로 여행을 간 사진을 보았다. 성지가 전해준 말에 따르면 이전 남자친구(내가 알던 분)은 이상순 같았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새로 사귀는 남자친구는 어떤 타입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새로운 사람. 그런데 친구의 눈빛이 다른게 나로서는 너무 신기하다. 초롱초롱 방금 물 뿌려준 식물처럼 그저 생동하기만 하다. 신기하다. 정말 사랑이라는 건 뭘까. 나에게도 늘 대입해서 생각해보는 것이지만 알 수가 없다. 살아있게 하는 무엇이라는 측면에서는 그것이 사랑의 근원이자 생명인데, 사실 현실은..
또 다른 친구 솔은 남자친구와 같이 지내고 있지만 잠을 따로 잔다고 했다. 온도와 잠버릇때문이었지만 잠을 따로 잔다? 사실 나는 많이 놀랐다. 내가 가진 일부의 정보만으로 속단할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저 상황은 꽤 슬펐다. 사랑이 다한걸까, 그럼 무엇이 그들을 지탱하는걸꺼. 나는 과연 사랑에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
도히와 솔과 재작년 합정에서 만나 이야기를 했던게 문득 생각났다. 도히는 그냥 편안함이 좋다고 이야기했고 솔도 끄덕였다. 그리고 이년이 지난 오늘 도히는 그사람과 헤어졌고 솔은 여전히 만난다. 요즘의 도히는 그게 사랑이 아닌 것 같다고 얘기하곤 한다. 그리고 그사람은 그저 착할뿐이었다고 말하는데, 신기했다. 나에겐 ‘착함’이라는 부분이 사실 되게 중요해서, 도히와 같은 상황이라면 다시 만났을 것 같기 때문. 그 착했던 오빠분은 도히와 헤어지고서도 몇 번이나(오랜 기간의 틈을 두고) 연락을 다시 해왔다. 그렇지만 도히는 전혀.
정말 알 수 없고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사람의 마음 그리고 사랑이라는 것.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사랑의 의미와 역할은 내가 알래야 알 수도 없지만, 적어도 나 개인적인 영역에서는 ‘잘’ 알고 싶다. 매번 든 생각이었지만 이젠 조금 더 절실하다고 해야할까.
내가 생각하는 그것과 나의 육체가 딛고 있는 20대라는 이 시간의 간극이 조금 원망스럽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친구의 반짝 반짝한 눈은 보는 나마저 기분 좋게 만드는 살아있음이었다. 그것이 부러웠다.
나는 내가 무엇을 동경하는지 정확한 지점을 알아야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