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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4.11.월

꼬마대장님 2022. 4. 1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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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 주차하고, 왕보를 데리고 안산에 갔다. 이 봄을 보여주고 싶어서. 사진찍는 왕보의 뒷모습.

아, 오늘은 바빴다.
왠지 마음도 바빴고 몸도 바빴다. 그와중에 테니스도 다녀왔다. 그런데 테니스 랠리를 하다 문득 깨닫게 된 사실. 오늘 사실 역대급 랠리를 했다.
어떻게? 한 박자 쉬고 타앙- 치면서. 그리고 급할수록, 공이 세게 올수록 더 힘을 풀고.
공이 세다고 혹은 공을 세게 치고 싶다고 작위를 가하는 순간 엇나간다. 내 마음대로 랠리가 풀리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의 하루랑 마음가짐도 이렇지 않을까.
불필요한 작위를 가하지 말 것.
여유롭게 숨을 고르고.


오늘 2학년 두 반을 데리고 안산을 다녀왔다. 단체 사진도 찍어주고, 빅워크 활동을 했다.
주성이가 벚꽃을 찍어 엄마에게 전송했다. 일이 바빠 벚꽃을 못 본 엄마를 위해 사진을 보내드리니, 엄마가 ‘고마워’라고 하셨다며. 세상에… 오늘의 따스함. 엄마 이야기를 하는 주성이의 눈과 얼굴이 참 순했다. 내가 아이들에게 보아야 하는 어떤 부분도 이와 같을텐데. 자꾸 까먹는 건 아닐지.


저녁은 삼둥이와 같이 먹었다.
저녁을 먹고는 정리하고, 엄마 김치냉장고 선물을 위해 lg 베스트샵에 갔다. 왕보가 운전해서 불광까지..ㅠ
뚜껑식과 스탠드형 중 엄마의 선호를 물어보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는 날이 너무 너무 너~무 좋아 “드라이브 할까?”라는 왕보의 제안에 우리 자매는 환호했다. 창문들을 온통 열고 밤바람을 쐬는 드라이브라니. 어디선가 봄내음이 나기도 했고, 시원한 여름 바람 냄새가 나기도 했다.

우리는 연희 스벅에서 드라이브 스루를 해서 양화진 옆 망원 한강공원 1주차장에 갔다.
2주차장과 다르게 한적했고, 시원했으며, 강의 비릿한 냄새가 나 바다에 온 듯한 기분도 났다. 우리 셋이 갔던 부산과 속초 여행이 떠올랐고 왕보랑 갔던 홍콩도 생각이 났다. 산책도 하고 공스장도 쓰고… 좋았다. 돌아오는 길도 마찬가지로 창문을 활짝 열고 봄 밤을 만끽하기. 참 고마운 친구다. 계산적이지 않고 순간마다 진심인 친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내가 만났던 남자친구가 떠올랐다. 그사람과 쭉 함께였다면 친구와도 가능한 이런 홀가분한 봄 저녁 드라이브는 상상도 못 했을텐데… 갑자기 생각이 났다. 차가 있던 사람이었고 가장 계산적인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의 곁에 있으니 나마저 점점 계산적이어지는 것 같았다. 실은 그게 제일 스스로에게 못마땅했다. 여튼, 가끔 아찔한 나머지 생각나는 몇 얼굴들이 있다. 안도하며 지금에 더 겸허해진다.


집에 와서는 영양제를 먹고, 씻고, 지형과 통화를 하고 누웠다.
실은 동서비교 텍스트를 읽으려 했는데 모르겠다. 내일 새벽에 일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다. 나는 내일 새벽에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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