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3.28.월

지난 화요일의 등교길.
밤을 샌 왕보가 아침 샌드위치는 물론, 운전까지 해줬다. 다시봐도 따사롭네. 💛

아마 그날은 교감샘 사모님께서 우릴 위해 호두파이와 스콘을 엄청 많이 만들어주셨던 날. ☕️

사랑하는 초롱이와의 영상통화.
한 쪽 다리만 올려둔 것도 귀엽고, 미처 다 넣지 못한 혀도 귀엽고, 토끼같은 귀도 귀엽고, 까만 콩 같은 코도 귀엽고, 통통동글한 몸통도 귀여워. ㅠㅠ 너무너무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초롱이.💓

어느 날 조용한 반의 조용한 공주가 몰래 그려준 나.
깜짝 놀랐었지. 조용하다고 항상 감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표현을 하지 않을 뿐.

우리 학교는 매달 마지막 금요일에 이렇게 생일밥상을 준비해주는 것 같다. 국은 당연히 미역국.
이 날은 공교롭게 우리 부장님 생신이기도 해서, 아침에 드립백 10개 향미별로 담아 선물드리기도 했다.

목요일쯤 (전)교장샘이 문득 떠올라, 메일 보내야지~ 하고 금요일 할 일에 적어두었다. 잔뜩 쌓인 오전 수업 후 점심을 먹고는 양치를 하고 왔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받아보니 교장샘 ??! 👀
마음이 전해졌나보다. 비슷한 때에 비슷한 마음으로 그리워하고 있었다. 참 좋은 우리 교장선생님. 통화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교장선생님께서 나를 타고난 ‘글꾼’이라고 하셨다. 글꾼… 어감이 왠지 좋다. 어딘가 외골수 같은 느낌도 있고, 투박한 손가락 마디를 가진 대장장이가 떠오르기도 하고. 아무튼 기분 좋은 단어였다.
그런 맥락에서, 요즘 매일 페이퍼를 쓰며 느끼는 바를 잠깐 적어야지.
매일 조금씩 요령이 생기는 것 같지만 여전히 가뿐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내가 절실히 느끼는 건, 읽는 만큼 쓸 줄 안다는 것.
그동안 게걸스레 읽어치운 글과 책들이 나를 지탱해주고 있다고 매일 느낀다. 다행이라고 안도하는 반면, 혹여나 이것이 고갈될까봐 벌써 염려되기도 한다. 그러지 않으려면 계속 메워주고 채워주어야 하는데… 알면서도 자꾸 미루는 이유는???? 4월의 나에게 맡겨보자.
어쨌든 내게 좋은 자양분이 있어, 그덕에 잘 성장하고 있다. 나의 밭을 조금 더 일궈야지. 그리고 괜히 공부하며 페이퍼 쓰며 간식 먹는 습관을 고쳐야지. 그럴 때마다 간식을 먹는다면 나는 아마 금식의 시간을 갖기가 힘들텐데. 알면서도 그러다니, 에잇.

주말에는 지형이랑 선유도에서 지냈다.
어쩌다보니 선유도를 좋아하게 된 우리. 최애 마라탕 가게도 있고, 선유도 공원도 가깝고, 온돌식 난방의 호텔도 좋다. 토요일과 일요일, 1박 2일을 함께 지내면서 이제는 쉬는 시간 빼고는 각자 할 일을 하는 루틴을 갖게 된 것 같다. 나는 공부하고 지형은 일하고, 하지만 같이 있는다. 좋다. 할 일 다 하고 맛있는 것 먹는 일도, 내가 할 일 하는 동안 지형도 할 일이 있다는 점도. 그리고 나의 요즘의 일상 변화와 텐션을 축하해주고 환영해주어서 무엇보다 좋다. 격려도 채찍도 되는 듀얼 지형.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니 나도 지형이가 힘들 때 듀얼 모드였구나. 그 마음을 아니까 더 고마워.

일요일에 논문을 읽다가, 내 새 노트북은 절전 화면이 아름다워서 너무 좋다. 어떤 알고리즘에 의한 것 같은데 전부 아름답다. 또 ‘00이 궁금하신가요?’라는 글귀를 누르면 구글로 연동되어, 사진과 관련한 정보가 검색된다. 지금은 요원한 외국의 어느 곳 같지만, 언젠가는 여행할 기회가 생기겠지. 그때까지 잔뜩 눈과 마음에 담아두어야지.
그리고 오늘의 일기.
행정 일을 하고, 수업하고, … 내가 게으름을 부렸나? 생각보다 일찍 페이퍼 작업을 시작하지 못했다. 결국 테니스를 못 가고(흑) 퇴근해 18:59에 과제를 제출(!)했다. 그리고 먹고 싶어 시킨 베이글이 쿠팡 도착해, 커피를 내려 반 정도 먹고 피부과에 왔다.

정말 피부과는 올 때마다 느끼지만, 아무나 정기적으로 다니는 곳이 아니다. 이렇게 들이는 시간과 육체적 고통을… 매번 감수한다고? 차라리 여기서 지불되는 돈은 되려 부차적인 문제다.
세안하고 마취크림을 바른 동안 다이어리를 폈다.

피부과 진료를 마친 지금 집에 가는 버스 안이지만, 오늘을 이렇게 종료하지는 말아야지. 집에 가서 깨끗이 씻고, 물을 많이 마셔주며, 동양 원서 자료를 읽어야지. 그리고 이건 내일의 나를 위해서 선물을 주는 선물. 이번 주 목요일 나를 위해서 주는 선물.