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3.토
1. 부장님이랑 윤서도 스페인을 간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7일 뒤에 난 과연 누구랑 있을지 넘나 궁금.. 혹은 혼자 하게 될지도. 기대가 된다.
2. 한솔이 약속가려고 잠에서 슬슬 깨는데, 색소폰 소리가 들렸다. 밤새 보일러 돌린 집이 더워 조금 열어둔 창문에서 나는 소리였다. 무슨 곡인지도 모르지만, 아빠 생각이 났다.
삐리리릭- 하는 알람보다 좋은 소리? 음악?이 잠을 깨우는데 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됐다.
3. 어제 부장님이랑 데이트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참 많이도 했다. 그중 부장님께서 고민을 사부님께 얘기하면서 “경완아 나 ~~~~” 하셨다.
ㅋㅋㅋㅋㅋㅋ 그렇다. 부장님의 사부님은 경완.. 첫째 아들은 윤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러기야? 윤리교육 집합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튼 정말 알 수 없는 인생이다.
4. 버스 타고 한솔이 만나러 신논현 가는 길. 버스에 웬 남자분이 탔는데 니 생각이 났다. 수염이 많은 분 같다. 입술 주변과 턱 주변이 거뭇거뭇? 푸르스름. 처음으로 널 만나면서 수염이란 게 매력적일 수 있다고 알게 됐다. 또 처음부터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됐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설레는 감정도 느낄 수 있었다. 사랑했던 감각은 남는 것이라더니 너의 흔적이 있다.
5. 신논현에서 만난 한솔이. 오빠랑 바지산다고 자라에 있었다. 오랜만에 본 갓재근ㅋㅋㅋ 여전히 눈이 없어지는 웃음을 짓는 재근오빠. 얼른 둘이 놀러가라구 금세 후다닥 우릴 보냈다.
왜 갑자기 오빠 옷 사냐는거니까, 자길 데려다 주러 신논현까지 온건데 이왕 온거 피시방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단다. 그런데 바지가 체육복이어서 부끄럽다고 청바지를 산 것. ㅜㅜ윽 귀여워.. 재근스러워ㅠㅠ
그리고 우린 땀땀에 가려고 했는데, 읭 웨이팅 무엇.. 그래서 걷다 걷다 토끼정을 갔다. 난 카레를 즐기는 편이 아니라 크림카레우동이 시그니처인 토끼정을 당연히 가본 적이 없다. 오늘이 처음! 웨이팅 10분 정도 후에 간신히 들어갔다.
(강남 증믈스름믆드..)
숯불구이?랑 오므 카레 돈가스! 그냥그냥 음식은 일본스러웠고, 양배추가 참 맛있었다. 굳이 또 가자면 갈 것 같진 않다. 인테리어가 예뻤다.
그리고 원래 만난 목적인 샤넬 팝업스토어를 갔다. ㅋㅋㅋ한솔이 덕분에 이런데도 내가 와보고 신기했다. 그리고 조금 걸으니 yes24가 나와서 가자고 한솔이를 이끌었다. 서점에 들어가니 편안한 것 무엇?ㅠㅠ 나는 아무래도 체질이 이쪽인 것 같다. 그래서 임경선 작가님 장편소설을 찾고 샀다❤️ 넘나 행복..❣️이곳이 강남이든 구파발이든 서점이면 맘이 놓이고 좋다 흐흐
다시 북적이는 강남으로 나와서 카페를 갔다. 둘다 잘 알지 못해 한솔이가 몇번 가본 스벅으로ㅋㅋㅋㅋ 내가 케익까지 사고, 아이스 라떼가 먹고 싶어서 .. 디카페인 1/2 시켜봤다. 후기는ㅠ 너무 ㅠ연해ㅠㅠㅠㅠㅠ아쉽ㅠ
커피마시며 케익먹으며 사진도 찍고 이런 저런 이야기하는데, 내가 “오빠 어디래?”했더니 “여기 안 이라는데??”라던 한솔. ㅋㅋㅋㅋ둘다 두리번 하다 오빠 발견ㅋㅋㅋㅋㅋㅋㅋ 당황. 왜 저멀리 앉아서 우릴 지켜봨ㅋㅌㅋㅌㅋㅋㅋ 빵터져서 이리오라고 해서 넷 자리에 셋이 앉았다. 오빠는 둘이 이야기하라고 했고 우리 이야기를 대부분 듣고만 있었다. 여러 이야기를 하던 중, 오빠가 내게 “현아야 조금 재미없어도 착한 남자여야해.”라고 했다. 내가 약 3년을 본 재근오빠 모습 중에 제일 어른스러운 표정으로. 그 순간 ‘아 남자가 생각해도 착한 사람을 만나야한다고 생각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래 남자인 사람에게 어떤 남자를 만나라 하는 말은 처음 들은 것 같아서 기분이 더 이상했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재근오빠는 우리에게 god아닌가. 착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호선을 함께 타고 인사를 한 뒤, 나는 3호선으로 갈아탔다. 다행히 자리가 있었고 앉아서는 노래를 들으며 산 책을 읽었다. 반 정도 읽다보니 벌써 구파발이었다. 집에 왔고 청소를 했고 설거지를 하고 쉬고 있다.
한솔이는 혼자인 내가 싫은 것 같았다. 그렇다고 또 아무나 만나는 것도 싫은 것 같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 귀여운 친구다. 알게 된 건 초등학생 때, 친해진 건 중2인 15살 때니까 딱 10년 된 친구. 개인적으로는 가장 많이 성장한 친구라고 생각한다. 나는 한솔이한테 어떤 친구이려나. 문득 궁금..
하나도 아쉬울 것도 슬픈 것도 없지만 지금 한솔이가 부러운 점이 있다면, 이제 곧 잘 때 안아줄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 하나는 완벽하게 부러운 토요일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