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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8.목

꼬마대장님 2018. 10. 1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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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있는 동안 비가 온대서, 우산을 챙기고 집을 나섰다.

목요일은 일주일 중 시간표가 가장 널럴한데, 오늘은 왠지 기운이 안났다. 이번 주 너무 빡빡하게 끊임없이 바빠서.. 심지어 오늘도 마치고 학교에 있을 생각하니 힘이 없었다.

아! 오전에 뭐했나 생각했더니, 3교시에 도서실에 갔다. 오랜만에 사서샘이랑 두런 두런 이야기했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 정말 수업 준비고, 업무고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를 때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 매번 급히 도서실 사용해도 되냐고 여쭤보아도 늘 흔쾌히 그러라고 해주셨다. 덕분에 애들 데리고 도서실 참 많이도 갔더랬지. 올해는 한 번도 간 적이 없다. 갈 여유가 없달까? 수업 나가기도 활동하기도 도덕쟁이 하기도 바빴다. ㅋㅋㅋㅋㅋㅋㅋ오.. 나.. 노련해진 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서샘께서 며칠전 보신 영화(다큐)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리고 어제 있었던 토론대회 이야기도. 그리곤 신간 들어온 것을 쪼그려 앉아 구경하고 있었는데 사서샘께서 질문하셨다. “선생님은 공부 더 하셔야지요?” 그래서 .. 물론 이제 막 준비하기 시작했지만, “아 .. 대학원 준비하고 있어요! 😂”했더니 정말 반가워하시면서, 꼭 꼭 오래 공부하시라고. 엄청난 응원을 해주셔서 기쁘기도 하고 민망했다. 선생님은 역량이 많으셔서 꼭 공부 오래하셔서 키우시라고. ㅠㅠ과찬투성이.
만약 너에게 이 말을 했었다면, 자기 자식 아니라서 그렇게 쉽게 말하신 걸거라고 했겠지.
그리고 너에게 이 말을 했었다면, 사서샘 말씀이 맞다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돈은 내가 많이 벌게 하하 했겠지.

그리곤 나는 신간 중 무라카미 하루키 <버스데이 걸>을 읽었다. 엄청 짧은 단편소설이라 20분?도 안되서 다 읽었다.

그리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두 그릇이나 먹었다. ㅠㅠ 저녁엔 통 입맛이 없는데.. 다행인가?

그리곤 계단을 올라오는데


와 너무너무너무너무 예뻤다. 정말 그림같았다. 가을가을한 나무도 예쁘고, 파란 하늘도 너무 예뻤다.


도담언니가 점심시간에 초대해서, 서브웨이 쿠키랑 뜨아를 줬다. ㅠㅠ이렇게 정성스런 티타임이라니. 나는 실이 없어서(?) 한 번도 대접하지 못했는데, 늘 실이 있어서(?) 얻어먹게만 된다. 참 고맙고 여린 사람.


5교시 202. 수업 후 남은 시간은 도덕쟁이.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다가 우연히 창문을 봤는데, 너어무 예쁘잖아. 교실이, 학교가, 구름 많은 하늘 위에 떠있는 것 같았다. 옆에 앉아서 책읽고 있는 지우랑 기범이랑 석균이랑 상민이한테 “하늘 봐바. 하늘 진짜 예쁘지 얘들아.” 했는데 애들도 공감해줬다. 가끔 하늘을 보고 살자 우리.


종례 후 애들이 가고, 교무실에서 내 뒷자리를 무심코 봤는데. 또 하늘이 예쁘잖아. ㅠㅠ 찰칵. 정말 그림같다. 예쁘다.

그리고 부장님께서 ㅅㅁ이 상담해야 한다셔서 하민, 하민, 용민, 정훈이랑 좋피위피하면서 놀았다. 초코파이도 먹고, 환준이가 스위스에서 사다준 쿠키도 먹고. 아! 주말에 볼 영화도 정했구나. 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스위스 쿠키 먹더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사준 사람이 샘 엿먹이려던 의도같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애들이 씹지 않고 쿠키를 머금고만 있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웃기고 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맛이 없나..?

그리고 부장님을 만나서, 학교 앞 백반집! 나는 들깨 칼국수 부장님은 얼큰 수제비. 부장님이 오늘은 많이 지쳐보였다. 하여간 .. 무자식 상팔자인건가.
밥을 다 먹고 다시 학교로 와 3교무실에서 인성교육연구 최종 보고서를 .. 하.. 정말 개미 눈물만큼 했다. ㅠㅠㅠㅠㅠㅠ나는 게으른건지.. 강박적인 면이 있는건지.. 이렇게 시작해선 쉽게 잘 되지 않는다. 지난 설날처럼 하루 마음을 다잡고 붙잡고 있어야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해치울 수 있다. 그래서 봤더니, 신청일자가 2월 20일이었다. 헐.. 벌써 시간이 최종 보고서 제출일이라니. 카페에서 나는 연구 계획서를 쓰고 있었고, 너는 내 옆에서 ​​​<방해하지않는다>는 약속을 몇 번이나 한 채 책을 읽고 있었다. 내 짜증이랑 피곤함을 다 받아주고 안마도 해주고 막창도 사줬다. 이런거 하는 현아 멋있다 라는 말도 당연히 잊지 않고.
대충 큰 틀만 잡고, 내일 동아리 활동 때 또 하자며 우린 학교를 나왔다. 그게 벌써 21시..
최종보고서를 만드려니 내가 그래도 꽤 잘 산 2018년을 보낸 것 같아서 뿌듯했지만, 쉰 것도 아니고 일한 것도 아닌 -마치 야자를 하고 집에 가는데,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잠을 잔 것도 아닌-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무거웠다. 특히나 이런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 차라리 푹 쉬거나, 아니면 고되게 일을 하거나. 둘 중 뭐든 안 되면 성격상 힘든가보다 나는. 특히 주중엔 더 그런 것 같다. 일을 했으니까! 남은 시간은 내 맘대로 하고 싶으니까!

에어팟을 끼고 노래를 엄청 크게 들으며 집으로 왔다. 마침 카톡하던 윤주의 말이 웃겼다.


두ㅣ지고 싶냐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험하다고 걱정해주는 마음이 고마웠다ㅠㅠ 학교가 위험하다고 생각해본 적 없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집에 오는 시간에 조금밖에 못 걸었더니 괜한 답답함에 미루던 분리수거도 했다 ! 뿌듯..

그리고 영어 숙제를 할까.. 보고서를 마저 쓸까.. 쉴까.. 하다가, 쉬기로 마음 먹었다. 몰라. 다 행복하자고 하는 일인데 에잇, 쉬자!


재즈힙합 스트리밍을 듣는데, 영상이 너무 좋아서. 지금 내 모습이랑 똑같기도 하고ㅋㅋㅋㅋㅋ.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진 모습이 참 좋았다.


오늘은 이것도 조금은 피곤하게 느껴진다ㅠ 그래서 4번만 채색하고.. 이렇게 블로그를 하는 중이다.

색칠을 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났다가, 아무 생각도 없게 되다가 한다. 이런 저런 생각이 나다가 문득.
1. 작년에 너가 생일에 나한테 미안하다고 했다. 괜히 너가 생일이라서 내가 더 마음 아플 것 같다고 했다. 모든 상처는 내가 줬는데, 그때마저도 너는 내 생각을 해줬다.
도대체 너가 날 좋아해줬던 만큼 나도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가능하기는 한걸까. 그 마음의 깊이와 크기는 대체 얼만큼일까.
2. 서투른게 싫었다. 지금도 싫지만 어릴때 나는 그것이 더 싫었다. 그런데 너는 늘 능숙했다. 늘 여유로웠다. 그래서 나는 너를 선망했다. 너와 함께 있으면 나도 능숙해지고 여유로워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내가 먼저 일을 시작하게 됐다. 일 혹은 사회라는 곳에서 내가 너보다 한발자국씩 앞서서 가게 됐다. 그러자 너는 서툴러졌다. 내가 속상해하는 것들을 위로해주는데도, 넓은 나의 생활 반경에도.. 사실 서툴러진 게 아니라, 졸렬하게도 고작 조금 먼저 나온 내가 보기에 서툴러보인 거였다.

누군가가 내게 보고를 잘하는게 아니라고 했다. ?? 나는 굉장히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렇다면 누군가가 보기에는 내가 굉장히 무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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